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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얘기/시민의신문 기사

“벼농사론 이제 희망이 없어요”

by betulo 2007. 3.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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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농사론 이제 희망이 없어요”
[르포] 농업붕괴를 바라보며 서글픈 농민들
2005/10/22
강국진 기자 globalngo@ngotimes.net
강영설씨(전북 고창군 대산면)는 올해 초 논 1천2백평에 벼 대신 파와 고추를 심었다. 옆집에 사는 강성실씨는 9백평에 고추를 심었다. 이들은 내년에도 계속 고추와 파를 심을 계획이다. 쌀농사가 발달한 이 마을에서 밭을 논으로 바꾸는 일은 있었어도 논을 밭으로 바꾸는 일은 대단히 이례적인 일이다. 이들 스스로 “놀라운 변화”라고 말할 정도다.

뿐만이 아니다. 논에 비닐하우스를 설치해 방울토마토를 재배하는 농가가 늘고 있다. 강씨는 “아직은 아니지만 앞으로는 물이 잘 빠지는 논에 밭작물을 심는 사람들이 더 늘어날 것”이라며 “마을 사람들 가운데 많은 사람들이 밭작물을 심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벼농사로는 희망이 없기 때문이다. “추곡수매는 없고 비축미로 하는데 비축미도 남아돌죠. 지난해에는 쌀값이 한 섬(110킬로그램)에 15만원 정도였는데 올해는 시중시세로 3만원 정도 떨어졌습니다.”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 한국여성농업인중앙연합회,전국농민단체협의회 등 국내 주요 농민단체 대표자들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확기 쌀 대란 해소 위한 쌀값 수급안정 소득지지 정책 등 당면 농정현안 해결을 촉구하며 무기한 단식 농성에 돌입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 한국여성농업인중앙연합회,전국농민단체협의회 등 국내 주요 농민단체 대표자들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확기 쌀 대란 해소 위한 쌀값 수급안정 소득지지 정책 등 당면 농정현안 해결을 촉구하며 무기한 단식 농성에 돌입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밭작물은 돈이 될 거라는 보장도 없다. 강씨는 “어쩌다가 농작물 값이 폭등하지 않는 한 이제는 뭘 해도 큰 이윤을 남기기 힘들다”며 “농산물로 해먹고 살 것이 없다”고 푸념한다. 그나마 마을 주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은 고창의 특산품인 복분자술이다. 직접 키운 복분자로 술을 담궈 도시에 나가 있는 자식들을 통해 복분자술을 판매하는 것이다. 강씨는 올해 58세. 마을에서 가장 젊은 축이다. 논은 사라지고 농촌은 나날이 노쇠해진다.

민동욱 전국농민회총연맹 정치국장은 “논을 아예 팔아버리고 농사를 포기하는 경우, 논을 밭으로 바꾸는 경우, 논을 방치하는 경우 등 농지규모가 급격히 줄고 있다”며 “농지변경과 작목전환을 예상하긴 했지만 변화속도가 빠르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체 농민의 60-70%가 벼농사를 짓는다”며 “벼농사 기반이 붕괴되면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두렵다”고 털어놨다.

민 국장에 따르면 쌀 시중가격은 40kg을 기준으로 경기도의 경우 지난해 6만원 정도였는데 올해는 5만~5천원, 강원도는 지난해 4만8천원에서 올해는 3만8천원~3만9천원, 충북은 지난해 5만5천원에서 올해는 4만~4만5천원, 전남은 지난해 5만6천원에서 올해는 4만5천원 가량으로 줄었다.

강국진 기자 globalngo@ngotimes.net
2005년 10월 21일 오후 19시 41분에 작성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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