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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얘기/시민의신문 기사

“한국NGO 국제연대 진보 고무적”

by betulo 2007. 3.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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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NGO 국제연대 진보 고무적”
[인터뷰] 나효우 아시아엔지오센터 공동운영위원장
2005/10/13
강국진 기자 globalngo@ngotimes.net
“지난해 1월에 한국의 국제연대운동 수준을 걸음마 단계라고 표현한 적이 있습니다. 지금 점수를 다시 매긴다면 ‘진보적으로 변화했다’고 말할 수 있겠지요. 점수로 치면 당시는 2-30점이었고 지금은 4-50점으로 매기고 싶습니다. 아직 50점을 넘지 않았다는 걸 강조하고 싶은데요. 사람이나 자원이 올라오고 있지만 수면 위로 나타나진 않았지요. 아직 경험이 부족합니다. 특히 아시아연대는 국제연대로 가는 관문이자 출발점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강국진기자 

최근 아시아연대는 시민운동의 중요한 화두로 부상하고 있다.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활동은 나날이 활발해지는 실정이다. 나효우 한국시민사회아시아센터 공동운영위원장(왼쪽 사진)도 이런 발전을 높이 평가한다. 필리핀에 자리를 잡고 있는 아시아센터는 3년 전부터 한국 시민운동가들을 위한 아시아연수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그가 아시아연대 흐름에 대해 높이 평가하는 근거는 세 가지다. 아시아연대 논의가 계속 확장된다는 것과 작고 구체적인 주제를 가진 소모임이 많이 생겼다는 점, 그리고 부문중심에서 통합적인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80년대까지만 해도 종교계와 영어를 잘하는 소수가 중심이었지요. 지금은 인권, 여성, 환경 등 구체적이고 다양한 사안을 중심으로 여러 소모임과 네트워크가 생기고 있습니다. 나이도 10대 중후반부터 30대까지 다양하지요. 명망가 중심에서 활동가, 회원 중심으로 발전했다는 점은 대단히 고무적입니다.”

이전에도 아시아연대활동은 있었다. 그러나 여성은 여성끼리, 환경은 환경끼리, 노동은 노동끼리 각개전투하는 양상이 강했다. 나 위원장은 “동아시아 시민사회 네트워크 논의에서 보듯 부문중심의 아시아연대에서 통합적으로 가고 있다”며 이를 상당히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초록정치연대, 여성연합 등 10여개 단체가 모여 동아시아 시민사회 네트워크를 논의하기 시작했다”고 소개했다. 나 위원장은 이와 함께 “아직은 미미한 수준이긴 하지만 아시아 국제NGO에 한국 활동가들이 자리를 잡는 단계”라며 “국제연대 기반이 넓어진다는 점에서 대단히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나 위원장은 최근 아시아연대가 활발해지면서 걱정도 늘어나고 있다. 그는 가장 우려스런 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주저없이 “조급성”이라고 답한다. “성급하게 성과를 기대하면 갈등이 생길 수 있습니다. 문화 차이를 이해하지 않고 한국의 의제를 다른 국가에 강요하면 실수도 생기고 마찰도 있겠지요. 지금은 초창기라 별반 드러나지 않았지만 언제고 그런 일이 생길 것입니다. 그 점을 조심해야 합니다.”

“조사하고 연구하고 알고 배우려는 자세가 지금 시기에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나 위원장은 “아시아를 충분히 이해하지도 않고 마치 아시아를 다 아는 것처럼 행동하는 일부 자칭 전문가”들을 경계한다. “대중을 제대로 만나지도 않으면서 말로, 머리로, 책으로 아시아를 논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아시아도 제대로 모르면서 아시아를 넘어서자고 얘기하는 사람도 있더라구요. 저는 그런 점만 잘 극복하면 한국 시민사회가 아시아연대에 관한 한 7-80점이 될 것이라고 봅니다. 그게 버릇처럼 익숙하게 되면 90점 이상으로 올라서겠지요.”

나 위원장은 지난 9월 세계정주회의(HIC: Habitat International Coaliation) 총회에서 운영이사로 선출되었다. 1976년부터 활동해온 HIC는 전세계 400여개 NGO들의 연합단체로 주거환경을 위한 운동을 벌이고 있다. 나 위원장은 “환경운동이 자연환경을 말한다면 HIC는 주거환경을 말한다”며 환경운동과의 연관성을 설명했다. HIC는 내년 6월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리는 세계도시포럼의 주요 파트너 단체로서 활동하고 있다.  

사실 한국정부와 HIC는 악연이 있다. 1987년 당시 올림픽을 준비하던 한국정부가 벌인 강제철거가 국제적으로 문제가 되면서 HIC가 남아프리카공화국과 함께 한국을 ‘전세계에서 가장 악독한 철거를 하는 나라’로 선정했기 때문. 나 위원장은 “재작년에 HIC 대표가 노무현 대통령을 만난 적이 있는데 그때도 1987년 당시의 오명을 씻어야 하지 않겠느냐며 강제철거정책을 개혁할 것을 촉구한 적이 있다”고 소개했다. 나 위원장은 “한국의 임대아파트정책, 주거정책 등에 대해 HIC 임원들과 의논할 것”이라며 “한국이 강제철거정책을 개혁하는데 힘을 보태겠다”고 다짐했다.  

강국진 기자 globalngo@ngotimes.net

2005년 10월 13일 오후 15시 44분에 작성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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