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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얘기/시민의신문 기사

서울=중앙 공식을 깨라 (2004.12.31)

by betulo 2007. 3.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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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 공식을 깨라
시민운동가들 "2004년 서울중앙중심운동이 가장 큰 문제" 꼽아
2004/12/31
강국진 globalngo@ngotimes.net

“서울에 있는 단체가 벌이는 활동이었으면 벌써 전국적 관심사가 됐을 겁니다. 사실 서울에서 쟁점이 돼야 전국쟁점이 되잖습니까. ‘서울지역 언론’이 중앙언론이라 지역에서 벌이는 사업은 주목을 받기도 힘들지요.”

 

김동렬 대구KYC 사무처장은 올 한해 합천 원폭피해자 구술증언사업을 펼치면서 ‘지역’이라는 한계를 많이 느꼈다. 그는 “현안 대부분이 서울 중심이다 보니 지역단체가 주도적으로 나서기도 힘들고 지역 현안조차 서울중심으로 재단된다”며 ‘서울=중앙 운동’을 꼬집었다.

 

시민운동가들은 지난해 시민운동에서 나타난 문제점 가운데 서울․중앙 중심 운동과 지도부나 상근자만의 운동을 가장 심각하게 여기는 것으로 드러났다. 행정수도이전 논쟁을 계기로 지역분권․풀뿌리자치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다는 측면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소수 운동가만 하는 운동이 아닌 대중과 함께하는 운동에 대한 문제 지적이 여전함을 보여준다.

 

시민운동가들은 2004년 한해 시민운동이 보여준 가장 심각한 문제점으로 △서울이나 중앙 중심 운동 △지도부나 상근자만의 운동 △연대협력 부족 △비전 부족 등을 꼽았다.

눈길을 끄는 것은 서울․중앙 중심 운동을 지적한 응답이 26.6%로 1위를 차지했다는 점이다. 서울․경기 지역 활동가들 가운데 21%가 서울․중앙중심 운동의 문제를 지적한 데 비해 서울․경기를 뺀 지역운동가들은 31%가 서울․중앙 중심 운동을 지적했다.

 

서울․경기 지역 시민운동가에 비해 지역 운동가가 서울․중앙 중심 운동에 대해 문제의식을 더 느낀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제주도의 경우 전체 응답자의 57.1%가 서울․중앙 중심 운동을 지목했다. 지도부나 상근자만의 운동을 지적한 사람은 23.1%로 2위를 차지했다.

 

김 사무처장은 “탄핵무효국민행동에서도 지역을 동원 대상으로만 보는 측면이 강했고 지역에 대한 배려는 약했다”며 “서울에 있는 대표들만 중앙 대표성을 부여받는 상황에서는 지역활동가들의 문제의식을 담아낼 수 있는 진정한 의미의 전국적 운동이 안나온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역대표성이 모여 중앙을 구성해야 한다”며 “열쇠는 서울 활동가들이 쥐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역운동은 지역성을 갖기 위해 노력을 많이 하는데 서울은 그런 부분이 약한 것 같다”며 “서울도 지역성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도부나 상근자만의 운동’을 꼽은 시민운동가도 전체 응답자의 23.1%를 차지했다. 연대협력 부족은 14.9%였으며 비전 부족을 지적한 사람은 1.2%였다. 기타 응답으로는 △전문성 부족(9.4%) △비민주적 운영(5.5%) △국제 시민사회운동 이해 부족(5.0%) △기타(4.5%)였다.

 

강국진 기자 globalngo@ngotimes.net

2004년 12월 31일 오전 3시 5분에 작성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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