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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얘기

민식이법 1년, 작지만 큰 변화

by 자작나무숲 2021. 3. 28.

 ‘안전’은 헌법이 규정한 국가의 의무이자 국민의 권리이다. 2014년 세월호라는 비극 이후 부쩍 강화된 안전에 대한 요구에 맞춰 정부 역시 꾸준히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 서울신문은 안전문화 확산과 제도개선을 도모하자는 취지로 2019년부터 ‘세이프 코리아 리포트’를 연중기획으로 보도하고 있다. 올해는 어린이 안전보호와 재난안전기술 향상을 위한 변화를 4회에 걸쳐 집중적으로 되짚어 볼 예정이다. 첫번째 순서는 어린이보호구역 안전강화를 다룬다.  
 
 민식이법 1년, 성과에도 불구 여전히 갈 길 멀어

 어린이 보호구역(스쿨존)에서 운전자의 책임을 강화한 이른바 ‘민식이법’이 25일이면 시행 1년을 맞는다. 2019년 9월 충남 아산시 어린이보호구역에 있는 횡단보도에서 발생했던 김민식군 사망사건같은 비극을 되풀이하지 말자는 취지로 그 해 12월 도로교통법과 특정범죄가중처벌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고 지난해 3월 25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민식이법 시행에 발맞춰 행정안전부 등 관계부처에선 지난해 1월 합동으로 ‘어린이보호구역 교통안전 강화대책’도 발표했다. 2022년까지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어린이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도록 하고 2024년까지 인구 10만명당 어린이 교통사고 사망자를 0.6명까지 줄여 어린이 교통안전 세계 7위를 달성하는걸 목표로 설정했다.

 민식이법 시행과 어린이보호구역 교통안전 강화대책은 지난 1년간 작지만 의미있는 변화를 만들어냈다. 운전습관 개선과 교통사고 감소라는 선순환은 교통안전 관련 통계에서 분명히 드러난다. 지난해 어린이보호구역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건수와 사망자는 전년 대비 각각 15.7%와 50% 감소했다. 어린이보호구역을 통과하는 차량의 평균 통행속도와 과속비율 역시 각각 6.7%, 18.6% 줄었다. 

 정부는 지난해 무인교통단속장비와 같은 안전시설을 본격적으로 확대 설치했고, 불법 주·정차와 통학버스 관련 제도를 집중 개선했다. 우선, 초등학교 주변 어린이 교통사고 우려가 높은 지역에 무인교통단속장비 2602대와 신호기 1225개를 확대 설치했다. 학교 주변 불법 노상주차장 281곳(3519면)을 모두 폐지해 시야를 가리면서 발생할 수 있는 교통사고를 예방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공영주차장 294곳(3만 6685면)을 늘려 불법 주·정차 유인을 줄였다. 

 통학버스 신고의무 대상시설을 유치원, 어린이집 등 현행 6종에서 아동복지시설 등 18종으로 확대하는 한편, 대국민 공모를 통해 ‘1단 멈춤! 2쪽 저쪽! 3초 동안! 4고 예방!’이라는 어린이 교통안전 표어도 선정해 알리고 있다. 

 단속도 강화했다.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주·정차 위반한 차량을 대상으로 한 범칙금·과태료를 일반도로보다 2배에서 3배로 상향조정하는 도로교통법 시행령도 오는 5월 11일부터 시행한다. 승용차 기준으로 기존에 8만원이던 것이 12만원으로 오르게 된다. 안전신문고를 활용한 불법 주·정차 신고 대상에 어린이보호구역도 추가해 과태료를 부과하는 조치를 지난해 8월부터 시행하면서 하루 평균 254건에 이르는 신고가 접수되는 등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도 활발하다. 

▲ 1년 만에 달라진 유치원 주변 도로 사람과 자동차가 뒤섞여 다녀야 하기 때문에 사고 위험이 많았던 경기 하남시 하남유치원 주변 도로(왼쪽 사진)에 보행자를 위한 보도와 울타리를 설치하고 차량은 일방통행을 하도록 바꾸면서 훨씬 안전해졌다(오른쪽 사진). 행정안전부 제공

 

 여러 성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5월 전북 전주시, 6월 부산, 11월 광주 등에서 각각 2세와 6세, 2세 어린이가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건이 이어져 갈 길이 멀다는 걸 확인시켜줬다. 지금도 학교 주변을 돌아다니다보면 차도와 보행로가 구분이 되지 않은 좁은 도로에, 자가용과 트럭이 빽빽하게 불법주차된 길을 손쉽게 찾을 수 있는 실정이다. 

 특히 지난 1년은 코로나19로 인한 장기 휴교가 많았던 반면 올해는 등교수업이 확대되면서 등하굣길 교통안전 강화가 진정한 시험대에 올랐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맞춰 정부에선 지난해 발표한 어린이보호구역 교통안전 강화대책이 현장에서 얼마나 잘 진행되고 있는지 추진상황을 점검하고 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찾아내 적극 보완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횡단보도에선 무조건 일단 멈춤 의무화한다

 행안부에 따르면 올해는 어린이 보행자 보호 강화를 위해 도로교통법 등 관련법령을 개정하고 보호구역 인증제 도입 등을 통해 어린이보호구역에 대한 관리를 한층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먼저, 신호기가 없는 횡단보도에서도 운전자는 반드시 일단 멈추도록 의무화하도록 규정을 바꾸고 제한속도 역시 현행 시속 30㎞에서 시속 20㎞로 더 줄일 예정이다. 어린이보호구역 지정범위(주출입문에서 반경 300m) 밖이라 하더라도 어린이들이 주로 통행하는 구간은 보호구역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도로교통법을도 개정할 계획이다. 안전시설 확충도 계속한다. 올해는 무인교통단속장비 5529대를 설치하고 신호기가 없는 횡단보도 3330곳에 신호기를 보강한다. 

 전국 900개 학교 주변에는 운전자가 어린이를 쉽게 인식할 수 있도록 옐로카펫을 설치하기로 했다. 보도와 차도가 분리되지 않은 1110곳에는 보행로를 확보하도록 하되, 보도와 차도가 구분이 되지 않는 도로에서는 보행자에게 통행 우선권을 부여하도록 규정을 바꿀 예정이다. 학교 32곳에는 학교 부지를 활용해 통학로 설치를 돕는다. 과속방지턱과 종점 노면표시 등 시설기준도 보완한다. 

 고질적으로 안전을 무시하는 운전습관으로 어린이를 위험에 빠트리는 관행을 근절하기 위한 노력도 계속한다. 주·정차 금지구역에 어린이보호구역을 추가한 개정 도로교통법에 따라 어린이보호구역 전용 노면표시 등 신규시설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초등학교 주변에서 불법 주정차 빈도가 높은 구간 2323곳에 단속장비를 설치하기로 했다. 

 노인일자리사업을 활용해 어린이 등하교 교통안전 계도활동을 2022년까지 전국 모든 초등학교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2019년 1만 9000명, 2020년 2만 7000명에 더해 올해는 3만 3000명, 내년에는 3만 6000명이 현장에서 어린이 안전을 살필 예정이다. 
 
 어린이보호구역 관리 더 강화하는데 주력

 어린이보호구역을 잘 관리하기 위한 노력도 이어진다. 교통안전 전문기관의 정기적인 평가를 통해 지침에 맞지 않거나 노후·방치된 안전시설을 체계적으로 정비할 수 있도록 ‘어린이보호구역 인증제’를 하반기에 새롭게 도입할 계획이다. 어린이 통학버스 운영시설에 대한 관계기관 합동점검을 정례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어린이들이 이용하는 통학버스 안전의무도 강화한다. 일단 상반기와 하반기에 각각 유치원·학교·학원이 운영하는 어린이통학버스 중 출고된 지 11년이 지난 노후 차량을 조기에 교체하기로 했다. 통학버스 승하차 구역 관련 주정차 허용기준과 필요구간 등 세부 운영계획을 수립해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개정에 반영할 계획이다. 

 올해부터는 기업 사회공헌활동이나 공익재단과 연계해 공동으로 홍보도 확대하기로 했다. 이미 현대자동차, SK텔레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DB손해보험,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아이들과미래재단, 손해보험협회 등과 함께 옐로카펫 등 설치지원, 내비게이션 캠페인, 영상물 제작 등 활동을 준비하고 있다. 

 김희겸 행안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은 “소중한 우리 아이들이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거나 다치는 일이 없도록 관계부처,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이번 계획들을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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