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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얘기

질병관리본부 승격, 정부조직개편으로 이어질까

by 자작나무숲 2020. 5. 18.

 코로나19라는 나비의 날개짓이 정부조직개편으로 이어질 것인가. 질병관리본부를 보건복지부 산하기관에서 별도 기관으로 독립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었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취임3주년 특별연설에서 “질병관리본부를 질병관리청으로 승격해 전문성과 독립성을 강화하겠다”고 밝히면서 정부부처간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일각에선 후반기 집권구상과 맞물리는 더 큰 그림이 나올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11일 행정안전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21대 국회 개원에 맞춰 질병관리청 승격을 위한 정부조직법 개정을 목표로 조직개편을 위한 논의를 준비하고 있다. 물론 질병관리청 승격을 담은 법안이 현재 국회에 계류돼 있기는 하지만 당장 29일 끝나는 20대 국회에서 질병관리청의 구체적인 형태와 규모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기엔 시간이 너무 촉박하기 때문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밝혔듯이 코로나19 2차 대유행에 대비하기 위한 조직개편이다. 2차 대유행이 예상되는 가을 전에는 모든 작업을 마쳐야 한다는 걸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가 질병관리청이 되면 가장 큰 변화는 청장이 직접 인사권과 예산권을 행사한다는 것이다. 거기다 문 대통령이 밝힌대로 “전문인력을 확충하고 지역체계도 구축하여 지역의 부족한 역량을 보완”할 뿐만 아니라 “공공보건의료 체계와 감염병 대응역량을 획기적으로 강화”하려면 상당한 인력충원과 조직·예산 확대가 불가피하다. 하지만 조직개편은 단순히 예산과 인력을 늘리는 걸로 그치지 않는다. 


 당장 질병관리청이 거느릴 지방체계를 정해야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처럼 경인·부산·대구·광주·대전 등 권역별로 지방청을 두거나, 좀 더 작게는 지역본부 형태를 생각할 수 있다. 어떤 식으로든 전국 13개 검역소와 지방자치단체 환경연구원 실험실, 보건소 관련 인력 등을 질병관리청으로 묶어야 한다.



 정부부처 공무원들조차 정부조직개편은 물론 부처 내부 개편조차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고 지나치게 절차가 복잡하다는 불만을 제기한다. 가령 2014년 세월호 사고 이후 인사혁신처와 국민안전처만 해도 공론화부터 신설까지 반년 가량 걸렸다. 하지만 이에 대해 이재영 행안부 조직실장은 “정부조직이란게 비유하자면 나 혼자 변하는걸로 끝나는게 아니라 내가 변함으로써 옆 사람도 같이 변할 수밖에 없는 문제”라면서 “정부부처간 권한배분과 조직체계 변동, 그에 따른 업무 배분과 필요인원 논의도 필수다. 신중히 검토할 수밖에 없고, 그만큼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고 반박했다. 


 일각에선 질병관리청 승격에 그치지 않는 좀 더 큰 규모의 정부조직개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본다. 정세균 국무총리 역시 지난달 28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집권 후반기를 위해 정부조직개편을 검토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여당 쪽 사정을 잘 아는 한 인사는 “여당 지도부 쪽에선 기획재정부를 노무현 정부 때처럼 재정경제부와 기획예산처로 나누는게 필요하지 않느냐는 기류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17년 대통령 선거 당시에도 캠프에선 정부조직개편에 대한 논의가 있었지만 인수위원회가 없어 시간이 촉박한데다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이유로 접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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