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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22 07:30

고향사랑기부금, 철학의 빈곤 정책의 혼선


 고향을 사랑하고 고향을 돕겠다는데 반대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지방재정 악화와 격차확대라는 오랜 현안까지 감안하면 고향에 일정액을 기부하고 세액공제 혜택도 받는 고향사랑기부제도는 두루두루 지지받을 조건을 잘 갖추고 있어 보인다. 하지만 좋은 의도로 시작한 정책이 반드시 좋은 결과로 이어지진 않는다. 정치와 도덕은 다른 범주에 속한다는 걸 염두에 둔다면 애초에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 없는 정책이라면 그 의도가 선하든 악하든 상관없이 그 자체로 나쁜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과연 고향사랑기부제도는 좋은 결과로 이어질 것인가.


 고향사랑기부제도는 "개인이 특정 지방자치단체에 일정액을 기부하면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기부금 일부에 세액공제 혜택을 부여하는 제도"라고 할 수 있다. 고향사랑기부제도는 원래 일본에서 아베 신조 1차 내각이 2008년 도입한 '고향납세제도'에서 온 것이다. 한국에선 2007년 대통령 선거 당시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가 최초 제안했다. 한나라당(현 자유한국당)에서도 2007년 대선과 2010년 지방선거에서 공약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검토한 적이 있다. 2016년 비수도권 지자체를 중심으로 고향세 도입 논의가 이어진 끝에 문재인 정부가 국정운영 100대 과제와 자치분권 로드맵에 포함시키면서 급물살을 타고 있다.


애초에 일본에서 고향납세제도가 왜 도입되었는가. 자민당 지지기반을 위한 정략적 접근을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럼 한국에선?


 고향사랑기부제도의 장점으로 거론되는 것은 열악한 재정여건 확충, 재정격차 해소, 답례품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등 제시 등이다. 이는 산업연구원이 2008년 발표한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 타당성조사>를 떠올리게 한다. 그 보고서는 부가가치 유발효과 87546억원, 고용증대효과 23만명, 관광 한국의 위상 제고와 선진국 이미지 정착, 심지어 세계를 향한 공동체 의식 고양이라는 엄청난 성과를 강조했다. 지금와서 보니 얼마나 낯뜨거운지는 굳이 더 언급하고 싶지도 않다. 고향사랑기부제도는 과연 얼마나 다를 것인가.



 오히려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대목은 정책목표 달성의 불확실성, 세수안정성 훼손 가능성, 역기능 등 단점 측면이 아닐까 싶다. 일단 정책목표 달성이 가능할까 싶다. 애초에 기부금 액수가 얼마나 될지도 의문이다. 기부금 액수를 늘리려 하면 오히려 과열경쟁과 부정부패가 발생할 우려도 있다.


 향우회를 동원한다거나 지자체 공무원을 동원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자신있게 말하는데, 이 제도 도입하면 몇 년 안에 전국 시군마다 고향사랑기부제도를 담당하는 전담부서가 생기고 승진이나 성과평가와 연계될테다. 이게 국가적으로 좋은 일일까. 이미 일본에서 답례품 제공을 둘러싼 잡음이 계속되고 있으며한국에선 브로커가 개입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일본에서 고향납세를 장려하기 위해 세액공제를 하다보니 고소득자에게 유리한 절세 수단이 돼 버렸다는 점은 공평과세와 관련해 사회갈등을 일으킬 수 있는 요소다. 게다가 기부금에 세액공제를 해주면 정부의 조세수입이 감소한다. 정부가 지방재정 악화와 격차를 그리 걱정한다면 오히려 증세 없는 재정분권노선을 버리기를 권고하고 싶다.


 조세정책에서 정공법 대신 고향사랑에 기댄 꼼수는 정부의 지방정책이 얼마나 철학적 토대가 약한지를 보여주는 증거라는 우려를 지울 수 없다. 기부문화 확산을 위한 거라면 모르겠지만 냉정히 말해 지자체는 시민단체가 아니다. 지자체의 재원은 기부금이 아니라 세금이 되어야 한다. 수도권 인구는 대략 2000만명이라고 한다. 수도권에서 나고 자란 인구가 못해도 5백만명은 훌쩍 넘을 텐데 이들이 정부 정책에 호응해 고향사랑하는 마음으로 수도권 기초지자체에 기부한다고 해보자. 이것이 정부가 내놓는 아름다운 드라마의 결말인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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