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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얘기/시민의신문 기사

"87년부터 시민사회운동역사를 한 눈에" (2004.11.18)

by betulo 2007. 3.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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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년부터 시민사회운동역사를 한 눈에"
시민운동정보센터 "시민사회 운동15년사" 내달 1일 발간
[인터뷰] 임현진 편찬위 공동대표
2004/11/18
강국진 globalngo@ngotimes.net

“시민사회운동에 종사하든 안하든, 읽건 안 읽건 상관없이 한부씩은 갖고 있어야 하는 책입니다. 87년 이후 한국사회의 고난과 영광, 눈물과 영광을 오롯이 담았습니다. 이 책을 통해 과거를 돌아볼 수 있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다고 봅니다.”


6월항쟁부터 2002년까지 시민사회운동의 흐름을 체계적이고 종합적으로 정리한 책이 나온다. 시민운동정보센터는 지난 반년간 준비 끝에 ‘한국시민사회운동 15년사 1987-2002’를 펴낸다. 다음달 1일에는 출판기념회도 열 예정이다. <시민의신문>이 후원하고 한국시민사회연감 편찬위원회가 발간하는 ‘15년사’는 1987년 6월항쟁 이후부터 ‘한국시민사회연감 2003’이 발간되기 이전까지 전개된 한국 시민사회운동사를 분야별로 정리했다.

 

‘15년사’ 편찬위원회 공동대표인 임현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15년사’에 대해 “학자, 학생, 시민 누구나 한글사전처럼 갖고 있어야 할 책”이라며 책에 대한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임 교수는 오충일 목사(6월사랑방 대표), 최열 환경재단 상임이사와 함께 20명으로 이루어진 ‘15년사’ 편찬위원회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15년사’는 편찬위원회와 편집기획위원회(위원장 김동춘 성공회대 교수), 30개 분야별 기획위원회가 집필자 선정과 원고 감수를 맡았다.

( 사진: 임현진 서울대사회학과 교수, 양계탁 기자 gaetak@ngotimes.net )

 

“시민운동정보센터가 시민사회연감을 지난해와 올해 두 번 발행한 것은 대단한 의의를 갖습니다. 하지만 30개 분야로 분류한 부문운동 관련 글들을 정리하다보니 균형이랄까 그런 게 잘 안맞는다는 걸 느꼈습니다. 87년 이후 시민사회운동의 흐름을 일목요연하게 책 한권으로 정리하자는 얘기가 관계자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나온 것이지요.”

 

임 교수는 ‘15년사’에 대해 “일을 마치고 나니 부족한 점만 눈에 들어온다”며 아쉬운 점을 많이 강조했다. 임 교수는 “피땀흘려 일하는 일선 활동가들의 노고를 건조하게 글로 정리한다는 것이 한편으론 자랑스럽지만 다른 한편으론 부끄럽다”며 ‘15년사’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임 교수는 “좀 더 많은 부문을 포괄하지 못하고 분량 때문에 다양한 쟁점들을 비교하는 내용을 담지 못한 점”을 지난 반년간 ‘15년사’ 발간을 준비하면서 가장 아쉬운 점으로 들었다. 그는 특히 “참여연대의 소액주주운동과 대안연대의 금융주권 주장처럼 다양한 주장이 나오면서 활발한 토론을 벌인 사안들을 비교하면서 쟁점을 소개했으면 좋았을 텐데 아쉽다”고 밝혔다.

 

임 교수는 또 “시민사회운동을 정리하려면 최소한 70년대부터는 시작해야 하는데 그 시대를 담지 못한게 아쉽다”며 “다음에 ‘한국 시민사회운동 20년사’를 발간할 때는 그런 점을 보완하고 싶다”고 밝혔다.

 

20년사를 만든다면 어떤 방향으로 하고 싶으냐는 질문에 대해 임 교수는 “15년사는 분야별로 정리했지만 20년사는 분야를 합쳐 시대적으로 정리하고 싶다”고 밝혔다. “변화발전의 역학 속에서 성과와 한계를 면밀하게 짚어야 겠지요. 그러기 위해 분석틀을 새로 적용하고 싶습니다. 가령 정치적 기회구조, 운동프레임, 자원동원구조 같은 것들이지요. 그런 기준을 적용할 수 있는 역량은 운동경험과 이론적 탐구를 통해 충분히 있다고 봅니다.”

 

임 교수는 87년 이후 한국 시민사회운동을 어떻게 평가할까. 그는 “87년 이전에는 국가는 강하고 시민사회는 약했다”며 “87년 이후 외국에서 부러워할 정도로 시민사회 역량이 강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87년 이후 시민사회운동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며 “반독재운동이 분화되고 시민운동이 성장하면서 민중운동이 약화된 측면이 있는데 양자가 연대와 협력을 강화하는데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말 엄청나게 발전했습니다. 이제는 정치민주화라는 절차적 민주주의를 넘어서 사회민주화, 경제민주화 등 민주주의를 실질화하는 문제를 고민하고 있지요. 노동3권 보장을 요구하던 노동운동이 이제는 노동복지와 노동자경영참여도 고민하고 있잖습니까. 다만 아직도 종합형 단체들이 시민사회운동을 주도한다는 것은 아쉬운 대목입니다.”

 

임 교수는 “앞으로는 풀뿌리를 확장하고 초국적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국제연대운동과 풀뿌리운동을 연결하는 것이 앞으로 과제”라는 얼핏 모순되는 주장을 펼쳤다. “전혀 모순돼지 않습니다. 시민사회운동이 전문화하고 다양해지면서 운동프레임이 다시 결집하는 것이 세계적 추세입니다. 먼저 한국시민사회운동은 이슈를 국제화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외국운동과 적극적으로 연대하는 것은 풀뿌리가 굳건하지 못하면 이룰 수 없는 과제입니다. 이 두가지 과제는 상호보완적이라고 봅니다.”

 

강국진 기자 globalngo@ngotimes.net

2004년 11월 18일 오전 10시 33분에 작성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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