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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호만 요란한 '정부3.0' 민낯

by 자작나무숲 2015. 3. 9.

 ‘정부3.0’은 박근혜 정부가 기회 닿을때마다 강조하는 핵심 국정 목표 가운데 하나다. 하지만 국정을 총괄하는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대통령비서실이 정부3.0에 역행하고 있다는 이유로 시민단체가 감사원에 제기하는 국민감사청구 대상이 된다.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가 9일 감사원에 제출할 예정인 감사청구서에는 구호만 요란했던 정부3.0의 민낯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8일 ‘서울신문’이 단독입수한 감사청구 이유서에 따르면 정보공개센터는 “대통령비서실은 지난 몇년간 제대로 된 정보공개처리를 하지 않았으며 정보공개청구의 권리를 가진 국민의 알권리를 침해했다”고 밝혔다. 특히 공개 정보를 변조했고(형법 제227조 위반), 자의적으로 비공개 결정을 남발했으며(정보공개법 제9조 1항 위반), 업무당담 공무원 이름과 연락처를 명시하지 않았다(행정업무의 효율적 운영에 관한 규정 제8조 위반).

 정보공개센터는 지난해 11월 20일 대통령 취임 이후 주거나 받은 선물 목록을 정보공개청구했다. 대통령비서실은 12월 16일 공개결정통지를 했다. 수여한 목록은 아예 없고, 수령한 선물은 목록을 가나다순으로 정렬해서 제시했다. 누가 어떤 선물을 보냈는지 알 길이 없다. 정진임 사무국장은 “대통령비서실은 청구인이 선물 목록을 제대로 식별하기 어렵도록 변조했다”면서 “이명박 정부 당시만 해도 선물품목과 수량, 해당 국가와 직위 등을 자세히 명시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5일 행정박물 등록대장을 정보공개청구받았을때 대통령비서실은 정보공개법 제9조1항에 의거해 비공했다. 하지만 선물, 집기, 장식 등 행정박물은 국가안보와 관련한 정보라고 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말이 안된다는 게 정보공개센터 지적이다. 아울러 대통령비서실은 거의 모든 공직자 이름을 김oo 등으로 공란 처리할 뿐 아니라 문의전화 역시 청와대 대표안내 자동응답전화로만 제시한다. 이마저 답신전화를 받기가 힘들다고 센터 관계자들은 지적한다.

 지난해 8월 하드디스크자료삭제기 구입과 사용현황을 정보공개청구했더니 ‘대통령기록물관리법이 규정한 지정기록물’이라는 이유로 비공개한 것에 대해서도 정보공개센터는 “지정기록물은 퇴임 대통령에 관한 것인데 어떻게 현직 대통령이 지정기록물을 운운할 수 있느냐”고 비판했다. 정진임 사무국장은 “정부3.0에 가장 먹칠을 하고 있는 정부기관을 꼽는다면 단연코 대통령비서실이 1등일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유승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소장(중앙대 문헌정보학과 교수)은 “박근혜 정부가 ‘정부3.0’을 외쳐온 지난 2년 동안 정부3.0에 가장 역행하는 행태를 보인 정부기관이 대통령비서실이었다”고 비판했다. 김 소장은 “대통령비서실은 행정기관을 대표하는 곳이고, 정부3.0은 박 대통령이 후보 시절 내놓은 첫 공약이었다”고 지적했다.

 김 소장은 8일 전화인터뷰에서 “정부3.0 중에서도 가장 기본이어야 할 정보공개마저 제대로 못하는 것을 보면 청와대가 정부3.0을 실천할 의지가 있는지조차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김대중 정부는 정보공개법 입법화를 통해 초석을 쌓았고 노무현 정부는 정보공개를 위한 시스템을 구축한 반면 이명박 정부에선 역행했는데 지금은 오히려 그때보다 더 후퇴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김 소장은 감사원이 이번 국민감사청구를 받아들일 지에 대해서는 자신하지 못했다. 김 소장은 “정보공개센터는 정보공개법을 지키자는 준법운동을 하는 시민단체”라면서 “법 테두리 안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에서 감사원 문을 두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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