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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얘기/기록관리.정보공개

정보공개포털 개편했더니, 내 자료가 사라졌다?

by 자작나무숲 2015. 3. 3.


 정부가 최근 ‘대한민국정보공개포털’을 개편하고 나서 “그동안 정보공개를 청구했던 내역이 통째로 사라졌다”고 호소하는 사례가 속출했다. 파장이 확산되면서 소관 부처인 행정자치부에 비상이 걸렸다. 뒤늦게 실태 파악에 나선 행자부에 따르면 약 400명에게 이런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2일 밤 늦게 복구를 완료했지만 개인정보보호와 ‘정부3.0’을 총괄하는 행자부로선 체면을 구기게 됐다.  


(피해사례 중 하나는 이 글을 쓰는 본인이다. 정말이지 깜짝 놀랐다. 너무 화가 나서 행자부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를 하는 것까지 고민했다.)


2일 오후 12시40분 무렵 화면. 10년 가까운 자료가 다 사라졌다.


2일 오후 6시 무렵 화면. 청구목록 등 예전 자료가 다시 나타났다.


 노동당 서울시당위원장 김상철은 최근 서울시가 추진하는 서울역 고가프로젝트에 대한 자료를 서울시에 정보공개 청구했다. 서울시에선 비공개 결정을 통보했다. 김상철이 이의신청을 하려면 비공개 결정 통지서가 있어야 하는데 통지서가 사라지는 바람에 이의신청도 못하고 있었다. 그는 “저녁 무렵부터는 목록이 복구되긴 했지만 2008년부터 청구했던 자료 300여건이 통째로 없어지는 건 아닌지 십년감수했다”고 말했다.


 서울풀뿌리시민사회네트워크 시정 모니터링위원장 손종필 역시 그동안 정보공개를 청구했던 게 약 400건인데 한꺼번에 잃어버렸다고 했다. 그는 “최근 정보공개포털에 접속했다가 2014년 서울시를 상대로 청구했던 ‘2013~2014 서울시 투융자 심사 의뢰서’가 없어지는 줄 알았다”면서 “당시 납부한 수수료가 9만 7000원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민간기업으로 치면 고객 정보를 분실한 것인데, 개인정보보호를 감독한다는 정부부처에서 이게 말이 되느냐”고 밝혔다.


 정보공개 관련 활동을 하는 시민단체인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에서도 청구 목록과 답변자료가 수천 건이나 사라졌다. 사무국장 정진임과 간사 강언주는 대통령비서실에서 받은 답변자료가 각각 80~90건과 10여건 있었지만 현재 하나도 찾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없어진 청구목록이 각각 1000건가량이라고 밝혔다. 정진임은 “광주에 있는 한 회원은 며칠 전 청구목록을 하나도 찾을 수 없어서 깜짝 놀랐는데 오늘 다시 확인해 보니 복구가 됐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이용자들 입장에선 제대로 된 답변을 받지 못하는 것 때문에 불만이 더 높을 수밖에 없었다. 자료가 삭제된 줄 알고 급한 마음에 홈페이지에 있는 안내전화에 연결을 시도했지만 통화중이거나 전화 연결이 안 되기 일쑤였다. 어렵게 전화 연결이 되더라도 “홈페이지 개편과 관리를 담당하는 민간업체 안내데스크이니 행정자치부에 직접 문의하라”는 대답만 돌아왔다. 김상철은 “수차례 전화하고 홈페이지에 질문도 올렸지만 아무런 답변도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밖에도 다양한 문제가 나타났다. 정진임인 "2009년에 없어졌던 정보공개사례 부분이 다시 생겼는데, 개인정보 유출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답변을 공유하는 것도 아닌데 비공개했던 것까지 사례로 공유하는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보목록에는 처리중으로 돼 있는데 실제로는 결정통지가 난 사례도 있다"고 꼬집었다.  

 

 행자부는 지난달 16일부터 기존 정보공개포털을 전면 개편하고 서비스 범위를 확대했다. 검색기능을 개선하고 다양한 웹브라우저에서도 작동하는 등 웹 접근성을 높였지만 이번 일로 빛이 바래게 됐다. 지난달 23일에는 대구 시민단체인 우리복지시민연합 법인계정으로 다른 시민단체가 청구했던 6만여건이 유입되는 사고도 발생했다. 


행자부 관계자는 “시스템을 개편하고 데이터를 통합하면서 연결프로그램에 기술적 오류가 발생했다”면서 “개인정보가 유출되거나 자료가 유실된 건 아니다. 이름이 바뀌거나 없어진 기관도 검색을 원활히 할 수 있도록 방안을 찾겠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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