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등록금 폭등과 취업난, 생활고 등이 영향으로 1979년부터 1992년에 태어난 이른바 에코세대(베이비붐 세대의 자녀 세대) 자살률(인구 10만명당 자살자)이 지난 10년 사이에 5배나 높아졌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7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펴낸 ‘우리나라 세대별 자살 특성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에코세대 자살률은 2001년 4.79명에서 2010년 24.54명으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 자살률은 18.27명에서 40.56명으로 2.2배, 포스트부머 세대(1979~1992년생) 자살률은 13.70명에서 32.65명으로 2.38배 늘었다.
이 연구는 2001년부터 2011년까지 통계청 자료를 바탕으로 연령별로 6개 세대로 구분한 뒤 세대별 자살특징을 분석한 것이다. 분석결과를 보면, 지역별로는 남성은 강원도가 가장 자살률이 높고, 여성은 충남이 가장 높았다. 노인 세대 남성 사망률도 충남이 가장 높았다. 모든 세대에 걸쳐 남성은 5월에, 여성은 3월에 자살자가 가장 많았다.
2005년, 2008년, 2010년, 2011년 발생한 남녀 연예인 및 대학생의 자살 사건 1개월 전후 일반인의 자살자 수를 비교한 결과, 여성과 남성 자살률이 각각 평균 2.06배, 1.57배로 높아졌다. 특히 에코 세대와 포스트부머 세대 여성이 같은 성의 연예인 자살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송태민 보건사회연구원 통계정보연구실장은 “에코세대의 자살률 급증은 2007년 이후 학자금 대출에 따른 신용불량자 증가, 생활고, 취업난, 학업문제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그는 “2020년 이후 베이비붐 세대는 65세에 진입하고, 에코세대는 30대 전후 나이가 된다“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에서 65세이상, 20~30대 계층의 자살률이 빠르게 높아지는 점에 주목해 우리도 이들 세대에 대한 자살예방 대책을 마련해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자살률 OECD 1위, 전국민 4대 사망원인
사실 한국은 누가 봐도 명백한 '자살공화국'이다. OECD 국가간 자살률(OECD 표준인구 10만명당)을 비교해보면 평균은 12.9명인데 한국은 33.5명(‘10년 기준)이다. 전통적으로 자살률이 높다는 헝가리(19.8명), 일본(19.7명), 핀란드(17.3명) 등이다. 그런데 한국은 1985년 10.2명이었던 것이 2006년 21.5명을 거쳐 2009년에는 28.4명까지 늘어났다.
자살은 한국에서 10~30대 사망원인 1위, 40~50대는 사망원인 2위. 특히 노인자살률은 전국 평균을 상회한다. 2011년 기준 60~69세 자살률은 50.1명, 70~79세 자살률은 84.4명, 80세 이상 자살률은 116.9명이었다.
한국 자살률은 50대 전반까지는 다른 OECD 국가들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지만 50대 후반부터 자살률이 급증한다. 50대 후반에서 60대 초반 자살률은 OECD 평균의 세 배(42.7 대 14.5), 65세에서 74세까지 자살률은 5배(81.8 대 16.4), 75세 이상은 8.5배(160.3 대 19.3)에 달한다(윤영진, 2012, <복지국가 재정전략> 17쪽).
한국 노인 빈곤율은 2005년 45.1%로 OECD 회원국 평균인 13.3%의 세 배가 넘는다. 2008년 기준 65세 이상 노인의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률은 7.6%(수급자 수 38만 2050명)에 불과하고, 공적연금 수급률도 25%(수급자 수 125만 2천여명)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노인들은 생계의 위협을 느끼고 있는 실정이다. 이상이(2011, <역동적 복지국가의 논리와 전략> 51쪽)는 이것이 바로 노인 자살률 세계 최고인 이유 중 하나라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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