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처가 ‘어린이 기호식품 품질인증’을 받을 수 있는 컵라면 나트륨 기준을 현행 600㎎에서 ‘1000㎎ 이하’로 하는 고시 개정안을 행정 예고하면서 나트륨 섭취 저감 정책이 후퇴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식약처는 27일까지 개정안에 관한 의견 수렴을 거쳐 이르면 7월부터 새 기준을 적용할 계획이다.
어린이 기호식품 품질인증 제도는 안전과 영양면에서 모두 일반 제품보다 우수한 식품을 정부가 인증하는 제도다. 지금까지 품질인증을 받은 어린이 기호식품은 72건이다. 이 가운데 컵라면은 유일한 품질인증 제품이 단종되는 바람에 현재는 하나도 없다. 식약처 관계자는 “기준을 일부 완화해 품질인증 가능성이 높아지면 업체에서도 나트륨 함량을 줄이는 유인이 생기고 자연스럽게 나트륨 섭취를 줄이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식약처가 추진하는 새 나트륨 기준 1000㎎이 초등학생 연령대 나트륨 1일 권장량 1500∼1800㎎의 절반이 넘는다는 점이다. 기존 정책에서 후퇴한 것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식약처는 2006년 나트륨 1일 섭취 권고량을 기존 3500㎎에서 2000㎎으로 하향 조정하고 2020년까지 나트륨 섭취량은 20% 이상 저감하겠다는 목표로 나트륨 저감화사업 추진중이다. 한국인이 하루 평균 섭취하는 나트륨은 2007년 4453㎎에서 2011년 4791㎎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세계보건기구(WHO) 권고량은 2000㎎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현재 시중에 유통중인 컵라면 나트륨 함량이 1400~1600㎎인 상황에서 기준을 일부 완화해 단계적인 나트륨 함량 저감을 도모하자는 취지라고 밝혔다. 그는 “사람 입맛이라는게 하루 아침에 바뀌지 않기 때문에 실현가능성을 감안해서 정책을 펼 수밖에 없다”면서 “나트륨 줄이기 성공사례로 꼽히는 핀란드만 해도 나트륨 섭취량을 35.7% 줄이는데 30년이 걸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관련 전문가는 “식약처가 2010년 6월에 600㎎을 기준으로 정했던 건 그만한 근거가 있었기 때문인데 기준에 부합하는 제품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이제 와서 스스로 기준을 완화한다는 것은 식약처가 취할 태도는 아닌 것 같다. 라면 업계 눈치를 봤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비판했다.
출처: MBC http://imnews.imbc.com/news/2013/society/article/3279390_1120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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