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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11. 29. 17:46

인권도시 만들기, 성북구 '담대한 도전'


  성북구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게 뭘까. 혹자는 김광섭 시인이 노래했던 ‘성북동 비둘기’를 되뇌고 어떤 이는 외교관 사택단지나 한양도성 둘레길을  떠올린다. 2010년 취임한 김영배 구청장은 당시부터 성북구를 하면 ‘인권’을 떠올리도록 하고 싶다는 목표를 갖고 있었다. 일개 자치구를 ‘인권도시’로 만든다는, 일견 비현실적인 도전은 다양한 실험을 통해 ‘담대한 도전’으로 뿌리를 내려가고 있다. 

 

 인권을 최우선으로 하는 자치구


 김 구청장은 임기 초부터 “행정체계 안에서 작동하는 인권”과 “주민생활 속에서 보장하는 인권”을 구정 추진목표로 내세웠다. “지방정부의 존재이유이자 가장 중요한 책무는 일상생활에서 주민들의 인권을 보장하고 실현하는 것”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인권도시 성북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올해 1월에는 정식으로 감사담당관에 인권팀을 설치하면서 인권도시 성북 추진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지난해 12월과 올해 3월에는 구청과 도시관리공단 전 직원을 대상으로 인권교육도 실시했다. 추진위원회는 지속적인 토론을 거쳐 지난 5월 인권증진기본조례안을 구에 제출했다. 마침내 7월에는 서울시 자치구 가운데 최초로 구의회에서 조례를 제정하면서 인권도시 추진을 위한 중요한 교두보를 확보했다. 


 조례는 ▲구민 인권 보장 및 증진을 위한 구청장의 의무 ▲소속 공무원 및 복지시설 종사자에 대한 인권교육 ▲구 인권위원회 및 구 인권센터 설치 ▲인권영향평가 실시 및 권고 등에 관한 내용을 담았다. 이에 따라 9월에는 시민단체 추천 6명, 공개모집 7명 등 18명으로 인권위원회를 구성했다. 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위원장을 맡아 매월 1회 정기회를 열고 구 인권증진기본계획 수립 심의와 추진 결과 평가를 비롯한 ‘인권도시 성북’을 구현하는 데 일조하며 구정을 인권 관점에서 재평가하고 적극적인 의견을 표명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건물신축·산책로조성·예산 모두 인권 기준으로


 인권을 행정에 접목한 대표적인 사례는 환경영향평가가 사업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하는 것처럼 각종 시책과 사업을 추진하기 전에 인권에 미칠 영향을 사전에 분석하고 평가하도록 한 인권영향평가라고 할 수 있다. 전국 최초로 시행하는 인권영향평가의 첫 사례는 감사담당관 전 직원을 동원해 시행한 19대 국회의원 선거 투표소별 인권영향평가였다. 투표소가 장애인 등 교통약자의 참정권을 침해할 우려는 없는지 점검함으로써 투표권과 이동권을 보장하기 위한 조치였다. 



사진제공= 성북구청




 7월에는 정릉천 산책로 조성사업에 대한 인권영향평가를 실시했다. 장애인복지관 관계자와 인권운동가 등 7명으로 이뤄진 ‘정릉천 산책로 조성 인권영향평가위원회’가 두 시간에 걸쳐 산책로를 설치할 예정인 1.6㎞ 구간을 직접 점검했다. 이들은 산책로를 조성할 때 보행 약자의 접근권과 이동권, 안전, 친환경적 요소, 주민참여 보장 등이 반영돼 있는지 살펴본 뒤 장애인 편의를 위해 산책로 계단을 경사로로 바꾸고, 폭우 등에 따른 비상대피 시설의 기준을 장애인과 노약자, 어린이로 삼아 줄 것을 권고했다. 


 내년 4월 착공해 2014년 3월 완공을 목표로 하는 안암동 복합청사 신축도 인권영향평가 대상에서 예외가 될 수 없다. 안암동 복합청사는 지하 2층, 지상 5층, 건축 총면적 2050㎡ 규모로 여기에는 동 주민센터, 자치회관 강당과 강의실, 커뮤니티센터, 북카페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공간 환경 연구단체인 사단법인 한국공간환경학회와 인권 전문가들로 구성된 한국인권재단 등이 3단계에 걸친 인권영향평가를 실시했다. 


  이에 대해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은 “성북구의 실험은 지방자치단체가 인권을 보장해야 할 의무주체로서 본연의 자리를 확인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인권을 생각하는 예산, 곧 ‘인권인지 예산’은 예산감시운동 시민운동가들 사이에서도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구에서는 내년도 예산안을 편성하면서 각 사업예산이 인권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먼저 사업부서에서 행정용어의 인권침해 가능성, 사업관련 정보 공개 여부, 주민 참여 여부 등을 자가진단하고 이를 바탕으로 인권팀이 인권영향요인을 점검했다. 


 어린이가 구정의 주인이 되는 ‘어린이 친구(親區)’도 인권도시 건립에서 중요하게 설정한 목표다. 내년도 구 최우선 전략과제로 ‘어린이 친화 교육도시’를 내세우고 이 사업을 진두지휘하는 총책임자를 김 구청장이 직접 맡았을 정도다. 그는 이미 전국 최초로 어린이 친화 도시 비전과 어린이 권리 선언을 발표하고 어린이의회와 청소년의회를 구성해 이들이 구정에 직접 참여하도록 제도적으로 보장한 바 있다. 특히 어린이 권리선언은 구에서 운영하고 있는 ‘어린이 구정참여단’ 단원들이 수차례의 토론을 통해 직접 작성했다. 

 

 내년은 ‘인권도시 성과를 창출하는 해’


 인권도시라는 목표에 반대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목표나 구호만으로 ‘담대한 실험’이 성공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좋은 목표를 얼마나 잘 현실에서 구현할 것인가. 김 구청장은 이에 대해 올해 초 서울신문과 인터뷰에서 구체적인 접근과 총체적인 접근, 민관거버넌스라는 3원칙을 밝힌 바 있다. “구체적인 사업들은 신중하고 단계적으로 접근하고, 인권의 각 분야를 따로 떼어놓고 단편적으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총체적으로 접근하며, 방식은 주민참여 확대를 통한 민관거버넌스 구축을 통해서 하겠습니다.”


 김 구청장은 임기 안에 인권도시를 정착시키겠다는 목표를 향해 차근차근 나아가는 중이다. 내년은 ▲인권 지표 및 지수 개발 ▲인권기본계획 수립 ▲인권축제 개최 및 인권상 제정 등을 통한 인권도시 성과를 창출하는 해로 만들고, 내후년에는 ▲인권시민위원회 구성 ▲인권센터 설치 ▲인권 가이드라인 마련 등을 통해 인권도시를 정착시키는 해로 삼겠다는 방침이다. 


 김 구청장은 “모든 권력의 원천이자 이 땅의 주인인 국민들이 보장받아야 할 인권을 보장하고 구현하는 구정을 통해 사회 양극화로 힘들어하는 이웃에게 희망과 용기를 줄 수 있는 도시, 사람가치를 더욱 존중하는 사람중심도시로 한걸음 더 다가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북구 인권도시 만들기 그간 경과


   2011.9.  감사담당관 내 인권 TF팀 신설(2012.1.1 인권팀 설치)

 2011.11.14 ~ 『인권도시 성북』추진위원회 구성·운영

 2011.12, 2012.3  구청 및 도시관리공단 전 직원 인권교육 개최

 2012.4.9 ~ 4.10  19대 국회의원선거 관련 투표소별 인권영향평가 실시

 2012.4.19 ~ 5.24  1기 구민 인권학교 운영 (인권연대 위탁)

 2012.7.19 성북구 인권증진 기본조례 제정

 2012.9.1 ~ 10.11  2기 구민 인권학교 운영 (인권연대 위탁)

 2012.7.30  정릉천 산책로 조성사업에 대한 인권영향평가 실시

 2012.9.3  분야별 인권정책 수립을 위한 열린토론회 개최

 2012.9.26 성북구 인권위원회 출범

 2012.11.8 ~ 11.9  2013년도 세출예산 단위사업 인권영향평가 시범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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