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1호선 방학역에서 나오면 고층아파트단지가 늘어선 제법 부티나는 동네가 눈에 들어옵니다. 거기서 신한은행사거리를 지나 조금만 가면 이번엔 다세대 건물이 빽빽하고 좁은 도로가 행인들과 뒤엉키는 동네가 나타나지요. 전혀 다른 동네같지만 법적으론 똑같은 도봉구 방학1동. 지역격차로 인한 상대적 소외감을 느끼던 다세대밀집지역인 이 곳에서 지난 5일 아주 특별한 카페가 문을 열었습니다. 골목길에 자리잡은 자그마한 카페 개관식에 이동진 구청장과 풀뿌리 시민단체 관계자들 수십명이 참가하고 축하공연까지 이어졌습니다. 이 곳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지난 9개월 동안 이 곳 주민들은 재개발요구가 아니라 마을만들기를 통한 대안을 모색해왔습니다. 방학1동 마을만들기추진단을 구성한게 2월이었구요. 이후 4월까지 주민참여 마을만들기 씨앗뿌리기 강좌를 열어 주민들의 마음을 모아나가는 한편 서울시 마을공동체 지원사업인 ‘우리동네 북카페 조성 및 운영’ 공모에 신청했답니다. 5~6월 동안에는 추진단을 중심으로 거의 매일 마을카페 준비를 논의했고요. 7월에는 서울시에서 시비를 보조해주기로 결정하면서 2개월 가량 공사를 거친 끝에 ‘마을카페 빛’이라는 이름을 단 북카페가 탄생하게 된 것이지요.
건물 소유권을 가진 ‘산돌 여성의 집’이 무상임대를 해주지 않았다면 마을카페가 이렇게 빨리 들어서긴 힘들었겠죠. 개관식에 참석한 이 단체 유미옥 대표는 “1985년 월곡동에 최초로 공부방 운동을 시작했던 산돌교회가 2001년 이사오면서 마련한 방과후 교실이 마을카페로 진화한 셈”이라고 의미를 부여하며 감회에 젖습니다.
하얀색 2층 단독주택 외관을 한 건물 한켠에 나무로 멋을 낸 북카페에 신발을 벗고 들어서면 작은 방들이 여럿 눈에 띕니다. 남들 눈치 안보고 편하게 책을 읽을 수 있도록 한 배려가 느껴집니다. 이곳에서 파는 커피와 음료도 1000원에서 2000원 가량이라 부담이 없죠. 커피를 들고 햇볕이 잘 드는 2층 다락방으로 올라가 수다를 떨거나 아예 방 한켠에서 편안하게 낮잠을 즐길 수도 있습니다.
구민을 대상으로 공모를 거쳐 카페지기도 두 명 선발했습니다. 이들은 앞으로 파트타임으로 하루 다섯시간씩 교대로 카페에서 일할 예정입니다. 10대 1의 경쟁을 뚫고 카페지기가 된 정상민씨는 “평소 책과 관련한 일을 하고 싶었다.”면서 “집 근처 가까운 곳에 언제라도 책을 읽고 수다도 떨 수 있는, 마을 주민들에게 활력소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죠.
이동진 구청장은 “그동안 꾸준히 추진해온 주민참여 마을만들기 사업의 성과가 이렇게 사람이 모이고 지혜가 모이는 아름다운 공간으로 나타나고 있다.”면서 “처음 논의부터 완성까지 온전히 주민들이 주인이 된 주민공간이라 더 흐뭇하다.”고 합니다. 그는 “이곳을 시작으로 발바닥공원, 숲속도서관, 쌍문동 북카페 등 마을공동체의 중심이 되는 공간들을 계속 확대하는게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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