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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생각/예산기사 짚어보기

[120620] 항구도시 포항에 운하가 왜 필요할까...

by betulo 2012. 6.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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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시가 동빈운하를 복원중이라고 한다.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포항시를 흐르던 형산강 하류 물길을 돌리면서 동빈내항이 기능을 상실했는데 이 동빈내항을 복원해 1.3km 길이 운하로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투입하는 예산이 볼만하다. 2006년 계획을 수립해 내년 10월 완공이 목표라는데 공사를 하는데 6년이 들었다. 보상비만 해도 875억원이 들었다. 

운하 주변 9만 6455제곱미터에는 수변공원을 조성하고 있는데 여기에 들어가는 예산이 1400억원이나 된다. 국비 127억원, 도비 25억원, 시비 148억원, 포스코 300억원, 한국토지주택공사 800억원씩 들이고 있다. 한마디로 말해 생색은 정부와 자치단체가 내고 돈은 공기업이 꼴아박고 있는 셈이다.

포항시는 동빈운하를 "복원"하면서 동시에 동빈내항을 개발하는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동빈부두는 113억원을 들여 지난해 정비를 마쳤고, "무역항 기능을 상실한 동빈내항 유휴공간에는 270억원을 들여 부력식 해양공원을 만든다."고 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송도백사장에는 침식방지사업을 하는데 예산 380억원이 들어간다. 

지금까지 언급한 사업에 들어가는 예산만 해도 875+1400+113+270+380=3038억원이다. 일개 도시 매립지를 퍼내서 운하를 만드는데 드는 돈이 이 정도다. 나 개인으로 보자면 포항에 한 번도 가본적이 없어 이 사업이 얼마나 중요한지 얼마나 포항시민들에게 도움이 되는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이번 정권 행태로 미루어 짐작하기엔 썩 좋은 느낌은 받지 못한다는 것 정도는 말할 수 있겠다. (이 정권에서는 'TK(대구경북) 위에 PK(포항경북)'라고 하던데 말이다.)

이런 와중에 4대강 사업을 벌인 낙동강 주변 자치단체에선 친수공간과 각종 편익시설 유지관리 업무를 떠맡는 문제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경남지역 자치단체가 유지관리해야 하는 친수시설만 해도 38제곱킬로미터에 이른다. 예상비용만 해도 연간 61억 7000만원이다. 문제는 경남에 배정된 국비는 연간 43억 8400만원이라는 것. 최소한 17억 8600만원, 많게는 79억 5600만원이 모자란다. 자치단체 입장에선 4대강 사업 명분이었던 가뭄예방은 온데간데 없고 난데없는 비용부담으로 속만 바짝바짝 타게 생겼다. 



동빈운하 사업 조감도.




가카가 좋아하는 아이돌 f(x)는 오늘도 열심히 삽질중이다. 



민자사업과 자치단체 삽질이 만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하의실종이 아니라 공공성실종, 그리고 그런 족속들을 선출직으로 뽑아주고 나몰라라 한 주민들은 이제 책임을 져야 할 악몽이 다가오고 있다. 







언론은 대안담론을 공론장에 내놓고 토론을 유도해야 사회적 기능을 했다고 명함은 내밀 수 있다고 본다. 한국일보와 한겨레에 실린 기사는 그런 점에서 눈여겨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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