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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생각/지방재정

전국 주택수 1%도 안 남은 한옥, 어떻게 보존할까

by betulo 2012. 4.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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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2월 말 기준으로 우리나라에 존재하는 한옥은 전국 주택수의 1%도 안되는 8만 9000동에 불과하다. 한옥보존을 위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정책을 펼치고는 있지만 대부분 정책이 자치단체 차원에서 조례에 근거하기 때문에 지역별 편차가 극심하다. 국회입법조사처는 6일 ‘한옥의 보전 방안과 향후 과제’ 보고서를 통해 한옥 보존을 위한 종합대책 마련과 함께 자재 표준화와 전문인력 양성 등 연구개발 지원 등이 절실하다고 촉구했다. 

 개발이익을 추구하는 재개발·재건축 과정에서 한옥 숫자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더 심각한 것은 현행법 조항이 오히려 이를 부추기고 있다는 점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시행령 제2조는 준공된 뒤 20년 이상 범위에서 조례로 정하는 기간이 지난 건축물은 보존 상태와 상관없이 노후·불량건축물로 간주한다. 주택재개발이나 뉴타운사업 과정에서 한옥 철거를 막을 제도적 장치가 없는 셈이다. 

 중앙정부 차원에서는 현재 경주와 전주 한옥마을을 대상으로 한 문화도시 조성사업, 한스타일 종합계획, 신한옥플랜 등을 추진중이다.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서울 북촌한옥마을, 전주 한옥마을, 전남 행복마을 조성 등에 나서고 있다. 1999년 부여군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37개 자치단체에서 한옥 지원 조례를 제정했다. 보조금이 가장 많은 서울시는 신·개축은 최대 8000만원, 대수선은 최대 6000만원, 수선은 최대 1000만원을 지원한다. 

2011년 12월 말 기준으로 서울시에는 한옥마을이 다섯 곳 존재한다. 한옥마을이란 한옥이 10동 이상 밀집한 지역을 말한다. 모두 종로구에 위치한다. 가장 유명한 곳은 역시 북촌 한옥마을이다. 전체 건물 2782동 가운데 한옥이1233동이다. 인사동은 158동, 운현궁 주변은 153동, 돈화문로에는 146동, 경복궁 서측에는 668동. 모두 합해 2358동이다. 

서울시에 존재하는 개별 한옥 현황은 어떨까. 역시 지난해 12월 말 기준으로 1만 2538동이 남아 있다. 구별로 보면 종로구 6712동, 성동구 1078동, 동대문구 3789동, 중랑구 359동, 도봉구 32동, 은평구 2동, 강서구 110동, 구로구 3동, 금천구 193동, 서초구 260동이다. 


 


서울시 연도별 한옥 등록 및 매입 현황



 한옥 활성화 정책은 한옥의 경제적 가치를 높이면서 재개발이나 철거를 줄이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그렇지만 재정여건이 열악한 자치단체에선 한옥 보존에 엄두도 못내는 실정이다. 보고서는 “상위법 차원에서 실질적인 햬택을 부여하는 방안과, 한옥을 다른 주택으로 개발할 경우 기대 이익을 보조해주는 방안 등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속적인 주거 대책이 미약한 결과 거주인구가 감소하고 한옥이 상업화되는 부작용도 존재한다. 가령 전주 한옥마을 거주인구는 2005년 3903명에서 지난해 2202명으로 줄었다. 


 보고서는 개발이익을 추구하는 재개발·재건축으로 인한 한옥 멸실이 심각한 상황을 감안해 도시 근교 택지개발을 할 때 단독주택 용지 중 일정 비율을 정책적으로 한옥용 신규택지로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을 조언했다. 아울러 한옥 건축단가 인하를 위해 대량생산을 위한 기술개발을 지원하고 한옥 자재 표준화와 설계·시공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연구개발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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