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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횡사해/아랍의 봄

카다피 이후 리비아, 장밋빛 아닌건 확실하다

by 자작나무숲 2011. 10. 24.




 ‘카다피 이후’ 리비아가 어디로 갈지 국제사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주적’인 무아마르 카다피가 숨지면서 과도국가위원회(NTC)의 정부 구성 작업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혁명의 공과를 둘러싼 지역별, 부족별 이해 다툼 등 넘어야 할 장애물 또한 만만치 않다.


부족 중심 사회?국가 정체성도 약해


 유엔 등 국제사회로부터 리비아의 유일 합법 정부로 인정받아 온 NTC는 지난 8월 카다피를 권좌에서 몰아낸 뒤 물밑 조각 작업을 진행해왔다. 또 국제사회가 동결했던 리비아 자산을 해제하면서 정부 구성과 국가 운영을 위한 자금 운용에도 숨통이 트였다. NTC는 헌법에 따라 8개월 안에 권력 이양을 위한 선거를 치를 것이라는 안도 마련해 놓고 있다. 향후 작업이 순조로운 듯 보인다.


 하지만 리비아 국내 정치로 눈을 돌리면 무엇보다 원심력은 너무 강하고 구심력은 너무 약하다. 부족사회 전통이 강한 만큼 국가적 정체성은 약하다. 시민사회는 고사하고 변변한 야당조차 없다.


 BBC방송에 따르면 카다피는 1969년 정권을 잡은 뒤 초기 10년 동안은 부족들을 평등하게 대하면서 고른 지지를 끌어냈다. 하지만 점차 당근과 채찍을 통해 부족들을 관리하는 방식으로 정권을 유지했다. 이로 인해 특정 부족이 정부와 군 요직을 차지하게 되면서 부족 간 알력과 갈등이 누적됐다. 리비아에서 가장 규모가 큰 부족은 와르팔라, 마가리하, 알진탄이다. 리비아 4대 유력 부족이 리비아 전체 인구 640만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분의1이나 된다.


 1인 독재가 42년이나 계속될 수 있었던 것은 140개가 넘는 부족들 사이의 이해관계와 알력을 적절하게 조정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앞으로 부족 간 이해관계로 인한 분열을 제대로 조율하지 못할 경우 자칫 서방이 후원하는 리비아 중앙정부도 ‘트리폴리 지방정부’로 전락할 수 있다.


오합지졸 NTC?외세 개입 역풍 불라


 리비아를 대표하는 합법 정부로 인정받게 된 NTC도 다양한 부족과 지역의 결합체다. 그동안은 공동의 적인 카다피에게 맞서 힘을 합쳤지만 앞으로 정치권력과 경제적 이득을 분할하는 문제는 자칫 심각한 반목과 갈등을 불러올 수 있다. 내전을 거치면서 각지에 넘쳐나게 된 각종 무기도 불안 요소다.


이미 내전이 한창이던 지난 7월에는 NTC 내부 반목 끝에 반군 최고사령관 압델 파타 유네스가 암살당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한 NTC 관계자는 “지휘부 회의 때마다 고성이 오간다. 한 번도 전원 일치로 의사 결정을 해 본 적이 없다. 각자 다른 곳을 쳐다보고 길을 가는 것 같다.”라는 증언도 했다.


 카다피 제거를 사실상 주도한 프랑스, 영국, 미국 등 외세 개입 문제도 만만치 않다. 서방 강대국들은 물론 이웃 나라인 이집트나 아랍에미리트연합, 카타르 등도 리비아의 원유와 천연가스를 탐낸다. 리비아의 원유 매장량은 전 세계 매장량의 약 3.34%인 약 414억 6400만 배럴이다. 2009년 기준 하루 평균 원유 생산량은 180만 배럴에 달한다. 외세 개입과 간섭은 반외세 여론을 높이면서 이슬람 극단주의를 키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옛 소련이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했을 때 이에 맞서 싸웠던 리비아 출신 무자헤딘(전사)들을 중심으로 결성된 LIFG(Libyan Islamic Fighting Group)는 같은 뿌리를 공유하는 알카에다와 일정한 연계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이라크에서 게릴라 활동을 하며 실전 경험을 쌓았고 서부 지역에서 카다피군과 싸우며 큰 공을 세우기도 했다. 과거 카다피는 서방과 협조해 가며 이슬람 극단주의를 철저히 통제했다. 하지만 이제 봉인은 풀려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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