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터데스크 관리자

도움말
닫기
적용하기   첫페이지 만들기

태터데스크 메시지

저장하였습니다.


2011. 10. 18. 19:00

월가점령 시위 연속인터뷰(2) 이윤경 뉴욕주립대 교수


월가 점령 시위의 맥락을 짚는 두번째 인터뷰 주인공은 이윤경 뉴욕주립대 빙햄튼 캠퍼스 사회학과 교수다. (김창환 캔사스대 교수 소개로 연결이 됐다)

이 교수는 급격히 심화된 사회경제적 불평등과 이익집단 로비의 포로가 돼 제구실을 못하는 미국식 대의민주주의가 월가점령 시위의 계기가 됐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미국식 자본주의를 수정하라는 요구는 결코 받아들이지 못하는 “1%의 완고한 입장”, 그리고 미국 사회운동이 안고 있는 “체계적이고 전국적인 조직화가 힘들다.”는 고질적인 약점이 향후 상황전개 예측을 어렵게 한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2006년 미국 듀크대학교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2006년부터 미국 뉴욕주립대-빙햄튼 사회학과 조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세계화, 민주주의, 이주노동자, 정당과 사회운동 관계 등에 천착하고 있다. 
더 자세한 정보는 http://www2.binghamton.edu/sociology/people/yoonkyung.html를 참고하기 바란다.

  

문: 이번 시위의 배경은.

 -80년대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되어온 경제적 세계화와 통제받지 않는 자본의 횡포, 국가간·계층 간 불평등 심화가 거시적인 배경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2008년 시작된 경제위기가 3년이 지나도록 회복될 조짐이 보이지 않고, 오히려 전세계적으로 확산·심화되고 있어 미국인들의 경제적 불안감은 매우 깊은 실정이다. 여기에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이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어 정치적인 좌절감 또한 심각하다고 볼 수 있다.


문: 시위대와 그들이 지목하는 ‘1%’ 사이에 상당한 인식차가 있어 보인다.

 -공화당의 정치인들, 블룸버그 뉴욕 시장, CNBC 등은 시위대를 “철없는 군중 행동,” “계급 투쟁”, “레닌의 추종자” 라는 표현을 쓰면서 비난한다. 이런 히스테리에 가까운 반응은 오바마의 의료보험 개혁 때도 나타났던 모습이다. 다른 사회 문제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타협할 수 있지만, 미국식 자본주의를 수정하라고 요구하는 행동에 대해서는 받아들이지 못하는 미국의 1%의 완고한 입장이 다시 확인되는 셈이다.


문: 미국 정시스템이 제구실을 못하는 것도 한 원인인가.

 -많은 미국인들이 민주당과 공화당으로 대표되는 미국이 대의 민주주의 제도에 불만을 갖고 있다. 게다가 양당 모두 이익집단 로비의 포로가 되어 있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즉 돈 있는 사람·기업으로부터 돈을 받아야 선거에 나올 수 있고, 그렇게 당선된 정치인은 이익집단이 원하는 정책을 법안으로 만들게 되는 제도인 셈이다. 이렇게 협소한 이해만 대변하는 두 정당에 불만이 있다 하더라도 지금같은 소선거구제도에서는 제3당이 출현하기가 쉽지 않다.


문: 일견 다채로워보이는 이들의 구호가 지향햐는 핵심 프레임은 무엇인가.

 -다양한 개인과 그룹들이 매우 느슨하고 자연발생적인 방식으로 연대하고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의 핵심적 요구 사항이 무엇인지는 파악하기 쉽지 않다. 다만 이들의 웹싸이트에도 나와 있듯이 기업의 탐욕과 사회적 불평등이 이들이 제기하는 공통적인 문제의식이다. 이들의 손팻말을 보면 ‘1% 대 99%’라는 구도를 강조한다. 이는 미국의 기득권집단 1%가 자신들만을 위한 정치·경제적 권력 집중을 위해 99%를 희생시키고 착취를 자행하고 있다는 분노를 보여준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미국에서도 청년실업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기 때문에 고학력 젊은이들이 많이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문: 시위가 기존에 보기 힘든 방식을 띄는데.

 -광장을 점령하는 운동 방식은 아랍 민주화 운동에서 차용했다. 이는 매우 흥미로운 지점이다. 튀니지나 이집트 등에서 젊은이들이 각 나라의 상징적인 광장을 장기간 점거하면서 시위를 벌인 것이 미국 젊은이들에게 영향을 미쳤다. 따라서 미국 젊은이들이 위싱턴 백악관이나 국회 앞이 아닌 뉴욕 맨하튼에 있는 월가를 점거 장소로 정해 시위를 시작했다는 사실 자체가 미국 사회에 대한 매우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요구하고 있다는 상징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문제의 해결책으로 무엇을 구체적으로 요구하는지는 아직까지 분명치 않습니다.


문: 이들이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까.

 -이들이 계획하고 있는 10월 29일 동시다발 시위의 범위와 영향력을 지켜본 후에 판단이 가능할 것 같다. 핵심 참여자들이 이 시위를 전국적으로 그리고 지속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조직적인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미국 사회운동은 체계적이고 전국적인 조직화가 힘들다는 고질적인 약점을 안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이 시위가 정치적으로 사회적으로 영향력 있는 사회운동으로 발전할 지에 대해서는 아직 판단하기 어렵다.

Trackback 1 Comment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