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외교라는 잣대에서 중국과 러시아는 여러모로 닮은 꼴이다. 양국은 상대적으로 오랜 공공외교 전통을 갖고 있지만 20세기 후반 이후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국가적 관심사로 공공외교에 주력한다. 국가가 주도하는 성격이 강하다는 점도 공통점이다. 두 나라 모두 지나친 통제와 폐쇄성, 인권문제 등 근본적인 문제점이 바뀌지 않는 한 한계가 뚜렷하다는 지적에서 자유롭지 않다.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올라선 중국은 자국을 위협적인 존재로 인식하는 세계인들의 인식을 바꾸는데 공공외교를 적극 활용하며 신흥주자로 떠오르고 있다.
개혁개방과 천안문 사태 이후 중국 정부는 국가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바꾸고 국제사회의 신뢰를 얻기 위해 본격적인 활동에 착수했다. 국가이미지 개선을 위해 2009년에만 450억 위안(약 7조 6000억원)을 투입할 정도다. 중국은 자국 영화와 공연, 사상, 언어, 전통의학 등을 보급하는 문화외교와 민간교류, ‘중국판 CNN’인 CNC 월드와 총 53개 언어로 방송되는 중국국제방송(CRI)와 같은 미디어 외교, 자원외교 등에 주력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공자학원이다. 중국어 교육을 표방하면서 사실상은 중국적인 가치와 문화를 전파하는 공자학원은 2004년 한국에 처음 설립된 이후 2010년 현재 96개국에 332개의 공자학원와 369개의 공자교실을 둘 정도로 커졌다. 지난 1월 미국을 방문한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 최초의 공자학원이 설치된 월터 페이튼 칼리지 고등학교를 찾아간 것은 중국 지도부가 공공외교의 중요성을 어느 정도로까지 평가하는지 가늠하게 한다.
소련 붕괴 이후 금융위기를 겪는 등 혼란이 계속되면서 극도로 위축된 러시아 공공외교는 2000년대 들어서야 다시 돌리기 시작했다. 인도주의협력청을 2008년 설립하고 지난해에는 향후 20년을 조망한 장기계획도 내놓았다.
인도주의 협력청은 러시아에 대한 호감과 선호도를 높이기 위해 문화학술교류를 담당하는 문화외교 주관 기관으로 세계 50여개 지역에 문화·과학센터를 운영중이다. 인도주의협력청 소속으로 한국에 파견된 알렉세이 말롤레트꼬는 “인도주의협력청은 외무부 산하 조직이지만 예산과 활동은 별개다. 외무부와 협력은 하지만 대통령실과 더 긴밀한 관계다.”라고 말했다.
러시아 정부는 현재 전세계 50여개 지역에 문화과학센터라는 이름으로 설립한 러시아문화원을 2020년까지 100개국까지 늘리는 계획을 추진중이다. 말롤레트꼬는 “대통령실에서 적폭 지원해주기 때문에 예산확보에 어려움은 없다.”면서 “서울에도 내년에 문화과학센터가 문을 연다.”고 말했다.
그는 “문화과학센터 설립은 러시아의 연성권력(소프트파워)를 강화하기 위한 활동의 일환”이라면서 “현재 한국에선 러시아를 아는 사람이 거의 없다. 따라서 지금은 문화·학술 교류와 초청 등 낮은 수준의 관계증진에 주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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