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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외교] 독일,프랑스,영국 3국3색 문화외교 진단

종횡사해/공공외교

by betulo 2011. 8. 8.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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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공외교는 상대 국민의 이해공감을 얻기위한 국가 차원의 장기적·전략적 외교활동이라고 할수 있다. 공공외교 가운데 가장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분야로는 문화외교가 꼽힌다. 문화적 전통이 깊은 유럽에서는 프랑스와 독일, 영국이 각각 정부주도형, 비정부기구형태, 혼합형 문화외교를 대표하고 있다. 한국의 문화외교가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기위해 이들의 33색 문화외교를 살펴봤다

 

프랑스 중앙집중형

 프랑스 문화외교는 정부가 주도하고 관리하는 성격이 강하다는 점과 외교부가 총괄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해외 프랑스 문화원장은 외교관 신분을 유지한다. 20세기 전반기엔 문화를 통한 영향력 확대를 중시했지만 1980년대부턴 문화교류와 문화다양성으로 초점이 이동했다.


  프랑스 정부가 지난해 다양한 조직간 중복과 정부간 연계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스티튜트 프랑세즈를 설립하면서 프랑스 문화외교는 일대 혁신에 돌입했다. 기존에 산재해 있던 프랑스 문화외교 조직들은 이제 프랑스 인스티튜트가 최일선에서 총괄 담당한다.


 프랑스 인스티튜트는 외교부 산하이면서도 타 중앙행정부처 활동을 하나로 조절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았다. 예산은 4500만 유로이며, 기존에 150여개 국가 165곳에 이르는 프랑스 문화원들을 오는 2013년까지 프랑스 인스티튜트 편제로 하나로 묶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명칭 뿐 아니라 각종 프로그램 등도 모두 하나로 통합하는 것이다.



로랑스 오에 사무총장은 장기적인 목표는 브리티시 카운슬이나 괴테 인스티튜트 같은 단일 브랜드로 정착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독일 혼합형

  괴테 인스티튜트(독일문화원)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의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한 목적으로 생겼다. ‘반성과 성찰을 통해 신뢰를 높이는게 우선 목표다 보니 부정적 인상을 심어줄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독일 정부와 직접 관련을 맺지 않는 구조를 갖게 됐고 이것이 독일 문화외교의 한 특징으로 자리잡았다.


한마디로 독일 문화외교는 정부 차원에서 그리는 큰 그림과 독립기관인 독일 문화원이 협역하는 혼합형 구조인 셈이다.

 


  크리스티네 레구스 대변인은 독일문화원(괴테 인스티튜트)의 조직 목표를 독일의 친구를 만드는 것이라고 규정하면서 이를 위해 독일어 보급과 전파, 독일에 대한 정보제공, 국제간 문화협력 등을 수행한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와 독립적인 조직이라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면서 독일문화원은 국가적 문제와 거리를 두고 자기성찰을 하는 게 외국에서 위상을 훨씬 더 떨칠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슈테판 드라이어 주한독일문화원장도 독일 문화원이 업무를 수행하는 기초는 독일 외무부와 맺은 협정에 기반한다.”면서 독립적으로 활동하는 공공재단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최근엔 변화 흐름도 감지된다. 여전히 반성과 성찰이 가장 중요한 화두이지만 조금씩 독일이라는 자기인식이 강해지는 것이다. 레구스 대변인은 독일문화원의 방향에 대해 과거사에 대한 토론은 정리가 되는 반면 후자에 대한 토론과 논의는 늘고 있다.”고 밝혔다.


 독일문화원은 현재 80개국에 180개에 이른다. 직원은 전세계에 걸쳐 2800여명이고 이중 250명 가량인 독일인 직원들이 보통 4-6년 정도 한 나라에 머물며 일한다. 한 지역에 있다가 다른 지역으로 가고 본부로 가는 식으로 순환근무한다. 주한독일문화원은 2011년부터 동아시아 대표가 됐다. 중국 몽골 타이완 일본 도쿄 교토 오사카를 서울에서 예산과 활동을 총괄한다.


비정부기구형태 영국


  영국 정부는 1934년 외교부 안에 국가간 관계를 위한 영국위원회를 설치했다. 이듬해 이 위원회는 국가간 관계를 위한 영국문화원으로 이름을 바꾸면서 오늘날 영국문화원으로 이어지고 있다. 첫 해외 영국문화원은 1938년 이집트 카이로에서 설립됐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일부에선 영국문화원을 공보처에 편입시키자는 주장도 있었지만 당시 원장이던 로이드 경의 주장에 따라 독립기관으로서 문화와 교육업무를 담당하게 됐다.



  영국문화원은 외무부와 밀접하게 협력하고 재정지원을 받지만 운영은 독립성을 유지한다. 마크 허버트 영국문화원 공보국장은 영국문화원은 1940년부터 여왕에게 수여받은 왕립헌장(Royal Charter)에 따라 외국과의 독자적인 문화교류 역할을 수행하고 있지만 본질적으론 비영리조직(NPO)이다.”고 설명했다.


 허버트 국장에 따르면 영국문화원의 1년 예산 규모는 약 7억 파운드이다. 이 가운데 2억 파운드는 정부지원금이고 나머지는 영어교육 등 수익에서 충당한다. 전세계에 걸쳐 직원은 7500명 가량이다. 그는 영국문화원의 주요 목표는 예술 교류, 영어 교육. 신뢰와 이해를 통해 세계 각국과 우호적 관계를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영국 정부가 긴축정책을 펴면서 영국문화원도 영향을 받고 있다. 다른 부처처럼 향후 4년에 걸쳐 예산의 26%를 일괄삭감할 예정이다. 허버트 국장은 문화원 전체 숫자는 그대로이지만 역할을 조정한다거나 사무실을 작은 곳으로 옮기는 방식으로 구조조정을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프랑스와 독일의 고민


 영국을 빼고 프랑스와 독일의 공통 고민은 단연 영어를 어이할꼬로 요약된다. 갈수록 영어의 영향력이 커지는데다 다른 한편에선 중국어가 제2외국어 자리까지 위협하고 있다. 지금으로선 세 나라 모두 현실적인 전략을 택했다. 바로 2외국어 전략이다.


  로르 쿠드레 로 주한 프랑스문화원장은 이를 불어는 여전히 제1의 제2 외국어다.”라는 말로 표현했다.


  오에 프랑스 인스티튜트 사무총장은 우리 목적은 영어와 경쟁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영어와는 다른 뭔가를 보여주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레구스 괴테 인스티튜트 대변인도 각국 학교에서 제2외국어로 독일어를 많이 선택하도록 유도하고 독일어 교사 재교육에 주력한다.”고 밝혔다.


문화외교도 유럽 깃발 아래

 역사와 정치적 상황에 따라 다양한 양상을 띄며 알게 모르게 경쟁하던 유럽 각국의 문화외교는 최근 몇 년 사이에 급격히 유럽이라는 틀로 수렴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지난 2006년 유럽연합내 25개국 30개 기관이 참여해 결성된 EUNIC가 있다




  150여개국 2000곳이 넘는 곳에서 각개약진했던 유럽 각국 문화원들이 EUNIC라는 이름으로 차근차근 공동 활동을 모색하고 있다. 25000명이 넘는 직원과 25억 유로를 뛰어넘는 예산을 가진 초대형 문화원 네트워크인 셈이다.


  오에 프랑스 인스티튜트 사무총장은 유럽에서 문화활동은 더 이상 국경이 의미가 없다.”고 설명했다. 한국에 주재하는 유럽 각국 대사관이 지난해 공동으로 유학설명회를 개최하고 지난달에는 독일·프랑스·영국 3국이 공동으로 공영방송 우수 프로그램 시사회를 연 것도 이런 흐름을 반영한다.


해외문화원 강화엔 의견 일치

 나라에 따라 다양한 의견을 보이면서도 유럽에서 만난 문화외교 당국자들이 공통적으로 강조한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국가 차원에서 문화원을 확충하는 것에 정책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는 것이었다. 마크 허버트 브리티시 카운슬 공보국장은 국익과 더 좋은 세계화라는 두가지 이유를 들었다.


그는 단기간에 성과가 나지 않기 때문에 관심을 덜 받을 가능성이 높은 것도 사실이라고 하면서도 한국에 관심을 갖고 한국을 이해하는 외국인이 많을수록 정치와 안보, 경제 등 모든 면에서 한국에 이익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지금은 경제와 안보 모두 지구 차원에서 생각해야 하는 시대다. 다른 나라를 서로 더 많이 이해할수록 의사소통이 더 쉬워진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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