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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07 12:27

[공공외교] “한국학과 개설하려 해도 가르칠 교수가 없다"



독일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하이델베르크대학의 하랄트 퓌스(사진) 일본학과 교수는 프랑스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일본학을 공부한 독일인이라는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그는 독일에서의 한국학 발전을 염원하면서도 현실적인 걸림돌을 날카롭게 지적했다.


: 해외 일본학 연구 현황은.

: 독일에서 일본학은 역사는 100년이 넘는다. 네덜란드 대학에선 19세기에 일본학과가 생겼고 하이델베르크 대학은 1985년 일본학과가 설립됐다. 전세계에 박사급 일본학 연구자가 1000명이 넘는다. 규모 있는 국제학술대회가 열리면 전세계에서 600~700명이 모인다. 특히 미국이 가장 많은 연구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 일본학 연구가 발전한 요인은.

: 일본이 경제적으로 약진한 것이 큰 영향을 끼쳤다. 내가 프린스턴 대학에서 공부할 당시 가장 인기있는 제2외국어가 일본어였다. 일본 정부 지원도 물론 있지만 일본 기업의 공로를 높이 평가해야 한다. 가령 옥스퍼드에는 닛산 재단, 케임브리지에는 도요타 재단이 있다. 일본 문화에 흥미를 느끼는 학생들이 끊임없이 일본학 전공자로 유입되고 있다.


: 중국학 연구 동향은 어떤가.

: 독일에서 일본학은 현대에 초점을 맞추는 반면, 중국학은 유학이나 전근대시대 역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 중국학 교수가 자기는 중국에 가는게 싫다고 얘기하는 걸 들은 적이 있다. 자기가 갖고 있는 이미지와 시시각각 변화하는 현대 중국이 너무 다르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 하이델베르크대학에는 한국학과가 없는데.

: 하이델베르크 대학에 한국학과를 만들어 일본학과 수준까지 끌어올리려면 예산이 얼마나 들까 계산해봤는데 연간 350만 유로 정도 필요하다. 사실 의지만 있으면 충분히 가능한 액수다. 개인적으론 우리 대학에 꼭 한국학과가 생겨서 동아시아 지역연구가 상호발전하길 바란다. 중국학 일본학 한국학 모두 국가 차원에서만 볼 것이 아니라 지역 차원에서 넓게 봐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 한국학 발전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무엇이라 보나.

: 가장 큰 어려움은 독일에서 한국학과를 개설하려는 곳은 많은데 가르칠 교수가 없다는 것이다. 한국학 교수를 뽑고 싶어도 독일인은 한국어를 못한다. 한국 연구자는 영어만 쓰려 할 뿐 독일어를 못한다. 내 딸은 의대생인데 한국어 공부를 하고 싶어한다. 하지만 한국어를 배울 방법이 없다. 한국에 가더라도 모든 프로그램이 미국 학생들만 고려해서 만들어놨다.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고 학점교류만 활성화시켜도 큰 효과가 있을 것이다. 10대에 일본에서 1년간 공부했던 중국학과 교수가 있는데 그는 지금도 일본어를 한다. 그런식으로 젊은이들이 현지에 직접 가서 배울 수 있도록 하는 게 필요하다. 일본은 2개월 단기연수나 학교간 공동 교환학생제도 등 많은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 일본에 대한 관심과 단기연수 등이 일본의 장기적 국익에 어떤 영향을 줄까.

: 일본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런게 바로 소프트파워 아니겠나. 한국 드라마가 일본에서 한국 이미지를 높였지만 아직 유럽까진 오지 않았다. 유럽에선 한국 하면 떠오르는게 없다. 삼성이 타이완 기업인지 한국기업인지도 잘 모르는 형편이다. 많은 독일인들이 지도에서 아프리카가 어디 있는지, 중국과 일본이 어디에 있는지 안다. 그런데 한국은 어디에 있지? 잘 모르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Trackback 0 Comment 1
  1. BlogIcon 별마 2011.08.08 01:32 address edit & del reply

    무엇보다 저 '모든 것이 미국 학생들에게만 맞춰져 있다'는 지적이 뼈저리군요.
    개방성이라는 것이 누구든 관심을 가지면 언제든 접근할 수 있다는 쪽으로 나가야 할 거 같습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