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예산생각

국방예산 낭비 논란 대처하는 두가지 경우

by 자작나무숲 2010. 3. 12.


최근 미국과 호주의 국방부가 거센 예산낭비 논란에 휩싸였다. 하지만 대응양상은 사뭇 다르다. 미 국방부는 육군의 반대를 무릅쓰고 거액의 사업을 강행하려 하고, 호주 국방부는 잘못된 관행으로 인한 예산낭비에 과감한 개혁조치를 취하기 시작했다.

●미 국방부, 예산낭비는 맞지만…

“많은 군 지휘관들이 원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버리기도 아까운 값비싼 무기체계를 둘러싸고 펜타곤(국방부)에서 또 다른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미 국방부가 오랫동안 추진해온 중거리방공체계(MEADS) 개발사업 때문에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사업은 기존 패트리엇 미사일 방어시스템을 대체하려는 목적으로 2004년부터 독일·이탈리아와 함께 2018년 상용화를 목표로 시작했다.

총 개발비용이 무려 190억달러(약 22조원)나 되며 이 가운데 58%를 미국이 부담한다. 360도 회전하며 목표물을 추적하는 레이더망을 구축해 전투기나 무인항공기는 물론 단거리·크루즈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다.

문제는 육군 지휘부에서 이 사업에 대한 문제제기가 끊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비용이 너무 많이 들고 실전배치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데다 프로그램을 바꿀 때마다 독일·이탈리아의 동의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관리도 어렵다는 점 때문이다.

그럼에도 펜타곤은 중거리방공체계 사업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내년도 개발예산 4억 6700만달러(약 5300억원)도 이미 의회에 제출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펜타곤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펜타곤이 사업을 강행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사업을 중단할 경우 사업계약사인 록히드마틴에 내야 할 5억 5000만~10억달러(약 6300억~1조 1300억원)에 이르는 위약금 부담 때문이라고 전했다. 독일·이탈리아의 반발도 고민거리다.

워싱턴포스트는 미 육군이 조만간 사업을 계속 할지 펜타곤 미사일 방어국에 책임을 넘길 것인지 결단을 내릴 예정이라고 전했다.

미국 국방예산 추이에 대해서는 http://www.defense.gov/news/FY10%20Budget%20Request.pdf 참조

각국 국방지출 비교에 대해서는 아래 사이트 참조
http://en.wikipedia.org/wiki/List_of_countries_by_military_expenditures
http://milexdata.sipri.org/result.php4

●호주 국방부, 예산낭비에 과감한 메스

호주 정부가 예산낭비와 전쟁을 선포하며 국방예산에 대한 통제 강화 의지를 밝혔다. 존 포크너 국방장관은 올해에만 7억 9700만호주달러(약 8300억원)에 이르는 예산을 절감하고 예산낭비 관행에 대한 보고서를 낼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포크너 장관은 최근 수년간 1억 7600만호주달러(약 1800억원)에 이르는 관행적인 예산낭비가 발생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시드니모닝헤럴드 2010.3.9 기사 참조).

시드니모닝헤럴드가 전날 “호주 국방부가 지난 4년간 고유의 국방 업무와 직접 관련이 없는 분야에 최소 수백만호주달러를 사용했다.”는 기획탐사보도를 내보낸 것이 발단이 됐다. 보도에 따르면 국방부 관리들은 해외출장을 가면서 1등석 항공권과 5성급 호텔을 이용하는 등 규정을 위반해 왔다. 심지어 우리 돈으로 4400만원이나 되는 초호화 가죽 소파를 비롯한 고급 집기류를 구입하기도 했다(시드니모닝헤럴드 기사 참조). 

포크너 장관은 보도 내용을 인정하면서 “국방예산 편법·부당지출은 결코 좌시할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향후 10년간 국방예산을 200억호주달러(약 22조원) 절감하라는 연방정부의 지시를 받았으며 현재 예산절감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호주 연방정부는 단계적으로 삭감하는 국방예산을 외교와 국제구호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국방예산의 특징

국방예산은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국가안보라는 특수성과 함께 높은 수준의 전문성을 요구한다는 특성이 있다. 거기다 군대라는 상당히 폐쇄적인 조직문화와 결합하면서 국방예산 역시 폐쇄성이라는 특징을 갖게 된다.

맥카프리&존슨이 쓴 논문을 바탕으로 국방예산에 대해 간략히 살펴보자( McCaffery, Jerry L. & Jones, L.R., 2004, ‘Budgeting and Financial Management for National Defense’, Greenwich: Information age publishing). 

국방예산은 먼저 주변국들의 반응과 동향에 상당히 예민하다. 일본이 잠수함 관련 예산을 대폭 증액한다고 하면 이는 한국과 중국의 국방예산 구성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국방예산이 어느 정도면 적당한가 하는 사회적 합의를 내기도 쉽지 않다.

규모도 방대하다. 특히 재량적 성격이 강하다. 미국 국방비는 2003년 예산에서 재량적지출 예산의 약 46%를 차지했다. 미국의 경우 전체 연방지출 대부분은 계속해서 나가는 항목이기 때문에 의회에서 줄이거나 늘리는 것 자체가 힘들다. 따라서 지역구 의원들은 국방예산 항목에 지역구 사업을 끼워넣기도 한다.

국방예산은 1950년대까지는 초당파적인 합의로 결정됐지만 점차 미국 연방정부가 재정적자과 정부부채로 재정압박을 받으면서 국방예산은 지역구 숙원사업의 먹잇감이 되기 시작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