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수산식품부 재정구조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복잡함이다.
정부부처 가운데 가장 많은 5개 특별회계, 8개 기금 뿐 아니라 회계와 회계, 회계 내 계정, 회계와 기금 사이의 전입·전출이 복잡하게 얽히면서 효율성과 투명성을 떨어뜨린다. 특히 정부예산 항목 사이에서 ‘이 호주머니에서 저 호주머니’로 옮겨 다니는 내부거래지출이 지나치게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개선이 시급한 형편이다.
내년도 농림부 예산 내부거래지출은 7조 1024억원으로 올해 5조 3310억원보다 1조 7714억원이나 증가한다. 1조 827억원인 기금 내부거래지출도 내년에는 3조 7091억원으로 무려 3배 이상 폭증하게 된다. 내부거래지출의 대부분은 농림부가 과거 사업을 추진하면서 외부에서 조달한 차입금의 원금과 이자를 갚는 비용이다.
국회예산정책처 서세욱 분석관에 따르면 2010년 이후 채무상환 잔액규모가 최소 7조 2685억원이나 된다. 이 중에서도 채무상환 규모가 가장 큰 사업은 양곡증권정리기금이 공공자금관리기금에서 빌린 원리금상환으로, 2010년 이후 4조 7197억원을 상환해야 한다.
정부부처 가운데 가장 많은 8개나 되는 기금을 운용하는 것도 투명성을 떨어뜨리는 원인이다. 국가재정법은 국가가 특정한 목적을 위해 특정한 자금을 신축적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을 때만 기금을 설치하도록 하고 있지만 농림부 기금사업들은 대부분 이 조건에 부합하지 않는 실정이다.
가령 농산물가격안정기금의 유통시설현대화사업, 산지유통활성화사업, 소비지유통활성화사업, 농지관리기금의 농지은행사업, 영농규모화사업, 대단위농업개발사업 등은 자금수요를 예측할 수 있는 사업들이기 때문에 기금의 취지에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아래 표를 주목해주기 바란다. 눈여봐야 할 단 한가지는 바로 '복잡함'이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2009년 11월3일자 서울신문 6면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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