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은 왜 ‘4대강 살리기’ 사업에서 빠진 건가요?”
“섬진강은 4대강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강 환경도 좋아서 준설할 필요도 없구요.”
그 말을 듣고 다시 물었다. “그럼 4대강 사업은 준설이 핵심인가요?”
어리벙벙한 질문에도 그는 ‘4대강 살리기’를 단 한마디로 정리해줬다. “그렇죠. ‘4대강 살리기’의 핵심은 물가두기입니다. 준설과 보 설치로 물을 가둬서 물부족 현상을 해소하고 수질을 개선하자는 거죠. 거기에 관광을 결합하는 거구요.”
4월27일 오전 ‘문화가 흐르는 4개강 살리기’ 관련 브리핑까지는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브리핑이 끝나고 명함을 주고받으며 나눈 1분도 안되는 대화 속에서 나는 정부가 추진하는 ‘단군 이래 최대 사업’의 진상을 깨달을 수 있었다.
핵심은 물가두기
물을 가두는게 핵심이란다. 강을 살리기보다 물을 가두는게 우선이다. 물을 가두기 위해 준설을 하고 보를 설치한다. 준설이란 “하천이나 해안의 바닥에 쌓인 흙이나 암석을 파헤쳐 바닥을 깊게 하는 일”을 말한다(엔싸이버 백과검색). 간단하게 말해서 강바닥을 깊게 해서 물을 가둘 수 있는 용량을 키우는 거다. 강바닥을 파헤쳐야 한다. 흙탕물이 엄청 많이 나올거다. 그럼 수질개선은 어떻게 하지?
자취를 할 때 보리차를 담은 주전자를 며칠째 그냥 뒀다가 잘못 먹어서 다 뱉어낸 적이 있다. 보리차가 변질됐기 때문이다. 왜 변질됐을까. “물을 가둬두니까.” 냉장고에 넣어두는 것도 한계가 있다. 얼음으로 만들지 않는 한 아무리 차게 해도 언젠가는 변질된다. 해법은 내가 먹을 만큼 보리차를 만들고 내가 마셔서 뼈가 되고 살이 되게 하는거다. 물을 가둔다고 수질이 개선되는거라면 내가 자취할 때 마신 변질된 보리차는 뭐란 말인가.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보자. 물은 왜 가둘까? 수질개선하려고? 유람선 띄워서 뱃노래 부르려고? 막노동 일자리 많이 많이 만들려고? (건설노동자를 비하할 의사는 전혀 없습니다.) 4대강 정비사업의 핵심은 이해했지만 그걸 왜 하는지는 여전히 모르겠다. 공부가 더 필요하다.
섬진강은 4대강이 아니라는 말은 짚고 넘어가야겠다. 한국의 법제상 섬진강은 4대강이 맞다. 4대강은 ①한강 ②낙동강 ③금강 ④영산강․섬진강이다. <수질 및 수생태계 보전에 관한 법률> 제4조에 이런 말이 나온다.
보셨나? 섬진강도 4대강에 들어간다. 준설할 필요가 없다고 4대강이 아닌 것은 아니다. 지난주 감사원이 발표한 환경부 기관운영감사결과보고서에서 나오는 표현도 보자.
왜 북한강에는 준설이나 보 설치를 하지 않을까. 북한강은 댐을 많이 지어서? 수질이 좋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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