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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분권10

[재정분권을 다시 생각한다(8)] 중앙-지방 경기규칙부터 바꿔야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재정분권의 필요성을 강조할때 빼놓지 않고 등장하는 대목이 ‘중앙정부의 과도한 간섭과 통제’다. 지자체 차원에서 뭔가 혁신적인 실험을 할 수 있는 여지가 적다는 것이다. 거칠게 표현하면 ‘중앙정부의 갑질’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해묵은 숙제가 국고보조사업 개혁이다. 지자체 등이 하는 사업에 국가가 보조를 해주는 제도를 가리키는 국고보조사업은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상호 일정액씩 재원을 분담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는게 보통이다. 문제는 보조율 자체가 지역 실정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채 일방적으로 정해지면서 발생한다. 과거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추진하는 과정에서 지자체와 갈등을 일으켰던 영유아 누리과정, 이른바 무상보육이 대표적이다. 거기다 의견수렴이 부실하고 지자체 사정을 봐주지 않.. 2019. 10. 29.
[재정분권을 다시 생각한다(7)] 핀란드, 효율성과 형평성의 조화 “그럼 한국 지방자치단체는 돈을 어디에 쓰죠?” 우문현답이라고 할까. 제대로 한 방 먹은 기분이다. 한국 지방자치단체의 평균 사회복지지출이 올해 기준으로 28.6%라고 하자 대뜸 라리 소살루(Ilari Soosalu) 박사가 되묻는다. 핀란드와 스웨덴에서 공통으로 직면하는 문제가 어김없이 등장했다. 핀란드 지자체연합 지방재정 담당 국장을 맡고 있는 그가 보기에 지자체의 존재 목적은 곧 사회서비스다. 지자체가 복지가 아닌 다른 사업을 대규모로 한다는게 그로서는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지난 6월 중순 방문한 핀란드 헬싱키는 자정 무렵에도 밝아서 가로등이 왜 세운 것인지 궁금해질 정도다. 지자체연합 본부에서 만난 소살루 박사는 마치 자학개그를 하는 듯한 표정으로 “하루 종일 햇볕이 비치는게 이상하지 않아.. 2019. 10. 11.
[재정분권을 다시 생각한다(6)] 스웨덴, 강한 국가와 강한 지방의 조합 스티그 라르손이 쓴 소설 ‘밀레니엄’ 주인공인 리스베트 살란데르가 일하던 밀턴 시큐리티가 자리잡은 슬루센에 있는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20분 가량 가면 나까 코뮌에 닿는다. 스톡홀름 인근에 있는 인구 10만명 규모 교외지역인 나까 코뮌은 고학력 중산층이 많이 사는 곳이다. 스웨덴 지방자치단체는 21개 광역지자체(란스팅)와 290개 기초지자체(코뮌)로 이뤄져 있다. 코뮌은 중앙정부처럼 내각제 형태다. 나카 코뮌은 전통적으로 보수우파가 강세인 지역이다. 현재 나카 코뮌 집권당 역시 보수당 등 우파연립이다. 물론 스웨덴의 정치 지형에서는 중도우파로 통하지만 한국 기준으로 보면 어떤 측면에서 정의당보다도 더 좌파 같다. 나카 코뮌 청사에서 만난 모니카 텔레스트룀 부단체장은 자유당 소속이다. 텔레스트룀 .. 2019. 10. 10.
[재정분권을 다시 생각한다(5)] '지방소멸' 속 재정분권 방향은 지난 5월 22일 서울시와 29개 기초자치단체가 ‘서울·지방 상생을 위한 서울선언문’과 ‘서울시 지역상생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중앙정부도 아닌 지방자치단체에서 2000억원이 넘는 예산을 들여 지역격차 해소에 나서겠다고 자청한 건 유례가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시민들 반응은 생각보다 우호적이진 않았다. ‘왜 서울시 예산을 지방에 퍼주느냐’는 비판이 많았다. 서울 등 수도권에 과도하게 인력과 자원이 집중돼 있는 상황이 국민적 통합 혹은 지역 간 연대조차 부정적으로 바라보게 만든다는 걸 시사한다. 이런 경향이 더 심해지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영국 사례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급격한 지역격차는 런던 시민들은 여타 지역을 귀찮게 느끼고, 여타 지역은 런던에 박탈감을 느끼게 하며 국가적 통합을 훼손했다. 그 결.. 2019. 9. 30.
[재정분권을 다시 생각한다(4)] 중앙과 지방의 '동상이몽' 재정분권은 시간이 갈수록 더 많은 재정권한에만 초점을 맞춘, 중앙에 대항한 지방의 원심력으로 귀결되고 있다. 하지만 지방자치단체에 초점을 맞춰 보면 반드시 검토해야 하지만 제대로 토론이 안 된 두가지 문제가 더 있다. 지방은 준비가 돼 있는가, 그리고 지자체의 이해관계는 하나인가. 정부에서 재정분권을 강조할 때 항상 등장하는 표현은 “열악한 지방재정”이다. 하지만 과연 얼마나 열악한지, 열악한 원인은 무엇인지는 의견이 엇갈린다. 기초지자체 중에서도 시군과 자치구 상황이 전혀 다르지만 현재 정책은 시군이 더 많은 혜택을 보는 쪽으로 설게돼 있다. 또한 지방재정에 가장 부담을 주는 건 낮은 지방세 수입 때문이라기보다는 기초연금과 기초생활보장 등 국가정책에 지자체가 의무적으로 일정비율을 분담하도록 한 게 더 .. 2019. 9. 23.
[재정분권을 다시 생각한다(2)] 빗나간 '처방' 고향세, 철학없는 졸속정책의 민낯 문재인 정부가 재정분권 추진 과제로 도입을 예고한 제도가 ‘고향사랑기부제’다. 속칭 ‘고향세’로 알려진 이 제도는 문 대통령의 대선공약에서 출발해 2017년 국정기획위원회의 국정운영 5개년 계획 발표를 거쳐 지난해 9월 정부가 밝힌 ‘자치분권 종합계획’에 등장했다. 고향사랑기부제는 자치분권 종합계획에서도 국세와 지방세 비율 조정과 지방세입 기반 확충에 이은 세번째로 언급될 만큼 중요 정책이다. 고향사랑기부제는 ‘개인이 특정 지방자치단체에 일정액을 기부하면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기부금 일부에 세액공제 혜택을 부여하는’ 제도다. 정부는 이 제도가 수도권·대도시와 비수도권·농어촌 지역 간의 재정 격차를 완화하고 농어촌 지자체의 재정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일종의 지역균.. 2019. 9. 15.
[재정분권을 다시 생각한다(1)] 어긋난 '진단' 지방세 확대의 역설... '2할자치'가 문제일까 문재인 정부는 대선공약부터 시작해 국정과제와 자치분권 종합계획 등을 통해 기회가 있을 때마다 자치분권, 그리고 자치분권의 핵심 수단인 재정분권을 이루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그리고 이를 위해 가장 먼저 등장하는 해법은 언제나 현행 8:2인 국세와 지방세 비중, 즉 “2할자치”를 7:3으로, 장기적으론 6:4까지 바꾸겠다는 것이다. 지방소비세 10% 포인트 인상은 이를 위한 핵심 수단이다. 이런 진단이 유효하려면 현재 8:2인 구조가 왜 문제인지, 나아가 “4할자치”가 되면 뭐가 좋으며 어떻게 좋아지는지 분명히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국민들의 동의도 필수다. 하지만 이에 대해선 재정분권 옹호론자들조차 “더 많은 토론이 필요하다”거나 “국민들을 설득하는 작업.. 2019. 9. 13.
재정분권을 다시 생각한다... 지방소비세 인상이 지역 갈등 부추긴다 문재인 정부가 재정분권의 핵심 방안으로 추진하는 지방소비세 인상이 당초 의도한 자치단체 간 불균형 해소보다는 오히려 지역 간 갈등만 더 키울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광역시보다 광역도, 자치구보다 군 지역에 혜택을 주는 배분 방식을 개선하지 않고 지방소비세 규모만 키우다보니 ‘쏠림’ 현상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이현우 경기연구원 연구위원과 정종필 지방자치인재개발원 교수는 21일 대통령 소속 자치분권위원회와 행정안전부 주최로 열리는 자치분권 심포지엄에서 발표할 ‘지방소비세 인상에 따른 지방재정 영향 예측’에서 지방소비세 10% 포인트 인상으로 인한 지자체 순증가액은 4조 6585억원이라고 20일 밝혔다. 이 연구는 지방소비세 인상에 따라 지역상생발전기금과 조정교부금, 교육비특별회계와 지방교부세 등으로 인한.. 2019. 3. 22.
文 핵심공약 ‘지방분권’ 기재부 반대에 막혀 1년 넘게 표류중 문재인 정부가 천명했던 “연방제 수준의 지방분권”의 핵심인 재정분권 종합대책이 발표도 되기 전에 대폭 후퇴하고 있다. 재정분권 시기와 규모를 둘러싸고 정부가 갈피를 잡지 못하면서 재정분권 공약 자체가 용두사미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정부부처간 협력은 안되고 관료들은 저항하는데 청와대는 정책조율에 실패한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8월 발표도 못해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하는 것도 힘들어졌다. 올해도 물건너갔다는 비관론이 높아진다. 정부 관계자와 지방재정 전문가 등의 증언을 종합하면 대통령 소속 자치분권위원회 산하 범정부 재정분권 태스크포스(TF)는 지난 4월 재정분권 권고안을 청와대에 보고했지만 청와대에선 4개월이 되도록 종합대책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청와대에선 TF 내용을 대폭 뜯어고친.. 2018. 9.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