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취재뒷얘기

충남이 낙후지역? 도로건설예산 으뜸 요구 류근찬 의원

by betulo 2007. 11. 30.
728x90
류근찬 의원의 힘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심사 자료를 살펴보니 류근찬 의원은 충남 지역 국도건설 예산증액 요구를 3369억원이나 했다.

의원별로 살펴봐도 1등이다. 심지어 정당별로 살펴봐도 류근찬 의원에 힘입어 국민중심당이 국도건설 예산 증액요구를 제일 많이 했다. 

류근찬 의원에게 물어보고 싶다. 3369억원은 고스란히 국민들이 낸 세금이라는 걸 알고 있는지 말이다.

국도건설은 교통시설개선특별회계, 그러니까 교특회계로 편성돼 있다. 정부는 당초 내년도 교특회계 국도건설 예산안으로 8641억원을 편성해서 국회에 제출했다. 건교위에서는 여기다 7686억원이나 더 많은 1조6327억원으로 증액하자고 예결위에 제출했다. 예결위는 예결위대로 정부안보다 1조 180억원이나 많은 1조 8821억원으로 증액하잖다. 물론 예결위 계수조정소위원회에서 논의를 해야하고 아직 확정된 액수가 아니다. 그렇지만 국회가 예산심사를 통해 어떻게 지역구 챙기기에 나서는지 살펴보기에 적지 않은 시사점을 준다.

애초 국도건설 예산으로 분석한 것도 그것 때문이었다. 건설예산은 지역구 유지들인 건설업체나 이익단체 등에게 아주 좋은 먹잇감이고 의원들에겐 총선용 표관리 수단이다.

이번 분석에 한계도 있다. 대통합민주신당은 당정협의를 통해 이미 왠만큼 예산반영이 돼 있고 한나라당도 보이지 않는 힘을 발휘한다. 비교섭단체인 국민중심당이나 민주당에선 자기들만 도드라져 보인다고 불만을 제기할 수도 있을 것이다. (실제 조금 전 민주당 모 의원 보좌관한테 항의전화 받았다.)

기획탐사부로 자리를 옮기고 나서 첫 작품을 세상에 내놨다. 앞으로는 더 깊이있는, '탐사보도'라고 명함을 내밀 수 있을만한 기획을 해보고 싶다.

관련 기사가 많아서 순서를 정하려 한다.

1. 총론. 국회 예결위 총선용 도로건설예산 1조원 증액요구
2. 의원별, 지역별, 정당별 분석
3. 민노당마저 총선용 도로건설에 발벗고 나서
4. 건설족의 든든한 벗, 국회 건교위

예산심사는 국회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역할 가운데 하나다. 하지만 국회의원들은 자기들의 어깨에 얼마나 무거운 짐이 있는지를 모르는 것 같다. 그럼 사표 쓰고 그만 두던가.


 국회 예산안 심의 때마다 논란되는 게 지역구 예산 챙기기다.각 상임위에서 예비심사를 할 때 예결위 종합심사 단계에서 삭감될 것을 감안해 미리 예산을 증액하거나 자기 지역에 선심성 예산을 무더기로 끼워넣는 행태 등이다. 예결위 종합심사에서도 사업 타당성 검토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무리하게 예산을 배정하는 행태가 적지 않다.

의원별로 살펴보니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진 속 인물이 바로 1등을 차지하신 류근찬 의원 되시겠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예결위) 종합심사 결과 가장 많은 국도건설 예산을 증액요구한 의원은 국민중심당 류근찬 의원인 것으로 드러났다. 한나라당 이명규 의원, 민주당 이승희 의원, 대통합민주신당 주승용 의원 등이 뒤를 이었다. 이들이 증액 요구한 예산만 해도 총 7699억원에 달한다.

류 의원은 본인의 지역구인 충남 보령·서천 지역은 물론 충남 지역과 관련한 24개 국도건설 사업 예산 등 총 3369억원 가량을 증액 요구했다. ‘천안4산업단지 진입도로’ 사업의 경우 당초 정부에서는 250억원을 책정했다.

국회 건설교통위원회에서는 이에 더해 500억원을 추가로 증액요구했지만 류 의원은 이보다도 150억원이 많은 650억원을 증액 요구했다. ‘탕정T/C산업단지 진입도로’ 사업에 대해서도 정부는 220억원을 책정했지만 국회 건교위는 150억원을 추가 증액 요구했고 류 의원은 이보다도 435억원이 많은 585억원을 증액 요구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명규 의원(대구 북갑)은 3개 사업에 대해 총 1838억원을 증액 요구해 증액 요구면에서 2위를 차지했다. 그는 부산 기장군 사업인 ‘부산정관산업단지 진입도로 건설’ 사업에 대해 한나라당 의원 4명과 함께 당초 240억원이었던 예산안을 ‘조기 완공으로 입주 기업의 물류비 부담 감소 및 신도시 입주민 불편 해소 필요’를 이유로 당초 예산안보다 4배 가까운 950억원의 증액을 요구했다. 건교위에서조차 190억원의 증액이 필요하다고 했던 사업이었다.

이승희 의원(비례대표)은 6개 사업 1358억원에 이르는 전남 지역 국도건설 예산을 집중 요구했다. 주승용 의원(전남 여수을)은 2012년 여수엑스포 개최를 위한 인프라 구축을 명목으로 11개 사업에 대해 총 1134억원을 증액 요구했다.

이에 대해 해당 의원들은 지역 발전을 위해 노력한 결과라는 입장을 보였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류 의원은 “충남 지역이 다른 지역보다 훨씬 열악하고 지자체와 부처간 협의 과정에서 예산반영이 제대로 안됐다는 점 때문에 증액요구가 상대적으로 많은 것”이라면서 “정부에서 충남 지역 사회간접자본 투자에 예산배정을 적게 한 것은 균형발전 취지에도 맞지 않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그는 “예산 총액이 아니라 사업 각각을 놓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명규 의원은 “지역 관련 사업이나 예전부터 해오던 지역사업이 원활하게 진행되기 위해 증액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반영했다.”면서 “타당성이 없는 사업이 아니라 나름대로 필요한 사업에 대해서 증액을 요구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여당 의원들은 당정협의를 거쳐 정부 예산안에 많이 반영이 됐지만 야당은 예산협의 과정에서 반영이 잘 안됐기 때문에 예산 증액이 많은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지역별,정당별로 살펴보니

예결위 종합심사에서 증액요구된 국도건설 예산을 정당별로 분석한 결과,국민중심당이 24개 사업 3369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한나라당은 27개 사업에 대해 3317억원,대통합민주신당은 43개 사업 2254억원을 요구했다.민주당은 7개 사업 1358억원,민주노동당은 3개 195억원을 요구했다. 이는 소속 정당이 다른 의원들이 공동으로 증액 요구한 액수를 중복합산한 것이다.

지역별로는 대전·충남 지역이 3491억원으로 가장 규모가 컸다. 다음으로 광주·전남 지역 2659억원,부산·울산·경남 2077억원,대구·경북 901억원,대구·경북 901억원,전북 565억원,경기 423억원,충북 64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강원 지역은 한나라당 이계진 의원(강원 원주)이 5개 사업에 대해 증액을 요구했지만 구체적인 액수를 밝히진 않았다.

  특히 정부는 예산안에 포함시키지 않았으나 예결위원들이 종합심사 과정에서 41개 사업에 1179억원의 신규배정을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2007년 11월30일자 21면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