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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기사/취재뒷얘기

바가지 학원비에 허리 휜다(07.07.11)

by 자작나무숲 2007. 7. 11.
서울 대부분 지역 입시․영어 학원들이 수강료를 기준액보다 많이 받아 추가이득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교육 당국은 학원들을 충분히 단속하지 않고 적발하더라도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고 있어 고액 수강료 징수 실태를 방관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는 최근 5년간 수강료 초과징수 실태․단속 현황, 지역별 수강료조정위원회 개최실적․현황을 서울시내 11개 지역교육청에 정보공개청구한 내용을 분석한 ‘사교육비 가계부담 실태보고서’를 10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참여연대가 벌이는 ‘3대 가계부담(주거비․교육비․의료비) 줄이기 운동’의 일환으로 발간한 첫 실태조사보고서다.


각 구별 수강료 초과 최고금액을 보면, 강남구의 한 입시․보습학원은 올해 기준수강료 10만7200원보다 13배나 많은 137만8505원을 수강료로 받다 강남교육청에 적발됐다. 양천구, 노원구, 은평구 등에서도 기준수강료를 두 배나 초과해 징수한 사례가 있었다.


강남구의 한 어학학원은 지난해 기준액(45만620원)보다 무려 380만원이 넘는 427만5275만원 걷는 등 국제실무․어학 분야의 학원에서도 수강료 초과가 심각한 상태였다. 서초구에서도 올해 기준수강료 15만원을 91만원이나 초과한 수강료를 받다 적발됐다.


사정이 이런데도 교육청 행정감독은 불충분했다. 서울 시내 5911개 입시학원 중 올해 지역교육청으로부터 점검을 받은 곳은 1525곳(25.8%)에 그쳤다. 고액 사교육 기관이 밀집한 강남교육청과 강동교육청은 각각 15.0%, 13.2%에 불과했다.


참여연대는 “강남교육청과 강동교육청은 올해 15%와 13.2%만 점검했는데도 그 중 37.6%와 77%나 수강료초과로 적발했다.”면서 “교육행정당국이 적극적으로 지도․단속에 나서지 않는 한 바가지 수강료 관행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단속에 걸리더라도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고 있었다. 심지어 강남교육청은 최근 5년간 761개 학원에게 수강료 환불조치를 내렸지만 환불한 곳은 40곳에 불과했을 정도로 환불조치를 이행하지 않고 보충수업으로 대체하고 있었다. 보충수업 실시여부조차 사후보고를 받는 형식이었다.


박원석 협동사무처장은 “수강료 초과징수는 학원등록을 취소할 수 있는 행정처분이 가능한 중한 법령위반인데도 교육당국은 대부분 시정명령이나 경고 등 가벼운 처벌에 치중돼 있다.”면서 “솜방망이 처벌이 초과징수가 반복되는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참여연대는 이날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수강료 상한제, 반환청구권, 신고포상금제 등 내용을 담은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학원법)’ 개정안을 민주노동당 최순영 의원 소개로 입법청원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기사일자 : 2007-07-11    8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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