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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생각

16대 국회 생산성은 어땠을까

by betulo 2007. 4.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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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대 국회 생산성은 어땠을까
법률안 1건 통과에 4억7천만원 들었다
2006/10/11
강국진 기자 globalngo@ngotimes.net
국민들이 항상 비판했던 것처럼 국회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고비용 저효율’ 기관인가를 수치로 보여준 것이 바로 함께하는시민행동이 2004년 4월 발표한 16대국회 생산성분석이었다.

분석결과는 놀라웠다. 국회 본래 기능인 입법과 예·결산 심의, 국정감사 보다는 정쟁을 비롯한 비생산적인 일에 더 많은 시간을 소모했다는 것이 낱낱이 드러난 것이다. 한마디로 ‘염불에는 관심 없고 잿밥에만 관심 있는’ 국회 그 자체였다.

의원들이 지난 4년간 사용한 세금은 1인당 약 16억원이고 전체적으로 4458억여원에 이르렀다. 공식적인 활동시간은 1216여시간으로 추정했는데 이를 사용한 세금으로 나눠 보면 의원 한명이 1시간에 134만원을 썼다. 생산성 측면에서 의원 1인당 100만원을 투자해서 44분41초를 일했고 안건 하나를 처리하는 데 약 1억4000만원, 가결하는 데는 약 3억원이 들었다. 법률안 1건을 통과하는 데 든 돈은 4억7000만원이나 됐다. 시민행동은 국회의 주요 3대 활동인 법안심사와 예·결산심의, 국정감사를 중심으로 분석했다.

16대 국회 개회 내역.
시민의신문 
16대 국회 개회 내역.

회기일수 가운데 17%만 회의 열어

16대 국회 총 소요비용 가운데 국회의원 세비와 보좌진 월급, 의정활동 지원비 등 직접지원경비를 의원 273명으로 나눈 결과 16대 국회의원 1인당 16억3328만원의 혈세가 들어갔다.

16대 국회는 본회의 202회, 위원회(상임위, 특위, 소위원회) 2623회를 열었다. 회의시간은 1만683시간38분에 이른다. 1회당 평균 회의시간은 3시간37분으로 본회의 1회당 12억2185만원, 위원회 1회당 13억9902만원을 쓴 셈이다.

특히 16대 국회는 전체 임기 1280일 가운데 95%나 되는 1214일 동안 회의를 열었지만 실제 회의가 열린 날은 202회(17%)에 불과했다. 회의도 없이 서류로만 회기를 진행하는 기형적인 국회운영은 방탄국회와 여·야간 이견조정 실패 등 정치적인 문제가 주요 원인이었다. 심지어 30일 동안 회의 한 번 열지 않은 회기도 있을 정도였다.

당시 시민행동은 “나라 살림에 대한 예·결산의 심의과정도 정기국회 기간인 100일 이내에 이뤄지도록 돼 있지만 실질적인 심의기간은 매우 짧은 시간에 이뤄졌다”며 “이렇다 보니 실제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문제점이 드러나 짜임새 있는 나라살림을 어렵게 한다”고 꼬집었다.

법률안 하나 가결하는 데 3억원

16대 국회는 모두 3172건의 안건을 상정했다. 이 가운데 2347건을 처리했고 가결한 안건은 1491건이었다. 각각 74%와 47%의 처리·가결률을 보였다. 이를 비용으로 환산하면 안건 하나를 처리하는 데 1억4056만원을 썼다는 계산이 나온다. 안건 하나를 가결하는 데 든 비용은 2억9905만원이나 됐다.

안건 가운데 의원발의·정부제출 법률안을 기준으로 본다면 모두 947건의 법률안이 통과했다. 법률안 1건이 통과되기 위해 쏟아 부은 돈만 4억7084만원에 이른다. 그나마 의원발의를 통해 처리된 법률안건 비율은 전체의 38%에 불과하고 가결된 안건보다 폐기됐거나 처리되지 않은 법률안 비율이 정부제출안에 비해 4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폐기되거나 미처리된 의원발의안이 33.4%와 37.3%로 정부안이 각각 6.3%, 2.1%인 것에 비하면 최고 35배의 차이를 보였다.

강국진 기자 globalngo@ngotimes.net

2006년 10월 10일 오후 19시 0분에 작성한 기사입니다.
시민의신문 제 671호 7면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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