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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생각

법률안 한 건 통과비용? 2억8천만원

by betulo 2007. 4.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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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안 한 건 통과비용? 2억8천만원
실속 없는 국회 생산성
고비용 구조 여전… 질보다는 양
2006/10/11
강국진 기자 globalngo@ngotimes.net

방탄국회와 회의도 없이 서류로만 개최하는 임시국회. 그리고 대미를 장식한 대통령 탄핵사태까지. 16대 국회는 전형적인 ‘고비용 저효율’ 국회로 사회적 지탄을 받았다. 큰 기대와 함께 시작한 17대 국회는 과연 얼마나 달라졌을까.
<시민의신문>은 1개월에 걸쳐 17대 국회 생산성을 분석했다. 지난 2004년 4월 함께하는시민행동이 발표한 ‘16대 국회 생산성 보고서’의 분석틀을 준용한 이번 중간분석은 17대 국회가 16대 국회에 비해 얼마나 제 구실을 하고 있는지 구체적인 지표를 통해 계량했다는 의의가 있다. /편집자주

2004년 출범한 17대 국회는 16대 국회에 비해 얼마나 생산성이 높아졌을까. <시민의신문>이 17대 국회 생산성을 분석한 결과 양적으로는 상당히 좋아졌지만 질적인 발전까지는 가야 할 길이 먼 것으로 드러났다.

심재봉 화백

17대 국회는 지난 6월 30일까지 모두 2590회에 이르는 회의를 열었다. 회의시간은 모두 1만1604시간 18분에 이른다. 1회당 평균 회의시간은 4시간 29분이었다. 16대 국회가 4년 동안 기록한 회의횟수 2825회, 1회당 평균 3시간 47분에 비해 상당히 높아진 수치다.

의회 개원시간을 일자로 환산하면 비용계산 개원시간은 840시간에 달한다. 17대 국회의원들은 시간당 세금 95만을 썼다. 이는 16대 국회 134만원에 비해 39만원이나 줄어든 액수다. 생산성 측면에서 볼 때 16대 국회는 의원 1인당 1백만원을 투입해서 44분을 일했지만 17대 국회는 1백만원을 투입해서 63분을 일한 것으로 나타나 19분이 증가했다. 비용은 줄어들고 생산성은 높아진 것이다.

이런 긍정적인 면과 함께 부정적인 면도 존재한다. 특히 안건처리 현황은 16대 국회보다도 떨어졌다. 김민영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이에 대해 “커다란 쟁점 한 두개 때문에 국회 전체가 일을 멈추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시급하게 처리해야 할 안건마저 뒤로 미루는 상황이 17대 들어서도 계속되고 있다”고 꼬집는다.

처리한 안건과 가결한 안건을 총 비용으로 나눠 보면 안건 하나를 처리하는 데 4675만원이 들었다. 안건 하나를 가결하는 데 든 비용은 1억8850만원이었다.

안건 가운데 의원발의·정부제출 법률안을 기준으로 본다면 모두 853건의 법률안이 통과돼 법률안 1건이 통과되기 위해 쏟아부은 돈은 2억8042만원에 이른다. 16대 국회 당시 4억7084만원에 비하면 절반 가까이 줄었지만 여전히 고비용 구조는 계속되고 있다. 그나마 의원발의를 통해 처리된 법률안건 비율은 전체의 31%에 불과해 16대 국회 38%보다도 줄었다.

특히 심각한 것은 의원발의법률안 가운데 미처리법률안 비율이 55%나 된다. 의원발의법률안 가운데 폐기된 안건도 16.4%에 이른다. 의원발의법률안 가운데 가결된 안건 비율 13.6%와 비교해 볼 때 절반이 넘는 법률안이 발의하자마자 묻혀버리는 셈이다. 반면 정부가 제출한 법률안 가운데 폐기된 안건은 3%, 미처리된 안건은 4.9%에 불과했다.

16대 국회에서 의원발의법률안 중 폐기법률안은 20.1%, 미처리법률안이 22.5%였으며 정부제출법률안 중 폐기법률안은 4.8%, 미처리법률안은 1.6%였다. 이와 함께 의원징계 안건으로 접수된 23건 가운데 처리는 5건에 불과하고 18건이 계류중이다.

최순영 민주노동당 의원은 이런 결과에 대해 “많은 의원들이 실적 때문에 법안은 많이 발의하지만 자기가 발의한 안건을 처리하고 가결하는 데는 고민이 적은 게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교육위원회는 사학법 재개정 문제로 위원회 활동이 계속 공전되고 있다”며 “교육위에 계류되는 안건이 계속 쌓이고 있어 의원의 한 사람으로서 속상하다”고 덧붙였다.

강국진 기자 globalngo@ngotimes.net

2006년 10월 10일 오후 18시 58분에 작성한 기사입니다.
시민의신문 제 671호 1면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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