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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얘기/시민의신문 기사

"한국, 팔레스타인 외면 해선 안돼"

by betulo 2007. 3.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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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팔레스타인 외면 해선 안돼"
[현장] 50회를 맞은 팔레스타인 평화 화요캠페인
2005/4/29
강국진 기자 globalngo@ngotimes.net

“팔레스타인에 평화와 인권을! 이스라엘은 학살을 중단하라!”는 주제로 열리는 화요캠페인이 5월 2일로 50회를 맞는다. 작지만 꾸준한 국제연대활동의 모범을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는 화요캠페인은 이제 실질적인 네트워크 구축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지난해 5월 4일부터 인권연대 주관으로 시작된 화요캠페인은 추석과 설 연휴, 식목일을 빼고는 한 번도 멈추지 않고 매주 화요일 12시부터 한시간 동안 주한이스라엘 대사관 앞을 지켰다.

지난해 10월 이스라엘 대사관 앞에서 반전평화단체 회원들이 '팔레스타인에서 학살을 중단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시민의신문 양계탁기자 
지난해 10월 이스라엘 대사관 앞에서 반전평화단체 회원들이 '팔레스타인에서 학살을 중단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시작은 조촐했다. 지난해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에서 벌이는 인권탄압과 불법점령에 문제제기를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던 인권실천시민연대는 매주 소규모 집회를 열기로 했다. 허창영 인권연대 간사는 “처음에는 기자회견이나 집회를 한 번 하는 것도 생각해 봤다”며 “하지만 일회성으로 그치는 것 보다는 꾸준히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 과정에서 팔레스타인평화연대가 결합했다. 매주 집회를 열 때마다 일반 시민단체 활동가, 학생, 시민들이 자리를 함께 한다.

“지난해 자카리아 무함마드 팔레스타인 작가가 화요캠페인을 보기 위해 찾아온 적이 있었어요. 아무래도 부담이 되는지 집회를 지켜보겠다고 하더라구요. 그런데 캠페인 벌이는 모습에 감동을 받아 직접 마이크를 잡고 지지와 연대를 호소하는 연설을 하더라구요. 그 작가는 우리에게 ‘작은 목소리가 소중하다’며 고마움을 전했습니다. 지금까지 화요캠페인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에요.”

허씨는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팔레스타인 작가가 참여했던 지난해 6월을 꼽는다. 그는 “겨울에 집회를 할 때 너무 추워 많이 힘들었다”는 말도 덧붙였다.

화요캠페인에 빠지지 않는 단체는 팔레스타인평화연대이다. 팔레스타인 공부모임으로 시작한 팔레스타인평화연대는 올해 2월부터 사무실도 마련하고 본격적인 활동을 벌일 채비를 하고 있다. 이 단체 간사인 미니씨는 “마이크를 잡고 시민들에게 팔레스타인의 참상을 알리다 보면 나 스스로 감정에 복받쳐 눈물이 날 때도 많았다”며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을 상대로 벌이는 홀로코스트가 끝날 때까지 화요캠페인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화요캠페인을 하면서 많은 것이 바뀌었다. 허씨는 “그전에는 사막을 옥토로 바꾼 이스라엘이라고만 알고 있었지만 이스라엘이 벌인 만행을 알게 되고 모니터링을 계속하면서 팔레스타인 문제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됐다”며 “화요캠페인을 하면서 중동문제를 다른 시각에서 보게 됐다”고 소개했다.

화요캠페인이 1년을 맞이하면서 팔레스타인 문제를 더 널리 알리기 위한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미니씨는 “한국 시민사회가 민족과 국가에 갇힌 사고를 벗어나는데 팔레스타인 문제가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며 “이스라엘 상품 불매운동, 현지활동 등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한다. 허씨도 “70-80년대 한국 민주화운동이 외국 도움을 많이 받았다는 것을 잊으면 안된다”며 “이제는 우리가 돌려줄 때”라고 강조한다.

이들은 한국 언론이 팔레스타인 문제를 보도하는 태도에 대해서도 따끔한 한마디를 잊지 않았다. 허씨는 “자살테러는 100% 보도되지만 이스라엘 군인들이 팔레스타인 민간인들을 살해하는 것은 거의 보도되지 않는다”며 “이스라엘에 편향된 외국 통신사의 기사를 그대로 받아쓰는 태도를 버렸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에서 광화문우체국 출구로 나와 무교동 방향으로 청계천로를 따라 50미터쯤 가다보면 갑을빌딩이라는 번듯한 건물이 있다. 이 건물에 이스라엘 대사관이 있다는 걸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대사관이라면 있음직한 국기는 둘째치고 이스라엘 대사관이라는 간판조차 없다. 허씨는 “화요캠페인 시작한 지 1년이 돼 가지만 지금까지 이스라엘 대사관은 어떠한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강국진 기자 globalngo@ngotimes.net

2005년 4월 28일 오후 20시 20분에 작성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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