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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얘기/시민의신문 기사

산업연수생 족쇄 채운 현대판 노비문서

by 자작나무숲 2007. 3. 20.
산업연수생 족쇄 채운 현대판 노비문서
국제민주연대 등 해외한국기업 조사보고서
기술연수 빌미 저임금 노동착취 비일비재
2004/12/27
강국진 globalngo@ngotimes.net
 

해외한국기업은 현지 노동자들을 산업연수생으로 한국에 보내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인권침해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높다. 조사보고서에 실린 모경순 구미 가톨릭근로자문화센터 사무처장의 ‘한국의 해외투자기업 외국인 산업연수생의 인권과 현실’을 요약해서 싣는다. /편집자주

 

임금압류 다반사

 

외국에 직접 투자하거나 외국기업과 합작으로 외국에 투자한 산업체가 현지기업에 고용된 노동자를 기술연수를 목적으로 노동력을 데려올 수 있는 것이 ‘해외투자기업 산업연수생제도’다. 자사직원 기술연수를 명분으로 내걸지만 실제로는 현지 인력을 마음대로 데려와 저임금 노동력으로 활용하는 데 악용되는 경우가 많다.

 

이주노동자들이 한국에 합법적으로 취업할 수 있는 경로는 세 가지다. 하나는 송출국가의 송출회사를 통해 신청할 수 있는 중소기업협동중앙회 소속 산업연수생이고, 다른 하나는 해외투자기업을 통해 취업하는 해외투자기업 산업연수생이다. 세 번째는 지난 8월부터 도입된 ‘고용허가제’를 통해서 유입되는 연수생이다.

 

해외투자기업 연수업체는 자사직원 기술력 향상을 명분으로 현지노동력을 데려오지만 실제 내막은 국내 노동자를 쉽게 찾을 수 없는 인력난, 저임금 노동력을 데려오는 이점으로 현지 노동력을 도입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해투연수생들은 미등록노동자, 중기협연수생 보다 훨씬 열악한 근로조건에서 일을 한다는 것이다. 사정이 이러하니 자연적 이탈율은 높고 연수업체는 이탈을 방지한다고 임금을 압류하거나, 과다한 입국비용과 보증금을 징수하거나 아니면 연대 보증인을 세워 연수생들에게 족쇄와 같은 노예계약을 강요하고 있다.(사진= 필리핀 가비떼 노동자들의 주거지역, 사진제공 : 해외한국기업노동자인권 워크숍 및 귀환이주노동자와 만남 준비)

 

현재 많은 업체들이 실제 해외에 투자하지 않고, 현지의 브로커나 송출회사와 결탁하여 서류상으로만 법인을 설립한 후 현지 인력송출회사를 통해 노동력을 모집하여 연수생을 도입한다. 한국의 ‘해외투자촉진법’이 완화되어 국내 은행에 오천만원 상당의 외화 입금 실적만 있으면 현지법인을 통해 연수생 도입이 가능한 것을 악용하여 서류상으로만 회사를 설립하는데, 이런 업무를 맡아 처리해 주는 브로커도 생겨나고 있다.

 

구미공단에 소재한 A 회사는 베트남 현지의 인력송출회사와 계약을 맺고 베트남 여성노동자들을 고용하고 있다. 베트남 송출회사와 한국기업의 계약내용은 취업비용 4-5천 달러(보증금 3천 달러)이며, 베트남 연수생들은 한국취업 후 생활비 50달러를 제외한 나머지 임금을 3천달러가 될 때까지는 송출회사로 송금을 해야 한다. 연수생이 이탈하면 송출회사가 3천달러를 A회사에 지급해야한다는 계약이 있어 이 3천달러도 연수생들이 송출회사로 지급해야 하는 몫이다.

 

입국비용과 보증금도 모자라 상당 업체에서 연대 보증인을 세우기를 강요한다. 연대 보증인으로 부족하다 싶으면 연대보증인의 집을 담보로 잡히기도 한다. 친인척을 중심으로 연대 보증인을 세워 연수보증금을 물리고 보증금을 지불할 능력이 없는 연수생은 본인의 집을 담보로 잡히거나, 아니면 연대 보증인들의 집을 담보로 잡힌다(집조). 연수업체의 악조건을 견디다 못해 이탈하는 연수생에게 가장 큰 고민거리가 연대 보증인들의 보증금과 집조이다.

 

         

 

인권침해 심각

 

대부분의 연수생들은 여권을 연수업체가 보관하고 있다. 연수업체의 위법행위를 한국의 법무부가 단속하여 한 번도 문제를 삼은 적도 없으며, 오히려 연수생 이탈시 여권과 외국인등록증을 제출하도록 요구하여 행정기관이 이주노동자들의 신분증을 압류하도록 조장하고 있다.  

 

한국에서 일하는 이주노동자 중에서 해투산업연수생들의 임금이 가장 낮다. 한국인노동자의 10분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저임금을 지급하는 연수업체들의 비리가 아직도 비일비재하다. 1999년 한국정부가 나서서 해투연수생들의 최저임금을 지급하라는 해투연수생 ‘보호법안’을 제정했지만 보호법안에 명시된 독소조항으로 해외투자기업 연수생들의 근로조건은 현재까지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

 

부산시 사상구에 소재한 한 유통회사는 인도네시아 현지합작회사를 통해 7명의 연수생을 고용하고 있었다. 1999년 4월 입국 당시 작성한 계약서에 따르면 하루 10시간 기본근무에 최초 6개월은 10만8천원, 그 다음 6개월은 18만원 그리고 계약만료 시 보너스로 45만원을 지급하되, 환율 적용은 1달러를 9백원으로 한다는 내용이었다. 이 업체는 10시간을 기본근로시간으로 하고 수당을 지급하지 않는 강제근로에 최저임금 이하의 임금을 지급하고, 더구나 1달러당 9백원의 환율적용은 IMF 이전에나 가능했던 터무니없는 계약으로 결국 임금삭감효과를 노린 것이다.

 

K회사는 송출회사를 통해 인도네시아인들을 모집하여 연수생으로 도입하고 있다. 송출회사와 K회사는 계약시 임금의 20만원을 매월 적립하고 연수생이 근로계약기간을 정상적으로 마치고 출국할 경우 반환하며 연수생이 이탈할 경우 적립금을 송출회사로 보낸다는 계약을 맺고 있다.

 

S회사에서 일하는 인도네시아인들은 임금에서 매월 10만원씩 회사소유의 마을금고에 강제적립해야 했다. Y회사는 인도네시아인을 고용한 업체로 연수생 임금 전액을 연수생통장에 적립했다. 그리고 통장의 인감을 회사인감으로 사용하여, 연수생이 스스로 찾을 수 없도록 하였으며 통장 또한 회사에서 보관했다. 이탈한 연수생의 임금 전액을 회사가 찾아서 몰수했다.

 

정리= 강국진 기자 globalngo@ngotimes.net



2004년 12월 27일 오전 5시 51분에 작성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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