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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직장, 순간의 선택이 10년을 좌우한다

취재뒷얘기

by betulo 2018. 3. 23.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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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년들이 첫 직장에서 받는 급여 수준과 고용 형태가 향후 10년간 임금과 고용상태를 좌우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취업전선에 나선 청년층들이 자주 듣는 “눈높이를 낮춰라”는 말이 실제로는 현실과 전혀 부합하지 않는 엉터리 처방인 셈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6일 발간한 ‘청년기 일자리 특성의 장기효과와 청년고용대책에 관한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첫 직장의 급여수준과 고용형태, 직장 규모가 남녀를 막론하고 장기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우리나라 노동시장에서 첫 일자리 특성이 매우 장기적인 효과를 발생시킨다”면서 중소기업은 일손이 부족한데도 청년 미취업자가 넘치는 원인에는 첫 직장에 따라 인생 경로 자체가 달라지는 현실이 자리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증분석 결과에 따르면 4년제 대졸 남성이 첫 직장에서 평균보다 10% 높은 임금을 받았다면 10년 뒤에도 평균 4.4% 이상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첫 직장이 100인 이상 사업장이라면 그보다 작은 규모 사업장에 취업한 동년배보다 10년 뒤에도 임금 수준이 9% 정도 높았다. 첫 직장에서 정규직으로 취업했다면 임시·일용직으로 취업한 경우보다 10년 뒤에도 15% 가량 높은 급여를 받았다. 


 보고서는 중소기업 청년취업인턴제를 비롯한 채용·고용유지장려금 사업이 저임금, 낮은 고용유지율 등으로 이어진 것에서 보듯 정부가 ‘첫 일자리 임금’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에 기존 정책이 제대로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게다가 일자리의 질보다 단순히 취업자 수 위주로 사업성과를 평가하면서 청년들의 선호와 상관없이 일단 취업이 쉬운 일자리로 유도하는 경향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대졸 청년들의 경우 기업규모와 고용형태를 중심으로 형성된 이중노동시장 구조를 완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요셉 KDI 연구위원은 “청년을 위한 직접일자리사업(중소기업청년취업인턴제)은 차별시정을 위한 목적 등으로 사업규모를 축소하고, 일반 청년을 위한 고용서비스(청년취업성공패키지)는 취업취약계층을 위한 고용서비스와 달리 참여기간을 크게 단축하고 맞춤형 정보 제공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창업에 필요한 금융과 인적 자본을 통합적으로 지원하는 창업성공패키지(창업사관학교) 프로그램은 규모를 확대하되, 중소기업 경력자를 우대해 선발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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