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엄청난 재정적자 얘기가 나올때 흔히 나오는 얘기가 미국인들이 기축통화 지위를 누리는 달러의 힘만 믿고 돈을 흥청망청 써서 재정적자와 연방정부 부채가 이만큼이나 됐다는 관점이다. 4월20일자 서울신문에 실린 아래 기사가 대표적이다
지난 8일 미국 정치권의 예산안 합의 지연으로 연방정부 폐쇄가 초읽기에 들어갔을 때 CNN은 아프가니스탄에 파병된 한 군인의 아내를 인터뷰했다. 그녀는 “정부가 폐쇄돼 봉급이 제때 나오지 않으면 1~2주 안에 생활비가 바닥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인의 눈에 정부 폐쇄보다 놀라운 것은 한달 치 저축도 안 남겨 놓고 맘놓고 쓰는 그 군인 가족의 재정 상태였다.
위 그래프를 보면 위 지적은 핵심의 한 단면을 정확히 짚었다. 미국은 개인도 그렇고 국가도 그렇고 전체적으로 저축보다 소비를 많이 했다. 흥청망청이란 표현이 전혀 어색하지 않다. 그래서 위 기사는 곧바로 이렇게 이어진다. "이 군인 가족의 살림살이를 ‘확대복사’하면 미국 정부의 그것이 된다."
미국은 2차 세계대전을 치르면서 정부부채가 급증하긴 했지만 90%가 넘는 최고소득세율 등으로 잘 관리해서 줄여놨다. 그걸 레이건이 망쳐놨고 클린턴이 겨우 살려놨는데 부시가 다시 최악으로 만들어놨다. 대체로 그런 흐름이라고면 된다.
그런데 우리가 잘 모르는게 하나가 있다. 바로 한국의 가계부채 상황은 미국보다 더하다는 것이다. 조금 전 RSS로 새로운사회를위한연구원(새사연) 자료를 보다가 안 사실이다. 아래 자료를 보자. 가계부채는 미국보다도 많고, 가계저축률은 미국보다도 적다.
나는 결코 한국의 일반 '서민'들이 '흥청망청'해서 가계부채가 이렇게 늘어났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그래서 마음이 더 무거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