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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론을 지배하는 국가가 세계를 지배한다

종횡사해/공공외교

by betulo 2011. 3. 4.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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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의식 커지는 미국..."담론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

미국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2(현지시간) 자아비판을 했다. 중동에서 벌어지는 거대한 변혁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우린 패배하고 있다고 외쳤다.

상원 외교위원회가 개최한 청문회에 선 클린턴 장관은 리비아 사태 등 중동 정세를 설명하면서 우리는 지금 정보전쟁 중이며, 그 전쟁에서 지고 있다.”는 말로 미 외교의 현주소를 축약해 설명했다.

여론전에서 지고 있다는 게 클린턴 장관에겐 무엇보다 뼈아프다. “알자지라는 사람들의 마음과 행동을 바꾸는 선도자 역할을 한다. 우리는 알자지라에 패배하고 있다.” 그는 알자지라의 시청률이 미국에서 올라가고 있는데 그것은 진짜 뉴스이기 때문이라며 반대로 미국의 TV는 수많은 광고와 공허한 논쟁으로 채워지기 일쑤라고 꼬집었다.

중국이나 러시아 예를 들면서 중국은 영어와 여러 외국어로 방송하는 TV 네트워크를 만들었고, 러시아도 영어방송 네트워크를 개통한 반면 우리는 이를 줄였다.”고 말했다. 특히 중국에 대해 미국은 지금 중국과의 영향력 경쟁에서 밀릴 위기에 있다.”면서 그들은 피지의 현 독재정권도 지지하고 있다. 이렇게 작은 태평양 국가의 지도자를 모두 베이징으로 초청해 밥과 술을 먹이고 있다.”고 했다.

국익과 국익이 부딪치는 곳에 미디어 공공외교 있다

클린턴 장관이 지적한 것은 결국 미국이 추진해온 미디어 공공외교가 중국이나 러시아가 추진해온 미디어 공공외교에 밀리고 있다는 자아비판에 다름아니다. 미디어외교를 포함한 공공외교를 관장하는 정부부처가 바로 국무부이기 때문이다.

 오바마 행정부 출범 전 민주·공화를 아우르는 원로들로 구성된 스마트파워위원회는 공공외교의 목적은 한 나라의 정부가 아닌 국민과 소통하는 것이다.”라고 규정했다. 스마트파워 중에서도 핵심적 개념인 공공외교는 외무공무원 중심의 기존 외교와는 다른 개념이다.

기존 외교가 전문외교관 대 전문외교관 중심이라면 공공외교는 장기적인 국가이익을 목표로, 정부를 포함한 상대국 대중을 대상으로 한다. 수행주체도 외교관이 아니라 정부, 개인, 비정부기구 등을 포괄한다. 메시지도 일방향이 아니라 쌍방향이다. 그 중에서도 미디어외교는 미디어를 통한 공공외교를 말한다.

 미국의 미디어외교는 국무부 대외공보처(USIA)가 운영하는 미국의 소리도 있지만 전통적으로 민영언론사가 광고수익과 구독료를 기반으로 한 안정적 재원을 통해 고품격 뉴스를 생산하는데 소요되는 비용을 충당하고, 객관주의와 전문주의로 신뢰를 얻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하지만 미국식 모델은 몇 가지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 김성해 한국언론진흥재단 연구위원은 영리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민간기업이 운영하는 상황에서 점차 사회적 책임보다 이윤실현의 욕망이 더 커지기 시작했다.”면서 안정적인 광고수익을 확보하기 위해 광고주의 눈치를 살피는 일도 늘었고, 일정한 규모의 독자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독자의 기호에 영합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독과점 대기업으로 성장한 언론기업의 권력화도 가속화 되었다.

 아메리카저널리즘리뷰은 올해 신년 특별호를 통해 급감하는 국제보도, 세계에서 퇴각중, 단출해진 국제보도, 문 닫는 해외지국, 심층보도와 헤어지기등을 지적하며 미국 국제보도의 위기를 지적했다. 1985년과 비교했을 때 2010년 현재 미국 주요신문의 국제뉴스 보도량은 53% 이상 감소했다. 해외특파원 규모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1998년 첫 조사 이후 해외지국을 완전히 폐쇄한 신문사는 보스턴글로브, 시카고 트리뷴, 마이애미 헤럴드 등 20곳이나 된다. 미국 신문이 파견하고 있는 특파원 역시 2003307명에서 20107월 현재 234명으로 큰 폭으로 감소했다.

미국 모델 중국 모델

 미국과 달리 중국과 러시아는 국가이익을 더 잘 표출하기 위해 정부가 주도해서 운영한다. 중국 정부는 현재 중국판 CNN’을 만들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후진타오 국가주석은 20091월 신화통신과 중국중방송(CCTV),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등에 국가 위상에 걸맞게 글로벌 역량을 강화하라.”는 특별 지시를 내리기도 했다.

 김 연구위원에 따르면 중국은 20009CCTV-9을 통해 24시간 영어뉴스 채널이 처음 시작했고, 20101월부터 ‘CCTV News’ 라는 공식 명칭을 갖게 되었다. 2010년 현재 이 매체에 근무하고 있는 인원은 모두 500명으로 정도로 알려져 있다.

중국 정부는 CCTV와 신화통신 간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 또 다른 24시간 영어 채널인 CNC World20107월에 출범시켰다. 이를 통해 중국의 시각을 국제사회에 영어로 직접 전달하는 것이다. CNC World는 앞으로 영어 뿐 아니라 프랑스어, 일본어,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아랍어, 러시아어 방송도 계획하고 있다.

 중국의 기간 통신사인 신화통신은 2010년 현재 108개국에 150개 이상의 지국을 두고 있으며, 2~3년 안에 250개까지 확대될 계획이다. 특파원과 근무 인력을 기준으로했을 때 신화통신은 이미 미국이 자랑하는 통신사인 AP를 능가했다. 중국 최대 일간지인 인민일보 국제부는 평균 근무인원만 80명이 넘고 35개국에 특파원을 파견하고 있다.

 한때 미국과 더불어 세계를 호령했지만 소련 해체 이후 쇠락을 거듭했던 러시아도 최근 10년간 경제력을 회복하면서 적극적인 미디어외교에 나서고 있다. 러시아는 200512러시아 투데이’(RT)라는 영어방송을 시작했다. 현재 모스크바를 비롯해 워싱턴DC, 마이애미, LA, 런던, 파리, 델리, 텔아비브 등 해외 지국을 운영하고 있다.

1925
년 설립된 라디오 모스크바’(Radio Moscow)에 뿌리를 둔 러시아의 목소리’(VOR) 라디오방송은 2010년 현재 인공위성, 케이블과 FM 주파수 등을 통해 미국을 포함한 160개국에 방송하고 있으며, 영국의 BBC, 미국의 미국의 소리’(VOA), 독일의 도이체 벨레(DW), 미국의 RFI(Radio France International)에 이어 세계 5대 라디오 방송의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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