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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횡사해/한반도-동아시아

수잔 솔티 "김정일은 세상 최악의 정권"

by betulo 2010. 10.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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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인권 국제회의에 참여한 수잔 솔티 미국 방위포럼재단 회장


2006년 2월 서강대에서 열린 제6회 북한인권 국제회의에 참석차 서울에 온 미국 방위포럼재단(Defense Forum Foundation)의 회장 수잔 솔티를 '시민의신문' 김 레베카 객원기자가 만났다. 수잔 솔티는 인터뷰에서 "김정일 정권은 세상 최악의 정권"이라며 북한 정권에 대한 불신을 숨기지 않았다. "김정일은 지금까지 북한 사회에 어떤 '햇볕'도 가져다 준 적이 없다"며 햇볕정책에 대해서도 강한 회의를 드러냈다. '북한 인권을 위한 미국위원회' 부회장으로도 활동 중인 수잔 솔티는 지난 해 북한인권법안 통과를 위해 로비를 벌이는 등 미국에서도 손꼽히는 대북강경파이다. 다음은 김 레베카 객원기자와 수잔 솔티의 일문일답.    


-이번 제6회 북한인권 국제대회를 대체적으로 어떻게 평가했나.

△전반적으로 잘 진행되었다, 뭐 매년 그래왔지만 말이다. 해가 갈수록 대중의 관심과 여론의 환기가 확대되어가는 걸 느낄 수 있다. 이 일을 시작 한지도 한 8년 되어가는데, 요즘 들어선 정말 일이 우리 편에 유리하게 진행되어 간다는 느낌을 받는다.

내가 북한 인권을 위한 미국 위원회에 1996년에 들어왔는데, 지금까지는 미국 사회가 북한하면 오로지 핵 문제 하나만 갖고 걸고 넘어지는 식이었고, 인권과 관련해서는 거의 논의가 없었다. 우리는 북한 사정을 아는 좀 더 많은 사람들이 미국에 들어와 현지 인권상황을 우리에게 알리도록 하는 일에 관여해오고 있다.

일이 잘 풀리는 것은 물론 탈북자들의 생생한 증언 덕분이다. 이들은 자신들이 겪은 북한 인권 탄압의 실상을 바깥 사회에 고스란히 전달하면서 국제 사회가 이 문제를 논하는 데 유리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북한 사회가 워낙 닫혀있고 현재도 그곳에 대해 우리가 뭘 제대로 알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이들의 증언은 우리 활동에 아마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민 중 다수가 실은 이런 걱정을 하고 있는데 뭔가 하면, 북한 인권 문제는 왜 늘 미국과 또 남한에서도 가장 보수적인 세력과의 협력이라는 틀 안에서만 움직이고 거기 '틀어박혀져(compartmentalised)' 있어야 하느냐는 것이다. 인권을 위해 헌신을 해왔고 지금도 애쓰고 있는 많은 시민 운동가들은 미국 민주주의기금이라든가 그들이 많은 돈을 뿌리고 있는 한국 내 몇몇 극우 단체들, 또 조선일보 같은 보수언론과 그들이 맺고 있는 유대관계에 대해 정말이지 별로 달갑게 여기지 않는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가장 보수적인 세력이라니, '반김정일' 세력이라는 뜻인가?

-그냥 일반적으로 말해서 가장 보수적인 세력 말이다.

△한국 내부의 정치적인 맥락은 나는 잘 모른다. 내가 말 할 수 있는 것은, 이 '인권'이라는 문제에 관한한 특히 한국 사회 내에서 (정치 세력 간 차이나 갈등을 초월하는) 어떤 콘센서스가 있어야 한다. 미국을 예로 들면 존 케리가 있고 또 조지 부시가 있다, 누구는 보수적이고 누구는 중도적이며 또 누구는 자유주의적이다. 그러나 북한 인권에 대해서만큼은 그들 모두가 똑 같은 자리에 모여 똑 같은 목소리를 낸다, 당장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말이다. 비슷한 식의 행동의 통일을 나는 남한 사회에도 요청하고 싶다.

그러나 현재 남한은 '햇볕 정책'이니 뭐니 해서 상당히 분열되어 있는 것 같다. 햇볕정책은 물론 대단히 '고상한(noble)' 생각이지만, 이런 건 그걸 적용하려는 사회가 마찬가지의 사회가치 체계를 갖고 있어야만이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전혀 그렇지 않은 김정일 정권 같은 체제를 상대로 그런 정책을 쓸 수는 없다는 얘기다, 자기 쪽에 유리한 요구와 핑계의 구실이 될 뿐이니까. 지금까지 김정일 정권은 남한을 볼모로 삼아왔다, 늘 더 많은 지원을 요구하면서 말이다. 결국 핵을 들고 나와 남한 전체를 위협하고 있지 않은가.

-그러니까 '햇볕정책'을 전혀 신뢰하지 않는다는 말이 되겠다. 인권 문제든 북미 갈등 문제든 하여간 북한과 관련된 문제를 푸는 데에 햇볕정책은 전혀 효과를 볼 수 없다?

△그렇다. 김정일은 지금까지 북한 사회에 어떤 '햇볕'도 가져다 준 적이 없으니까!.. 아까도 어떤 사람이 그러더라, 북한을 인권을 갖고만 접근하는 게 좀 순진한 것이 아니냐고. 나는 정 반대로 북한을 '햇볕정책'으로 접근하는 게 순진한 짓인 것 같다. 김정일 같은 사람의 체제가 그렇게 상대한다고 해서 뒤바뀌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는 누가 봐도 옳은 일을 해야 하고 지금 그 옳은 일은 북한에 인권을 도입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일에 가장 큰 위해가 되는 사람은 김정일이다. 

-오늘 채택한 결의안은 나중에 어떻게 실행에 옮겨지게 되나.

△미국 의회도 동의한 사항이고 곧 결의안으로 채택할 생각이지만, 일단 2006년 올림픽 개최지를 북경에서 다른 곳으로 옮기려는 캠페인이 진행 중이다. 영국 의회나 노르웨이(다시 올림픽 개최지 권한을 가져가겠다고 하고 있는), 한국 국회도 마찬가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일본도 채택하길 바란다. 중국은 북한 난민 사태와 관련해서 현재에도 계속 벌어지고 있는 저 도덕적 인도주의적 위기에 전혀 대응을 안 하고 있다. 우리는 중국 정부를 '도덕적 가치관'을 통해 접근할 수가 없다, 그들은 우리와 똑같은 도덕적 가치관을 갖고 있지 않으니까 말이다.

생각해보라, 김정일 정권은 세상 최악의 정권이다. 지난 쓰나미로 많이 죽었다고들 하는데, 그때 죽은 사람들 전부 합해봐야 김정일이 죽인 숫자의 채 5%도 안된다.

-정확히 언제부터 언제까지 죽인 사람들을 말하는 건가.

△김일성, 김정일 정권을 통틀어서 말이다, 정치 수용소에서 죽은 사람들, 굶어서 죽은 사람들, 하여간 쓰나미로 죽은 사람은 그들이 죽인 사람의 5%에도 채 못미친다. 이들 부자는 쓰나미 희생자의 22배가 넘는 숫자를 죽였다. 쓰나미 피해만 해도 상당하고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는데, 김정일의 살인에 대해서는 아무런 조치도 안취하고 있다. 이건 문제다.

-하지만 적어도 김정일은 조지 부시처럼 남의 주권국을 거짓 WMD 핑계를 대고 침략해서 1년 가까운 시간에 10만명이 넘는 인간을 죽여 없애지는 않았지 않나.

△이라크 전쟁을 말하는 건가. 나는 이렇게 본다. 여기서 중요한 건 인권이고, 북한에 인권과 평화를 가져다 주는 거다. 우리가 계속 김정일을 '달래기(appease)'만 하면 그거야 말로 낭비이다, 평화는 더욱 멀어질 것이다.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질문하겠다, 제2기 부시 행정부가 북한 인권 문제를 해결하려는 이런저런 노력들에 도움이 될 것 같은가.

△그러길 바란다.

-나는 좀 의심이 많이 가는데?

△부시는 마음은 좋은 사람이다.

-대단히 죄송하게도 나는 그런 식의 이분법은 믿지 않는다. 좋은 마음, 지독히도 나쁜 정책. 김정일에 대해서도 똑같이 말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인터뷰에 응해주어 감사하다.

레베카 김 객원기자  rebecca@ngotimes.net

2005년 2월 22일 오전 8시 57분에 작성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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