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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생각/성과관리(08-2)

중점업무보다 상시업무가 더 중요하다

by 자작나무숲 2008. 10. 23.

성과관리(3) 정부 성과관리시스템의 설계

성과관리 모델

성과와 성과관리의 기본 개념을 이해했다면 이제 정부 성과관리시스템을 설계하기 위한 개념적 틀을 배울 차례다. 먼저 ‘개념적 연계’가 중요하다.

“개념적 연계는 시스템 연계의 전제조건이다. 개념적 연계구조가 설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시스템을 연계하는 것은 업무중복을 초래한다. 또한 시스템의 진화나 변화 필요성에 효율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1~2년 후에 시스템을 바꿔야 하거나(예산낭비), 업무수행이 불필요하게 복잡해지고(시간 낭비), 필요한 정부(지식)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어려워서, 업무의 평가와 개선이 공정하고 적시에 이루어지기 어렵다.”

멀리 갈 것도 없다. 함께하는시민행동한테서 ‘밑빠진독’ 상을 받는 영광을 누린 교육부의 네이스(NEIS)가 대표적이다. 의욕적으로 시작했지만 계속 헛바퀴만 돌고 있는 통합형사사법망 시스템도 마찬가지다. 네이스는 기존 시스템이 있는데도 억지로 구축한데다 복식부기 시스템을 구현하지 못해 몇 년만에 쓰레기통에 들어가야 할 처지다. 통합형사사법망은 검찰이 주도해 시작했지만 경찰과 법원에선 검찰 독주를 우려하며 반발한다. 둘 다 인권침해 논란이 있는 것도 공통점이라 하겠다. 

상시 업무와 중점 업무도 꽤 논쟁이 벌어질만한 주제다. 공동성은 “대통령제 하에서 대통령의 중점적 국정과제와 기관장의 중점적 정책/사업과제는 중/단기적 관리체계”라면서 “이는 정부의 계속적이고 상시적인 장/중기적 기능과 효과적으로 연계되어야한다.”고 강조한다. 여기까지는 별 논란이 없을거다. 하지만 그 다음부터 현행 정부 제도와 배치되는 의견을 제시한다. 

공동성은 “정부 성과관리시스템은 상시 업무(정책/과제)가 근간이 되고 중점 업무는 상시 업무에서 도출해야 한다.”는 원칙을 밝혔다. 이는 현행 정부업무평가와 정 반대되는 입장이다. 그는 “중점적으로 관리되지 않거나 측정되지 않는 업무도 소홀히 할 수 없는 것이 공공기관의 가치관이며, 이를 소홀히 할 경우 쉽게 관리대상이 된다. 즉, 잘 하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은 업무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또한 현 정권이 또는 현직 장관이 중시하는 업무에 초점을 맞출 경우 시스템의 잦은 변경으로 인해 장기적으로 낭비 초래할 수 있다.”

정부업무평가처럼 중점 업무만 위주로 하면 어떻게 될까? 공동성은 “장관이나 정권이 바뀔 때마다 새롭게 성과관리시스템의 틀을 짜야 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상시 업무를 강조하는 것은 “국민이 정부를 신뢰하는 것은 계속성에 기반한다.”는 이유 때문이라는 것. 그는 “중점 업무 위주는 경영학 개념에서 따왔다.”면서 “하지만 선택과 집중을 하는 것은 정부의 기본 역할을 포기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상시업무를 잘하는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외딴 섬 우편 배달도 해야 한다

언뜻 잘 이해가 가지 않을 수도 있겠다. 공동성은 이런 비유를 통해 상시 업무와 중점 업무의 차이를 보여준다. “주민이 한 명 밖에 없는 외딴 섬이 있다. 한 명밖에 없는 주민에게 우편물을 보내야 한다. 기업이라면 견적이 안나오는 일을 할 턱이 없다. 어느 누가 많아봐야 몇 천원을 받고 배를 타고 험한 바다를 건너 우편물을 전달하겠는가. 하지만 그런 일을 하는게 정부의 ‘의무’다.

정부는 돈이 안되더라도 ‘항상’ 해야 하는 업무를 계속 해야 하고 그게 바로 정부가 존재하는 이유다. 물론 외딴 섬에 우편물 배달하기 같은 업무를 성과측정하기는 어렵다. 잘해야 기본을 한 것밖에 안된다. 하지만 우편물을 배달하지 못하면? 그건 정부 신뢰를 깎아 먹는 것이 된다.”

개념틀을 잡을 땐 용어 정의와 통일도 대단히 중요한 문제다. 공동성은 현재 정부업무관리와 성과관리 등 제반 행정혁신사업이 긴밀하게 유기적으로 움직이지 못하는 이유로 “용어 사용이 통일되지 못하고 같은 용어라도 쓰는 사람이나 기관에 따라 다르게 이해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용어의 정의는 개념(학술) 차원이 아니라 ‘관리적’ 차원에서 다시 정의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예를 들어보자.

공동성은 토의를 돕기 위한 정의임을 유의하라는 전제와 함께 ‘정책’을 예로 들었다. 그가 보기에 정책은 관리대상으로는 적절하지 않다. 한국에서 시행하는 정책평가는 실제로는 사업평가인 경우가 많다. “정책평가는 가치적이고 주관적이고 이념적이다. 이는 사업평가와 쉽게 연계하기 힘들다.

임대주택사업 평가는 가능하지만 임대주택사업이 바람직한 주택정책인지는 가치관 문제다. 햇볕정책은 대북정책의 가치관이자 전략이기 때문에 햇볕정책의 일환인 금강산관광이나 개성공단사업의 성과를 평가하기는 가능하지만 햇볕정책을 평가하는 건 지극히 주관적이다.

또 다른 예로 공동성은 사업을 들었다. 그는 사업에 대해 “어떤 사업이 하나의 독립적 사업이 될 수 있느냐 여부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공동성은 “정부가 10억 이상 사업을 재정사업 자율평가 대상으로 획일화하면서 ‘사업 쪼개기’가 나타났다.”면서 “독립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효율적인가” “독립적으로 예산을 집행하는 것이 적절한가” “독립적인 평가가 타당한가” 등 ‘관리상’ 기준을 고려해 사업을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과관리시스템 설계하기

① 미션: 조직이 존재하는 이유부터 찾아라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성과관리시스템을 설계해보자.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조직의 미션을 확인하고 설정하기다. 공동성은 “정부 업무에서 미션이라는 개념이 적절한지 고민이다.”면서 “차라리 ‘기능’으로 접근하는게 더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고 털어놨다. 어쨌든 흔히 쓰는 표현을 따라 ‘미션’이라고 지칭한다.

조직의 미션은 바로 조직이 왜 존재해야 하는지 존재이유를 설명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사회환경과 함께 자기 조직이 다른 조직과 어떻게 다른지 분석해야 한다. 가령 경찰청과 소방방재청, 통일부와 외교부, 대통령비서실과 각 정부부처가 비슷한 조직들이 될 것이다. 이들 사이에 차이점을 정확하게 분석해야 기능 중복을 피하고 긴밀하게 업무를 협조하고 책임소재를 분명히 할 수 있다.

② 가치관과 접근방법

미션 설정 다음은 가치관과 접근방법을 설정하는 것이다. 경찰청은 현장보존이 우선일 것이고 소방방재청은 인명구조가 우선일 것이다. 이처럼 조직이 추구하는 가치관과 업무처리에 필요한 기본적 접근방법을 규정하는 것이다.

③ 중장기 목표 혹은 비전

세 번째로는 조직의 중장기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흔히 ‘비전’이라고 부르는 거다. 여기에는 실현가능성, 우선순위 분석, 중장기 로드맵 작성 등이 필요하다. 실현가능성 분석은 조직의 장단점, 환경 제약요인, 소요자원 등을 포함한다. 우선순위 분석은 조직의 임무를 달성하기 위해 우선적으로 무엇을 달성해야 하는가를 분석한다. 즉 일의 순서를 ‘인과적’으로 분석한다. 중장기 로드맵은 실현가능성과 우선순위 분석을 토대로 전략적으로 달성가능한 목표를 일정 시간별(5년 혹은 2~3년)로 설정한다.

여기서 공동성은 재미있는 사례를 든다.

교육문제는 항상 나오는 개혁과제다. 정부는 주로 초중등과정에 주목하고 그 분야에 예산 우선권을 둔다. 하지만 공동성이 보기에 이는 인과관계를 잘못 짚었다. 공동성은 “인과관계를 고려할 때 대학원 수준을 높이는 게 먼저”라고 주장한다.

“국내에서 받는 박사학위보다 외국 특히 미국에서 받은 박사학위를 더 쳐주는 상황에선 모두가 미국 대학원을 생각한다. 처음엔 한국에서 대학을 마치고 미국 대학원에 유학했지만 점차 미국 대학으로 바로 가다가 이제는 아예 초중등 과정도 미국에서 시작해 미국에서 대학원까지 끝내는 추세다. 국내 대학원 수준이 높아지고 국내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아도 교수가 될 수 있다면 자연스레 국내 대학원에 들어가기 위한 경쟁이 높아질 거고 그럼 국내 대학 수준도 높아지는 효과가 생긴다. 이는 다시 국내 초중등과정을 선진화시킨다.”

④ 전략

이제 구체적인 전략을 세울 차례다. 전략은 먼저 사업을 선정하고 사업을 설계하는 순서로 이뤄진다.

“중장기 목표(비전)를 달성하기 위한 주요사업을 선정한다. 즉 중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현재 무슨 사업을 해야 할 것이고, 장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현재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를 전략적으로 고려해 사업을 선정한다. 사업은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종속변수)를 결정하는 독립변수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정부가 어떠한 사업을 선정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은 목표 달성 뿐 아니라 얼마나 빨리 효과적으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가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과정이다.”

사업설계는 세가지를 고려해야 한다. 먼저 “중장기 목표가 무엇을 뜻하는지 분명히 한다.” 그 다음으로 “중장기 목표가 어느 정도 달성되었는지를 판단할 근거를 명시한다.” 마지막으로 “중자익 목표를 어떻게 달성할 것인가를 밝힌다.”

⑤성과지표 개발

중장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주요사업을 선정해 사업설계를 마쳤다면 모교 달성여부를 결정하는 성과지표를 개발한다. 성과지표는 경제적 성과, 민주적 성과, 공익적 성과 세가지 측면을 감안한다.

경제적 성과를 위해서는 목표와 사업의 성격에 따라 적절한 지표를 혼용한다는 점과 각 사업별로 성과지표를 구축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민주적 성과를 위해서는 뒤에 다시 나오겠지만 성과지표 선정이 논리적 과정이 아니라 정치적 과정이라는 점이 중요하다다. 따라서 성과지표 개발에 누가 참여하느냐가 중요하다. 그래서 시민이 참여해야 한다. 공동성은 “지금은 공무원과 교수들이 성과지표 선정을 한다. 거기에 컨설팅회사들이 장사를 위해 끼어드는 구조다.”면서 “성과지표 선정과정에서 투명성과 공개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익적 성과를 위해서는 성과지표가 ‘해야 할 일을 하는’ 의지를 약화시키지는 않는지 계속 분석하고 성과지표를 개선해야 한다. 성과지표에 관계없이 ‘해야 할 일을 하는’ 경우는 적시에 성과평가에 반영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공동성은 이렇게 꼬집는다. “정부가 제대로 기능하려면 위험을 택하는 공무원을 장려해야 한다. 하지만 지금 제도는 무난한 사람을 승진시킨다. 아홉 번 잘해도 한 번 잘못하면 실패하는 제도에서는 성과관리도 없고 정부개혁도 없다.”

⑥성과측정

성과를 측정할 때 가장 강조해야 할 것은 측정 목적이 평가인가 개선인가 여부이다. 다시 말해 평가를 위해 평가할 것인가, 개선을 위해 평가할 것인가 여부다. 누구나 후자라고 답하겠지만 현실에선 전자가 압도적이다. 자 그럼 성과평가 시스템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 고민해보자.

성과평가시스템 설계하기

현재 정부 성과평가는 조직/기관, 정책/과제 단위의 정부업무평가, 사업 단위의 재정사업자율평가, 개인 차원의 직무성과계약 등이 존재한다. 사실 한국의 성과평가시스템은 너무 급하게 도입됐고 그만큼 부작용도 심각한 상태다.

참여정부 초기 성과평가시스템 도입 과정에 자문을 한 경험이 있는 공동성은 “당시 도입하는데 10년은 잡아야 한다고 했더니 당국자가 난색을 표하더라.”면서 “사실은 10년도 최소한으로 설정한 기간이었다.”고 아쉬워했다.

공동성은 만약 하나씩 도입하는 방식이었다면 사업평가부터 하는게 맞았을 것이라고 본다. 그는 기관평가는 불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건 “축구팀과 배구팀을 비교하는 것과 똑같기 때문”이다. 더구나 현재처럼 서열을 기관별로 매기는 방식은 폐해가 너무 크다. 공동성은 개인 차원의 평가는 다른 평가시스템이 완비된 후에 마지막으로 도입해야 한다면서 현재 직무성과계약도 부정적으로 본다.

성과평가시스템은 크게 △타겟 시스템 △랭킹 시스템 △정보 시스템 △혼합 등 네가지 유형이 있다. 타겟 시스템은 목표를 정하고 달성 여부를 확인하는 방식이다. 랭킹 시스템은 점수를 매겨서 평가하는 방식이고, 정보 시스템은 정보기관 등에서 하듯 정보의 질을 분석한다. 혼합은 타겟 시스템과 랭킹 시스템을 결합한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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