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일의 썸머, 5000일의 스타벅스
스타벅스에 앉아있다. 두시간쯤 됐다. 시계를 보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스타벅스에서 노트북을 켜고 두시간쯤 되면 인터넷 연결이 끊어진다. 몇 달 전부터 어김없이 일어나는 일이다. 처음엔 당황했지만 이젠 놀랍지 않다. 다만 짜증이 켜켜이 쌓일 뿐이다. 연인들이 이별할 때가 다가오는 걸 서로 느낌으로 알 듯이. 인터넷을 끊는 건 정을 떼라고 스타벅스가 배려해 주는 거라고, 그렇게 생각해 본다. 그렇게라도 생각해야 조금은 덜 짜증스럽다. 하지만 마음이 완전히 평화로워지긴 쉽지 않다. 하필 뒷자리에 모여앉은 손님들 떠드는 웃음소리가 무척이나 거슬린다. 톰이 500일의 중간쯤 언젠가 그토록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던 썸머의 특징들이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듯이. 스타벅스에 처음 가본 건 2008년 즈음이었다. 스타벅스를..
雜說
2025. 6. 25. 22: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