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 화장실
4년 전 취재를 위해 영국 런던을 방문했을 때 “런던에서 가장 붐빈다”는 워털루역을 찾은 적이 있다. 영화 ‘본 얼티메이텀’에 등장하는 현장을 직접 보고 싶어서였지만 정작 눈길을 사로잡은 건 그 넓은 기차역 한가운데 자리잡은 공중화장실이었다. 화장실 입구에는 30페니, 한국 돈으로 500원 가량 내라고 큼지막하게 써 있었다. 한켠에는 동전 교환기도 있었다. 투덜대며 화장실에 들어섰다. 지하철 개찰구처럼 돼 있는 곳에 동전을 넣으려고 보니 고장났다고 적힌 팻말이 걸려 있었다. 결국 돈을 내지 않고 화장실을 이용하면서 쓴웃음만 났다. 가뜩이나 맛없는 음식과 비싼 공공요금, 끔찍하게 느리고 비싼 인터넷환경에 지쳐있던 외로운 여행객은 고장난 유료 화장실을 보며 “유럽은 도버해협에서 끝난다”는 말을 되뇌었다. 내..
예산생각
2015. 4. 20. 1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