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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횡사해328

6주간9개국 주유기(3-3) 나일강에선 모스크와 교회가 한눈에 보인다 이집트 나일강은 첫느낌이 한강과 비슷하다. 도시를 가로지르고 폭이 엄청나게 넓다. 역사를 아는 사람이라면 나일강 줄기를 바라보며 긴 상념에 잠길 수밖에 없을 것이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달리는 차 속에서 정신없이 사진을 찍었다. 나일강과 첫만남을 기억하고 싶었다. 나일강은 이집트에 엄청난 풍요를 선물했다. 나일강 퇴적물 덕분에 이집트는 한때 로마제국을 먹여살리는 식량기지 구실을 했다. 카이사르나 옥타비아누스가 군대를 이끌고 이집트에 장기간 머물렀던 것은 이집트 밀 생산이 로마제국 안보에 얼마나 중요했는지를 보여준다. 물론 아스완댐 건설 뒤 이집트 농업생산량은 급감했다고 한다. 아스완댐을 건설하자 주기적인 나일강 범람이 사라졌다. 예전엔 농지였던 곳까지 건물이 들어서면서 농지 자체가 줄어들어 버렸다. 이.. 2012. 6. 13.
세상에서 가장 한류(韓流)에 취해있는 어떤 나라 지난주 금요일(2012.5.25) 1박2일로 충청북도 제천에 다녀왔습니다. 한국언론정보학회가 주최하는 봄철 학술대회가 세명대학교에서 열렸는데 토론자로 참여할 기회가 생겼기 때문입니다. 제천에 가본 것도 처음이고 학술대회에 토론자로 참가해본 것도 처음이었습니다. 제천은 무척이나 공기가 상쾌하고 산도 멋있었습니다. 중간중간 보이는 자작나무 가로수들도 제 눈을 사로잡았구요. 학술대회 토론자라는 건, 뭐랄까 머릿속이 멍해진 상태를 얼마나 극복하느냐가 관건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지난해 10월18일 국회에서 공공외교포럼 토론자로 나선 적이 있는데 제가 배정받은 시간은 10분이었습니다. 5분쯤 얘기하다가 정신이 들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지금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거지?' 나머지 5분은 횡설수설과 식.. 2012. 5. 28.
보시라이와 함께 사라져버린 '충칭식 경제발전' 오는 10월 중국 베이징에선 제18차 중국공산당 전국대표자대회(당대회)가 열린다. 이 회의에선 총서기 겸 국가주석을 선출한다. 그리고 총서기와 함께 중국 공산당을 이끌 정치국 상무위원 9명을 선출한다. 쉽게 말해 향후 10년간 중국을 이끌 최고권력자들이 공식적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이런 와중에 유력한 상무위원 후보였던 보시라이 전 충칭시 당서기가 정치국 상무위원 후보에서 사실상 탈락했다. 중국 국가지도자들을 결정하는 것은 선거가 아니다. 공청단, 태자당, 상하이방 등 주요 파벌들 사이에 서로 총성없는 권력투쟁이 쉬지 않고 일어나고 있다. 혁명 원로인 보이보 전 부총리의 차남이자 태자당 선두주자가인 보시라이(薄熙來)가 불과 몇 개월 사이에 권력 중심부에서 사실상 퇴출돼 버린 사건은 그동안 베일에 가려 있던.. 2012. 5. 21.
공공외교 활성화, 외교통상부에 제안한다(3) - 문화외교자문위원회 개혁 한국의 국가이미지를 높이고 외국 시민 개개인의 ‘이해와 공감’을 얻어 한국의 품격을 높이자는 담론은 넘쳐난다. 하지만 장기적이고 큰 그림에 입각하지 않으면 한때 잘나가다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린 ‘홍콩 영화’ 전철을 밟지 말라는 보장이 없다. 바로 장기성과 일관성을 강조하는 ‘공공외교’가 한국에게 필요한 이유다. 최근 K팝 열풍이 유럽에서 눈에 띄는 성과물을 낸 뒤 정부 일각에선 장기전략 없이 한류 바람에 편승해 단기 실적만 챙기려는 징후가 곳곳에서 감지된다. 심지어 일부 해외문화원에선 현지 K팝 팬들을 동원한 관제시위까지 벌이는 지경이다. 2011/10/25 - [공공외교] - 공공외교, 이것만은 하지말자2011/08/01 - [공공외교] - 문화체육관광부, 해외에서도 '한류' 관제데모 사주하나 우리 .. 2012. 5. 16.
공공외교 활성화, 외교통상부에 제안한다(2) - 국립외교원 개혁 공공외교가 상대국 국민들의 마음을 직접 얻는 것을 목표로 하는 활동이라면 수행주체 또한 정부와 국민이 모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일부에선 전통적 외교와 달리 공공외교에선 민간외교만 강조하고 외교관들의 역할을 고려하지 않지만 이는 공공외교에 대한 얕은 이해를 대변할 뿐이다. 공공외교에서도 전통적 외교와 마찬가지로, 아니 어떤 면에서는 더 많이 외교관의 역할을 필요로 한다. 외교관이 공공외교에 대한 수준 높은 인식을 갖고 해외에서 활동하려면 단순히 전통적 외교관에게 요구했던 것 이상을 갖춰야 한다. 단순하게 말한다면, 주재국 동향을 잘 아는 것을 넘어 주재국 국민들의 정서와 사회문화적 특성까지도 제대로 알아야 한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공공외교의 기본 개념, 공공외교가 왜 21세기 국가전략으로서 중요.. 2012. 5. 15.
공공외교 활성화, 외교통상부에 제안한다(1) - 정보공개확대 우연한 기회에 외교통상부에서 를 한다는 걸 알게 됐다. 지난해 공공외교를 주제로 6주에 걸쳐 해외취재도 해봤고 10회에 이르는 공공외교 기획보도도 해본 경험도 있고 해서 그냥 지나치질 못하고 이것저것 자료조사 끝에 몇 자 적어봤다. 사람 욕심이란게 적다 보니 아주 큰 틀은 아니더라도 외교부에서 이건 좀 고쳐야 하지 않을까 싶은 세 가지를 공모제안서로 제출했다. 부족한 제안이지만 독자제위와 공유하기 위해 순서대로 공개해 보도록 한다. http://www.epeople.go.kr/jsp/user/pp/assign/UPpAssignRead.jsp 공공외교 전문가들이 공공외교를 위한 기본 요건으로 강조하는 것은 쌍방향성과 투명성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외국 시민뿐 아니라 자국 시민들과도 정보를 공유하고 이해와.. 2012. 5. 14.
국경을 넘는 인문학 모색하는 자리 열린다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한민족’과 ‘한국 국민’ 사이에는 상당한 괴리가 존재한다. 200만명을 헤아리는 ‘조선족’은 국적으로는 중국인이다. 일본 정부 통계상으로 60만명에 이르는 재일동포 중에는 남북한 어디에도 속하지 않고 무국적자로 남아 있는 ‘조선적’(朝鮮籍)이 존재한다. 거기다 최근 외교문제와 얽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탈북자들도 있다. 국민국가를 넘어선 혹은 벗어난 사람들인 조선족, 조선적, 탈북자들은 우리에게 국민국가를 넘어서는 더 넓은 시야를 요구한다. 한양대 소속 두 연구기관인 비교역사문화연구소와 글로벌다문화연구원이 다문화시대에 맞는 인식을 갖기 위해 필요한 다양한 고민거리를 던져 주는 인문학 대중강좌를 다음 달 4일부터 매주 금요일 저녁 개최한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국경을 넘는 인문학.. 2012. 4. 26.
[6주간 9개국 주유기(8-1)] 런던 애비로드를 뒤덮은 다국적 샤이니 팬 2011년 6월 15일 유로스타를 9시13분 탑승했다. 10시34분에는 영국 런던에 도착했다. 영국은 유럽연합이면서도 바젤협약 당사국이 아니다. 그래서 헝가리에서 독일 갈때나 프랑스 갈때는 출국수속이 따로 필요없었지만 프랑스에서 영국에 갈때는 출국수속을 밟아야 했다. 여권에 도장 하나를 새로 찍었다. 19일 일요일 런던 애비로드에서 샤이니는 쇼케이스를 했다. 정확히 표현하는게 중요하다. 샤이니 쇼케이스는 당초 일본 언론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한국 기자들은 엄밀히 말해 군손님이었다. 이날 공연은 샤이니가 EMI뮤직 재팬과 계약을 맺고 일본에 데뷔한 것을 기념하는 사전 프로모션 차원에서 열린 행사였다. 일본 언론인들 다수가 초청을 받았다. 한국 언론인들은 현지 특파원이거나 이러저러한 이유로 현지에 있거나 .. 2012. 4. 25.
[6주간 9개국 주유기 (7-3)] SM타운돌이 공연, 나도 좋은 카메라가 있으면 좋겠다 프랑스 파리에 도착하자마자 급작스럽게 한국 아이돌그룹 공연을 주제로 현지 기획기사를 쓰라는 취재지시를 받았다. 당시 편집국 부장단회의에선 나한테 아이돌 공연 취재를 맡기는 것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고 한다. '과연 저 친구가 아이돌그룹 이름이나 제대로 알까?' 의구심이 들었기 때문이란다. 귀국하고 나서 그 얘길 들으면서 나는 '역시 언론사 짬빱은 대단하구나' 싶었다. 사실 나는 아이돌그룹 이름도 제대로 모른 채 취재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공연을 시작하고 나서 어떤 아이돌그룹이 춤추고 노래하는 걸 보면서 나는 생각했다. '샤이니는 언제 나오나... 공연 순서표에는 샤이니라고 돼 있는데 재네는 누구지?' 걔네는 바로 샤이니였다. 샤이니라는 이름을 공연 시작 전 받아본 공연 순서표에서 처음 인식한 나는 이들이 .. 2012. 4.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