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발전기금은 1996년 제정된 여성발전기본법에 따라 만든 기금이다. 2015년 여성발전기본법이 양성평등기본법으로 개정되면서 여성발전기금도 양성평등기금으로 바뀌었다.
2006/12/20
정부가 특정한 목표를 ‘진흥’하기 위해 진흥법을 만들고 진흥원을 만들며 진흥기금을 신설한다. 여성발전기금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여성발전기금은 기금존치 자치에 대한 논란이 벌어지고 있음에도 여전히 기금을 운용하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조성재원과 사업의 연계성 부족, 사업의 신축적 운용 불필요, 일반회계와 기금간 분담기준 미약 등을 이유로 폐지가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많다.
여성발전기금은 여성발전기본법 제29조에 근거해 1997년부터 기금을 조성해 1998년부터 여성정책과 인력개발 등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2007년도 기금조달 규모 계획(정부안)은 385억원으로 복권기금 전입금이 124억원, 이자수입 14억원, 민간출연금 2억원, 자금회수가 245억원이다. 조달된 기금은 사업비 279억원, 여유자금 예치금 39억원, 복권기금 반납액 66억원으로 운용될 계획이다.
여성발전기금은 1997년부터 정부출연금을 통해 자금을 조달해 왔다. 하지만 일반회계사업과 기금사업의 차별성 부족 등을 이유로 정부출연금은 2006년도부터 반영되지 않았으며 2007년도 역시 기금운용계획안에 반영되지 않았다. 정부출연금이 중단된 2006년도부터 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보이지만 민간출연금은 2006년도 3억원, 2007년도 계획 2억원에 불과한 실정이다. 기금이 갖춰야 할 재원 독립성과 재원확보에 문제가 있는 셈이다.
더 큰 문제는 여성발전기금 사업 대부분이 예산사업과 유사하거나 중복된다는 점이다. 여성발전기금 사업 가운데 여성취업과 창업지원, 전업주부 재취업훈련 지원 사업은 여성부 예산사업의 여성인력개발과, 기금사업의 국제결혼이주여성 지원과 결혼이민자가족아동양육지원은 여성부 예산사업의 결혼이민자가족지원 및 지원센터 운영지원과, 성매매방지사업과 성매매피해자자활지원은 예산사업의 성매매방지 및 피해여성보호와, 가정성폭력피해회복 및 재발방지는 가정폭력·성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와 유사한 사업이다.
복권기금 전입금도 집행률이 낮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2004년부터 복권기금 전입금으로 조달한 자금은 가정폭력피해회복과 재발 방지사업, 성매매방지사업, 성매매피해자활지원 등 사업으로 운용한다. 하지만 집행실적이 부실해 2004~2005년 동안 총 187억원(2004년 76억원, 2005년 111억원)의 32.1%에 해당하는 60억원을 불용했고 융자금상환액과 이자 등을 포함한 집행잔액 66억원을 복권위원회에 반납할 계획이다.
폐지에서 회생으로, 끊이지 않는 논란
2004년 기획예산처가 최초로 벌인 기금존치평가와 이를 바탕으로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가 내놓은 기금정비방안은 모두 여성발전기금을 폐지해야 한다고 결론내렸다. 기획예산처 기금운용평가단이 2004년 8월 낸 ‘기금존치평가보고서’는 여성발전기금에 대해 “2001년 여성부가 신설된 후 기금과 여성부 예산사업간 구분기준이 정립되지 않아 예산사업과 차별성이 없어 별도 기금사업으로 수행하는 것보다는 예산사업과 통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대부분의 기금사업이 신축적 재정운용과 여유자금운용 필요가 없어 일반예산사업으로 수행이 가능한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기금존치평가 결과를 기초로 각 부처와 기획예산처 의견과 공청회 등을 거쳐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는 지난해 5월 여성발전기금 폐지를 재차 권고했다. 하지만 여성발전기금은 지난해 9월 국무회의에서 존치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이는 △여성발전기금의 상징성 △기금폐지로 인한 지방여성발전기금에 미치는 파급효과에 대한 우려 △여성정책을 선도적으로 추진할 필요성 등 때문이었다. 말 그대로 ‘정치적 이유’로 살아남은 셈이다.
여성발전기금 존치 논란에 대해 최창행 여성가족부 양성평등문화팀장은 “여성발전기금은 여성발전기본법에 의거해서 운용하고 있다”며 “이미 지난해 정부가 존속시키기로 했으니 그게 곧 정부입장 아니냐”며 논란을 일축했다. 그는 예산사업과 중복된다는 일부 문제제기에 대해서도 “어느 기금이나 예산사업과 중복성 논란은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2006년 12월 18일 오후 19시 40분에 작성한 기사입니다.
시민의신문 제 680호 10면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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