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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생각/시민의신문 예산기사

법안처리 실적 급격히 나빠져

by 자작나무숲 2007. 4. 6.
법안처리 실적 급격히 나빠져
17대 국회 생산성-그림자
안건 처리율 44%, 가결율 24% 불과
2006/10/11
강국진 기자 globalngo@ngotimes.net
하나가 막히면 모든 것이 막히는 곳. 국가보안법 등 4대 개혁입법을 비롯해 전효숙 헌법재판소장 임명을 둘러싼 논란 등 국회는 정치적 쟁점만 터지면 정책기능이 실종되는 악폐를 되풀이하고 있다. 정기국회를 시작했으면서도 정작 해야할 역할은 시작도 제대로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런 현실은 안건처리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10월 10일 현재 17대 국회 들어 지금까지 2년 동안 상정된 안건은 모두 5117건에 이른다. 16대 국회 4년 동안 상정된 안건이 3172건이었음을 고려할 때 지금 추세대로라면 17대 국회는 16대 국회에 비해 3배가 넘는 안건을 상정한 셈이 된다. 문제는 상정된 안건은 폭증한 반면 처리·가결한 숫자는 한참 못 미친다는 데 있다. 지금까지 처리한 안건은 모두 2235건, 가결한 안건은 1269건이다.

지난 2005년 12월 한나라당을 제외한 열린우리당, 민주당, 민주노동당 3당의 정책공조와 김원기 국회의장의 직권상정으로 사립학교법 개정안이 본회의에 상정되자 한나라당 의원들이 본회의 저지를 위해 열린우리당 의원들과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양계탁기자

지난 2005년 12월 한나라당을 제외한 열린우리당, 민주당, 민주노동당 3당의 정책공조와 김원기 국회의장의 직권상정으로 사립학교법 개정안이 본회의에 상정되자 한나라당 의원들이 본회의 저지를 위해 열린우리당 의원들과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법률안 절반 이상이 미처리

상정안건과 비교할 때 처리율은 44%, 가결율은 24%에 불과하다. 이는 16대 국회 처리율과 가결율 74%와 47%에 비해서도 대단히 낮은 성적이다. 16대 국회는 상정안건 3172건 가운데 2347건을 처리했고 가결안건은 1491건이었다. 법안심사와 정책생산이 가장 중요한 기능 가운데 하나인 점을 고려할 때 국회 생산성은 여전히 국민들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처리한 안건과 가결한 안건을 총 비용으로 나눠 보면 안건 하나를 처리하는 데 4675만원이 들었다. 안건 하나를 가결하는 데 든 비용은 1억8850만원이었다.

안건 가운데 의원발의·정부제출 법률안을 기준으로 본다면 모두 853건의 법률안이 통과돼 법률안 1건이 통과되기 위해 쏟아부은 돈은 2억8042만원에 이른다. 16대 국회 당시 4억7084만원에 비하면 절반 가까이 줄었지만 여전히 고비용 구조는 계속되고 있다. 그나마 의원발의를 통해 처리된 법률안건 비율은 전체의 31%에 불과해 16대 국회 38%보다도 줄어들었다.

특히 심각한 것은 의원발의법률안 가운데 미처리법률안 비율이 55%나 된다. 의원발의법률안 가운데 폐기된 안건도 16.4%에 이른다. 의원발의법률안 가운데 가결된 안건 비율 13.6%와 비교해 볼 때 절반이 넘는 법률안이 발의하자마자 묻혀버리는 셈이다. 반면 정부가 제출한 법률안 가운데 폐기된 안건은 3%, 미처리된 안건은 4.9%에 불과했다. 16대 국회에서 의원발의법률안 중 폐기법률안은 20.1%, 미처리법률안이 22.5%였으며 정부제출법률안 중 폐기법률안은 4.8%, 미처리법률안은 1.6%였다.

17대 국회 처리 의안 통계.
시민의신문 
17대 국회 처리 의안 통계.

“정책이 정치 볼모로 잡혀 있다”

이런 결과에 대해 정창수 시민의신문 기획의원은 “의원들이 17대 들어 의안 상정은 많이 하지만 충분한 준비와 논의가 부족하기 때문에 처리와 가결이 잘 안되는 것”이라며 “실적 위주에서 벗어나 실질적인 내용을 채우는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여전히 국회 생산성에 문제가 있으며 양적인 생산성 증가마저도 실속이 없다는 것을 반영한다”고 꼬집었다.

정 기획위원은 “예전처럼 ‘아무 일도 안 한다’는 비판을 듣던 것보다는 분명 나아졌지만 안건처리 실적 자체가 떨어지는 것은 내용 자체에 문제가 있거나 지속적으로 일을 추진하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국가보안법 폐지나 사학법 재개정 문제 등 계속되는 첨예한 논란이 다른 안건 처리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것도 의안 처리를 가로막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 전문위원은 이를 “정책이 여전히 정치의 볼모로 잡혀 있다”는 말로 표현했다.

김민영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17대 국회에서도 들어 국회 파행이 상당히 많다”며 그런 문제가 가결율과 처리율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큰 쟁점 한 두개 때문에 전체가 다 멈춰버려 시급하게 처리해야 할 안건마저 뒤로 밀리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고 국회를 비판했다.

김 처장은 이와 함께 “이제는 국회가 국민들의 요구를 수렴해 입법화하고 갈등을 조정하고 중재하는 본래 기능에 충실해야 한다”며 “국회가 갈등조정자가 아니라 갈등을 일으키고 부추기는 구실만 하는 것은 상당히 부정적”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그는 “예산심의를 매우 허술하게 하는 측면에 대해 집중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강국진 기자 globalngo@ngotimes.net

2006년 10월 10일 오후 19시 5분에 작성한 기사입니다.
시민의신문 제 671호 7면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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