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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어민 복지 핑계 개발업자만 배불린다(060809)

예산생각

by betulo 2007. 4. 6.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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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2007년도 예산안(4) 농업예산

농업예산도 개발위주

2006/8/9

농림부가 2005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제1차 농림어업인 삶의 질 향상 및 농산어촌지역개발 5개변 기본계획(2005~2009)’ 예산의 절반 이상이 개발사업에 쓰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농어민 삶의 질을 개선한다는 명목으로 개발업자에게만 이득이 돌아간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사람이 살고 소득이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생활기반이 좋아진다”는 점을 지적하며 “앞뒤 순서가 뒤바뀐 정책추진”이라는 전문가 지적도 제기된다.

농림부 재정과 기금운용 구조 예산구조는 지나치게 복잡하다. 일반회계 1개, 특별회계 5개, 기금 7개가 농림부 재정을 구성한다. 특히 내부거래지출은 가뜩이나 복잡한 구조를 더 복잡하게 만든다.

농림부 2006년 예산 규모는 총계기준으로 16조4510억원이었다. 이 가운데 일반지출 규모는 7조3203억원이었고 내부지출거래는 9조1307억원이다. 내년도 예산 요구액은 총계기준 17조1103억원이고 이 가운데 내부거래지출은 9조9924억원에 달한다.

정부는 5년간 20조2731억원에 이르는 투·융자를 통해 농산어촌의 삶의 질을 높인다는 복안이다. 이 사업은 △복지증진 △교육여건개선 △지역개발 △복합산업 부문으로 이뤄진다. 이 가운데 지역개발이 차지하는 비중은 55.5%에 이르며 복지기반 확충 16.9%, 교육여건개선 15.5%, 복합산업 12.1% 등이다. 교육여건개선은 지방비 비중이 68.1%나 된다.

지역개발은 금액으로만 11조2480억원을 투입하며 국비 56.5%(농특세 37.4%, 일반회계 19.1%), 지방비 39%, 자부담 4.5% 등으로 재원을 조달한다. 기본계획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에 지역개발예산으로 2조2579억원을 투입한다. 농림부, 해양수산부, 농촌진흥청, 산림청, 행정자치부, 문화관광부, 건설교통부가 관여하고 있다. 농촌진흥청이 담당하는 농업인 건강관리실 설치와 행자부가 추진하는 소도읍개발도 지역개발사업 가운데 하나다.

서세욱 박사(국회 예산정책처 예산분석관)는 “소득개발을 통해 농어민 수입이 좋아지면 자연히 생활기반을 스스로 정비할 수 있다”며 “점진적으로 하드웨어가 아니라 소프트웨어 사업에 비중을 둘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이와 함께 낮은 집행률과 비슷한 사업을 여러 부처에서 추진하는 문제도 지적했다. 정부에서도 2005~2009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서 생산기반정비 등 하드웨어 성격의 인프라투자는 축소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현장에서 실제 바라는 것도 지역개발과 거리가 멀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 3월 발표한 ‘2005년 농업인 의식구조 변화와 농정현안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농업에 종사하는 것이 불만족스럽다는 이유는 열악한 교육여건, 농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 미흡한 복지시설, 열악한 주거환경 등이었다.

개발사업 위주로 막대한 예산을 쏟아붇는 것은 사실 이전 정부부터 이어져 온 ‘전통’이다. 정부는 우루과이라운드 타결을 전후해 개방에 대비하기 위해 농업구조조정과 경쟁력제고를 위해 지난 10년간 90조원에 이르는 재정을 투자했다. 1992~1998년에는 42조원 계획을, 1999~2004년에는 45조원 계획이었다. 회계ㆍ기금간 내부거래를 제외한 통합재정(예산+기금) 기준으로 1999~2004년에만 연평균 10조원(산림청과 농진청 제외)을 투입했다.

서 박사는 “당시에도 생산기반확충에 가장 많은 돈을 썼다”며 “하드웨어만 투자하니 농어민이 아니라 개발업자만 이득을 봤다”고 꼬집었다. “김영삼 정부 당시 농공단지 조정사업을 예로 들어 봅시다. 농공단지는 농외소득을 올리겠다는 것이었지만 가뜩이나 일손이 부족한 농촌에서 누가 일을 하겠습니까. 결국 업주는 일손이 없으니 농공단지에 안 들어가고 분양도 안 되면서 농공단지는 흉물로 변해버린 겁니다.

농어민들의 요구와 정부의 정책방향이 정반대 방향으로 가는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무엇보다도 탁상행정을 원인으로 지목한다. 지방자치단체장들에게 가장 중요한 문제는 다름 아닌 재선이다. 결국 전시성 행사에 눈길이 가게 되고 이는 다양한 개발사업과 건설공사로 나타난다.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줄 수 있는 복지정책은 눈에 잘 들어오지도 않고 티도 안나니까 도로 닦고 다리 놓는데 열중한다. 복지정책을 지방분권화했을 때 나타나는 폐해인 셈이다. 한 전문가는 “이런 구조를 바꾸지 않는 한 지역개발이라는 명목으로 계속되는 개발사업을 막을 방법이 없다”고 주장했다.

강국진 기자 globalngo@ngotime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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