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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3. 29. 12:13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자격미달

[북한인권] 사실 확인 안된 일방적 주장 기정사실화

자유권에만 초점, 종합적 고려 없어

2005/12/5. 시민의신문 제 626호 7면에 게재


북한인권 개선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지난 11월 17일 유엔총회를 통과한 북한인권결의안, 하지만 시민사회에서는 “인권정신에 입각해서 결의안을 비판한다”는 주장이 터져나온다. 


사실확인 안된 ‘추측성 결의안’

북한인권결의안에는 “심각한 우려를 표시한다”며 여러 인권침해사례를 들고 있다. 하지만 △다수의 정치범 수용소와 광범위한 강제노역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구금, 고문, 비인간적 대우, 사형 △매춘이나 강제결혼을 목적으로 하는 여성 인신매매, 강제유산 △임산부의 아이에 대한 영아살해 등을 들고 있다. 그러나 이 조항들은 사실관계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아 진위를 둘러싸고 논란이 벌어지는 사안들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북한문제 전문가는 “‘추측보도’를 통해 ‘주장’을 ‘기정사실’로 둔갑시켰다”며 “명확한 근거는 없고 2차증거만 있는 ‘카더라 통신’”이라고 결의안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설령 그런 사례가 있었거나 들었다고 하더라도 북한이 극심한 식량난을 겪었던 90년대 중후반 얘기”라며 “그때 사례에 대한 ‘주장’을 근거로 지금도 그렇다고 주장하는 것은 명백한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런 사례들을 북한 인권 전체인 것처럼 얘기하는 것도 문제다”라고 덧붙였다. 


“강제적 실종 형태의 미해결된 외국인 납치 문제”라는 대목도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남북간 납치문제는 지금까지 물밑에서 정부가 노력 많이 했고 근래 남북대화에서 전쟁기간 이후 행방불명자 표현으로 공식 회담의제로까지 올라갔다. 남북간 해결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일본인 납치문제도 사실 북일간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하고 있었던 사안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직접 사과하고 인정하고 생존자를 돌려보냈던 것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다. 전문가들은 그 조항이 북한의 긍정적 반응을 이끌어내는데, 납치문제 해결하는데 적절한 언급인지 의심스럽다는 반응이다. “그런 식으로 따지면 일본이 식민지시기 민간인납치한 것은 왜 얘기 안하느냐”는 비아냥도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종합적 분석 없이 균형 잃은 접근


인권을 침해하는 가장 큰 폭력은 사실 국가라고 할 수 있다. 국가 자체가 폭력을 기초로 한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인권을 보호하고 개선하는 가장 큰 주체도 국가다. 북한정권이 북한인권 문제에 대한 1차적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긴 하지만 이번 결의안 같은 접근법은 인권침해자로서의 국가는 부각시키는 반면 인권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국가의 역할은 무시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균형을 잃은 접근이라 할 수 있다.

 

북한의 인권 상황이 악화된 데는 내부요인 못지않게 남북한 분단, 대북경제제재와 군사적 위협, 북핵갈등 등 외부요인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북한인권결의안은 모든 책임을 북한정권에게만 돌려버림으로써 ‘보편성, 총체성, 상호의존성’이라는 인권의 원칙을 스스로 훼손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북한인권결의안은 세계식량계획(WFP)와 비정부기구 등 인도적 지원기구에게 현장접근을 보장하라고 요구한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한겨레 9월 28일 보도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9월 9일 국제사회의 인도적 지원을 더 이상 받지 않겠다고 밝혔다. 세계식량계획이 올해 북한에 지원하기로 한 목표치는 50만4천톤이지만 9월까지 북한에 인도된 것은 17만톤 뿐이었고 이중 10만톤은 한국정부가 제공했다. 게다가 지난해 미국이 북한인권법을 통과시키면서 분배감시 요구는 더 까다로워졌다. 북한으로서는 실속도 없이 인권개입의 수단으로 이용될 수 있는 ‘인도적’ 지원이 달가울 리가 없는 것이다. 


이에 대해 평화네트워크는 지난 11월 18일 성명에서 “세번에 걸친 유엔인권위 결의안과 이번 유엔총회 결의안은 유엔조차 미국이 주도하는 일방적인 대북인권정책의 도구로 전락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강한 우려를 갖게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유엔이 미국 등 강대국의 정치적 의도와 부당한 영향력으로부터 벗어나 북한의 인권 상황에 대한 균형있는 이해를 바탕으로 실효성 있는 역할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진정성과 선의를 갖춘 정당한 개입주체로 거듭나라”고 촉구했다. 


자유권에만 초점 맞춰

한 사회의 인권문제를 볼 때는 보편성 뿐 아니라 총체성, 상호의존성을 봐야 한다는 원칙이 있다. 이번 결의안은 정치적·시민적 권리, 즉 B규약을 위주로 했다. 사회적·경제적·문화적 권리, 즉 A규약과 관련한 사회권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1993년 비엔나에서 열린 세계인권특별총회는 “A규약과 B규약은 상호보완적이며 불가분의 관계에 있으며 상호종속되며 포괄적으로 다루어야 한다”고 선언했는데 그 정신을 살리지 못한 것이다. 특히 북한의 경우 한반도 평화권이라는 큰 틀 속에서 북한의 생존권, 생명권, 생활권, 시민적 정치적 자유가 어떻게 연관되는가를 살피면서 동시에 다루어야 함에도 전혀 그러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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