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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을 생각한다/경찰 개혁론

경찰인권기념관? 이름이 그게 뭡니까

by 자작나무숲 2007. 3. 24.
경찰인권기념관? 이름이 그게 뭡니까
[경찰개혁] 남영동 인권기념관 건립방향 열띤 토론
경찰청, 20일 건립 추진방향 설명회
2005/7/21
강국진 기자 globalngo@ngotimes.net
“경찰 인권기념관이요? 이름이 그게 뭡니까? 차라리 박종철 기념관으로 하던가 그냥 인권기념관으로 합시다.”

지난 20일 경찰청이 주최한 경찰인권기념관 건립추진방향 설명·토론회에 참석한 허준영 경찰청장이 민간자문위원들의 날카로운 지적에 진땀을 뺏다. 인권수호위원회·과거사청산위원회·시민감사위원회 등 이날 토론회에 초대받은 민간자문위원들은 남영동 보안분실을 국민의 품으로 되돌리겠다는 경찰청의 결단을 높이 사면서도 뼈아픈 비판을 아끼지 않았다.

7월 20일 오전 11시 경찰청은 인권수호위원회,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 시민감사위원회 등 3개 민간자문위원회 위원들을 초대해 '경찰인권기념관 건립추진방향 설명 및 토론회'를 개최했다.
경찰청 
7월 20일 오전 11시 경찰청은 인권수호위원회,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 시민감사위원회 등 3개 민간자문위원회 위원들을 초대해 '경찰인권기념관 건립추진방향 설명 및 토론회'를 개최했다.
함세웅 신부(시민감사위원회)가 허준영 경찰청장의 모두발언을 듣고 있다. 함 신부는 이날 남영동보안분실을 인권공간으로 만들겠다는 경찰청 방침을 높이 사면서도 뼈있는 비판을 아끼지 않았다.
경찰청 
함세웅 신부(시민감사위원회)가 허준영 경찰청장의 모두발언을 듣고 있다. 함 신부는 이날 남영동보안분실을 인권공간으로 만들겠다는 경찰청 방침을 높이 사면서도 뼈있는 비판을 아끼지 않았다.

“모든 일은 정직하게 해야 합니다”라는 말로 운을 뗀 함세웅 시민감사위원장(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이 허 청장을 바로 옆자리에 두고도 거침없이 첫 화살을 날렸다. “발표와 진행과정이 정직하지 못했습니다. 원래 오늘 이 자리에서 토론한 다음 공식발표하기로 했는데 갑자기 지난 일요일(17일) 갑자기 발표해 버렸습니다. 경찰인권기념관이란 용어도 맞지 않습니다. 정직하게 반성하고 사죄하는 뜻을 담은 이름을 고민해 주십시오.”

함세웅 신부는 마무리 발언에서도 “여러 민간위원들이 제안한 내용을 나도 여러번 경찰청에 얘기했다”며 “듣기만 하고 반영은 하나도 안하는데 사실 민간위원들 들러리밖에 안된다”는 뼈있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민간자문위원 20여명도 저마다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했다. 의견은 대체로 △기념관 이름 △인권자료관, 인권도서관 등의 실효성 △시민참여형 공간으로 만들기 위한 방안 △고문피해자 명예회복 방안 등으로 모아졌다.

“시민참여형으로 내실있게 준비하자”

거의 모든 민간자문위원들이 경찰인권기념관이 아니라 인권기념관 혹은 박종철기념관으로 하자는데 동의했다. 무엇보다도 ‘경찰 인권기념관’은 “경찰의 인권을 기념하자는 것인지, 인권을 잘 지키는 경찰을 기념하자는 것인지 모호하다”는 의견인 셈이다. 남영동보안분실을 인권기념관으로 바꾸는 근본취지에 맞는 이름으로 하자는 것.

이와 함께 건립과정과 운영에서 시민사회가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도 이견이 없었다. 정연순 변호사는 “재생산이 안되면 독립기념관처럼 박제가 돼 버린다”며 “민관합동 건립추진위원회와 운영위원회를 구성하고 공청회도 많이 해서 내실있는 준비를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경찰청은 1년 안에 모든 걸 다하겠다고 발표했지만 그렇게 되면 ‘시민’들을 체계적으로 배제되고 경찰만 남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인혜 한국여성의전화연합 회장도 “외부인사를 포함하는 운영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신일 강남대 총장은 “관이 주도한다는 느낌을 받는다”며 “공모전 같은 방식을 통해 다양한 의견을 많이 듣고 외국 사례도 적극 참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권자료관과 인권도서관은 이미 국가인권위원회에서도 운영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남영동 보안분실에 같은 성격을 가진 시설이 들어섰을 때 과연 얼마나 쓰일 것인가. 오완호 한국인권행동 사무총장은 “활용성을 고민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정 변호사도 “별로 사용하지 않는 공간이 될 가능성이 높은 인권자료실 같은 시설은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밖에 안상운 변호사(과거사진상규명위원)는 “고문 피해자 명예회복조치가 수반돼야 한다”며 “남영동 보안분실에서 고문피해를 받았던 사람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허준영, “민간위원 참여 보장하겠다” 밝혀

결국 허 청장은 “세 위원회에서 각자 논의할 시간을 주고 위원회에서 대표 두세명씩을 모아 같이 의논하자”는 민간위원들의 대다수 의견에 동의했다. 그는 “경찰청이 발표한 기본계획은 참고자료로만 쓰고 백지에서 다시 논의하자”는 의견에 대해서는 “지금 이 자리에서 당장 대답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며 “깊이 고민해서 조그만 제안 한마디도 놓치지 않고 답변드리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그는 “박종철 기념관으로 하면 사람들이 ‘박종철’만 떠올리게 될 것 같다”며 “차라리 함세웅 신부 이름을 따는게 어떻겠느냐”는 ‘농담’으로 불편한 속내를 비치기도 했다.

이날 경찰청은 경찰인권기념관 건립 계획을 발표했다. 비록 “확정된 게 아니라 내부검토용”이긴 했지만 경찰청의 속내를 엿볼 수 있었다. 이 발표에 따르면 경찰청은 지난 7월 8일 기본계획을 수립했으며 27일 보안3과를 홍제동분실로 이전하고 27-28일 인권보호센터를 남영동보안분실로 이전한다. 10월 4일 현판식과 기념행사를 개최하고 리모델링을 거쳐 2006년 6월 개관한다.

지상 7층인 본관 건물은 △1-2층 인권보호센터 입주 △3-4층 인권자료관 △5층 희생자추모관과 인권체험관 △6층 인권영상관과 인권도서관 △7층 인권아카데미 등으로 재구성하고 별관에는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가 들어선다. 정원과 테니스장은 인권관련 상징조형물을 제작해 시민친화적 공간으로 구성하고 건물 외벽과 출입구는 개방해서 친환경적으로 리모델링한다.

강국진 기자 globalngo@ngotimes.net
사진제공=경찰청(www.npa.go.kr)
2005년 7월 21일 오후 15시 22분에 작성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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