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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을 생각한다/인권연대 인권강좌

“인권과 시장은 양립할 수 없다” (2005.5.11)

by 자작나무숲 2007. 3. 24.
“인권과 시장은 양립할 수 없다”
[인권학교 5강] 이대훈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신자유주의 세계화와 인권운동의 과제’
2005/5/12
강국진 기자 globalngo@ngotimes.net
“인권운동은 모든 불평등에 맞서는 급진적 민주주의 운동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 체제와 생활영역 모든 수준에서 불로소득의 구조와 이념을 인권운동의 표적으로 삼아야 한다. 시장을 넘어서 추진되는 다양한 실험과 원리와 인권운동이 결합하고 시장을 넘어선 체제의 인권기준을 제시하고자 노력할 때 인권운동의 진보성을 실현할 수 있다.”

이대훈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영국에서 평화학을 공부했으며 오랫동안 평화권을 고민해왔다. 그가 지난 10일 인권학교에서 강의 주제로 삼은 것은 바로 “사람들의 생명권을 침해하는 세계화에 맞선 인권운동의 과제”였다. 그는 “자본의 논리, 세계화의 논리가 왜곡한 인권의 역사를 다시 써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대훈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연대하는 개인'을 중심축으로 인권운동을 새롭게 정립해야 한다"며 자유주의에서 말하는 '자유로운 개인'을 뛰어넘는 '연대하는 개인'을 강조했다.
인권실천시민연대
이대훈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연대하는 개인'을 중심축으로 인권운동을 새롭게 정립해야 한다"며 자유주의에서 말하는 '자유로운 개인'을 뛰어넘는 '연대하는 개인'을 강조했다.

세계 소득 최상위 1% 소득은 하위 57% 인구 총소득과 맞먹는다. 세계 소득 최상위 5%의 소득은 최하위층 5% 소득의 114배에 달한다. 자기 호주머니에 돈을 한푼도 갖지 못한 사람이 전세계 인구의 80%를 차지한다. 제3세계 인민들 대다수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아니 어머니 뱃속에서부터 전지구적 빈부 고리의 밑바닥에서 고통받는다. ‘모든 사람은 평등하다’는 세계인권선언의 평등권 조항은 거짓말인가? 인정하기 싫더라도 이것이 냉정한 현실이다. "무역자유화는 실상 선진국이 무역을 독점하기 위한 명분일 뿐이다."

시장(자본)은 불평등을 전제한다. 인권은 평등을 전제한다. 인권과 시장은 양립 가능한가. 이 처장은 “어떤 논리를 들이대더라도 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사는 인권과 시장이 양립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신자유주의가 추구하는 불로소득 체제는 사회권의 기초인 노동의 권리와 상극을 이루기 때문이다. “인권이 시장과 양립한다는 것을 증명하는 길은 모든 사람은 평등하다는 인권선언을 부정하는 길 뿐이다.”

시장과 인권 사이에 존재하는 모순은 결국 ‘소유’ 문제에 다다른다. 안보를 뜻하는 ‘Security’는 증권을 뜻하기도 한다. Security는 배타적 권리를 상징하는 단어이다. 자본주의의 핵심은 배타적 소유권이다. 더구나 자본주의 상상력에서 배타적 권리를 가진 것은 원래 성인 남자와 그의 재산을 물려받을 아들 손자들이었다.

이 처장은 “신자유주의는 인간 사이에 경쟁을, 인간과 자연 사이에 특허독점제도를 도입하고 독점하기 위해 개인의 자유추구라는 명분으로 개인들을 분리시킨다”고 강조한다. 그는 “바로 그 때문에 분리에 대한 저항이자 대안인 ‘연대성’을 추구하는 것은 인권운동이 가질 수 있는 가장 저항적이고 진보적인 측면”이라며 ‘연대하는 개인’을 기초로 인권론을 새롭게 정립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대훈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인권실천시민연대
이 처장은 끊임없이 “새로운 시각”을 강조한다. 그는 인권에 대해서도 “끊임없이 인권을 둘러싼 위선과 거짓말, 왜곡을 직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법무부는 한국이 안심하고 밤에 길거리를 걸을 수 있을만큼 안전한 사회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는 돈가진 남성들한테만 맞는 말이다. 여성들에게 한국의 길거리는 위험하기 그지없는 곳이다. 한국은 성폭력 범죄율이 세계최고 수준이다.”

환경운동, 생태운동, 평화운동, 종교개혁운동, 소비자운동, 협동조합운동, 직거래운동, 대안에너지운동…시장을 넘어 대안을 모색하는 작은 실험들은 지금도 인권운동 바깥에서 계속되고 있다. 이 처장은 “진보적 인권운동은 대안적 전망과 실천에 다가가야 새로운 인권체계를 구상해야 한다”고 밝혔다.

새로운 시각이 자신과 사회를 바꿀 수 있다. 이 처장은 일본 풀뿌리운동이 80년대 정력적으로 벌였던 바나나 직거래운동을 예로 들었다. “식민지시기 필리핀은 전세계에 값싼 바나나를 공급하는 생산기지가 되었다. 그러나 80년대 미국 회사들이 남미에 바나나 농장을 건설하면서 필리핀 바나나값이 폭락했다. 수많은 농민들이 굶어죽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일본 풀뿌리단체들은 바나나 직거래운동을 벌였다. 일본에서 파는 바나나값으로 필리핀 바나나를 직접 수입하자는 운동이었다. 셀 수 없이 많은 필리핀 농부들이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셀 수 없이 많은 일본인들이 세계를 다시 볼 수 있게 되었다.”

강국진 기자 globalngo@ngotimes.net
사진제공=인권실천시민연대(
www.hrights.or.kr)
2005년 5월 11일 오후 20시 52분에 작성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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