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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얘기

새 세대 노인이 온다

by 자작나무숲 2021. 6. 7.

 시대가 바뀌면서 ‘노인’도 옛날 노인이 이나다. 학력수준은 더 높아지고 개인소득은 더 늘어났으며 자녀와 함께 살기보다는 따로 사는 걸 훨씬 더 선호한다. 더 건강해졌고 여가활동도 더 많이 즐기는 덕분에 10명 중 7명 이상이 “70세 이하는 노인이 아니다”고 생각하고, 19명 중 9명 가까이 무의미한 연명치료에 거부감을 갖고 있다. 그런 속에서도 10명 중 4명 가까이 생계비 마련을 위해 일을 하지 않으면 안되는 게 현실이었다. 


 7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0년 노인 실태조사’ 결과 과거와 사뭇 달라진 ‘새로운 노인층’이 등장하는 징후가 뚜렷했다. 복지부는 2008년부터 3년 주기로 노인의 사회·경제적 활동 등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주관으로 실태조사하고 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3~11월 노인 1만 9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것이다. 

 


 조사 결과를 보면 일단 경제와 건강면에서 풍족해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연평균 개인소득은 1558만으로 2008년 당시 700만원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늘었다. 용돈 등 사적 이전소득이 급감한 빈자리를 기초연금과 국민연금 등 공적이전소득과 근로소득이 메꾸는 양상이었다. 자신의 건강상태에 만족한다는 비중이 50.5%, 경제상태에 만족한다는 응답도 37.4%나 됐다. 2011년과 비교하면 각각 16.5% 포인트와 19.5% 포인트 늘었다. 운전하는 노인은 2008년 10.1%였지만 지난해에는 21.9%로 20% 선을 넘어섰다. 


 예전보다 독립된 생활을 추구하는 양상도 확인할 수 있었다. 홀로 살거나 노인 부부만 생활하는 ‘노인 단독 가구’ 비율은 2008년 66.8%에서 지난해 78.2%로 늘었다. 자녀와 함께 동거하는 비율은 2008년 27.6%에서 2020년 20.1%로 줄었다. 자녀와 함께 살기를 희망하는 비율 역시 2008년 32.5%에서 지난해 12.8%로 급격히 감소했다. 주 1회 이상 자녀와 연락한다는 응답률은 63.5%였지만 친한 친구 또는 이웃과 연락한다는 비율은 71.0%로 더 많았다. 


 그림자도 짙었다. 경제활동 참여율은 2008년 30.0%였지만 지난해에는 36.9%로 늘었다. 특히 65~69세 경제활동참여율은 2008년 39.9%에서 지난해 55.1%로 12년만에 11.2% 포인트나 늘었다. 직종별로는 농어업은 2008년 60.5%에서 지난해 13.5%로 급감한 반면 단순 노무직은 24.4%에서 48.7%로 증가했다. 일하는 노인의 73.9%는 현재 일하는 이유를 ‘생계비 마련’이라고 답했다. 용돈 마련을 이유로 든 비중은 7.9%에 불과했다.  


 달라진 현실에 적응하는데 애먹는 양상도 확인할 수 있었다. 정작 교통수단을 예매하면서 불편했던 경험이 있다는 비율은 60.4%, ATM기기를 이용하는데 불편했던 경험이 있다는 비율은 38.4%, 카드 전용 상점을 이용하면서 불편했던 경험이 있다는 비율은 31.3%였다. 스마트폰 보유율이 2011년 0.4%에서 2020년 56.4%로 늘어났지만 연령이 높을수록 스마트폰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었다. 스마트폰으로 정보검색을 하는 비중은 65~69세가 77.5%인 반면 80~84세는 13.2% 뿐이었다. 금융거래 비중 역시 65~69세는 25.2%였지만 80~84세는 2.0%에 그쳤다. 


 전반적으로 건강해지다보니 60대는 노인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응답도 74.1%나 됐다. 하지만 대중교통을 이용하다 차별을 경험했다는 비중이 20.8%에 이르는 등 나이에 따른 차별 문제가 앞으로 첨예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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