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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얘기

“참여보다 협력… 한국 전방위 갈등, 공론화로 해소해야”

by 자작나무숲 2021. 7. 12.

 “정치경제사회문화 모든 곳에서 분출하는 진영갈등과 여론양극화 해소를 위한 첫단추는 갈등관리기본법 제정입니다.”
 오랫동안 갈등관리를 고민해온 은재호(57) 한국행정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일 인터뷰에서 “한국 사회가 갈등이 심각하다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지만 갈등을 관리하고 긍정적 에너지로 바꾸기 위한 노력은 너무 미흡하다”며 “현재 국회에 계류돼 있는 갈등관리기본법을 제정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갈등관리기본법안은 공론화위원회를 설치하고 갈등관리가 필요한 공공정책에 대해 공론화 과정을 거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참여정부 이후 공공부문에서 ‘참여’란 많을수록 좋은 것이라는 게 상식이 됐다. 하지만 은 위원은 “참여가 많아지는게 꼭 좋기만 한 건 아니다. 오히려 이해관계가 복잡해지고 책무성은 떨어져 갈등을 증폭시키는 결과로 이어졌다”며 “이제는 참여의 수준을 높이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참여가 반드시 협력으로 귀결되는 것도 아니고, 시민들이 정책을 더 수용하는 것도 아니다”면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결정권은 주지 않은 채 구색맞추기로만 ‘참여’를 활용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무원들이 결정권을 내놓지 않는 것도 이해는 간다. 단순히 밥그릇 문제로 보면 안된다. 참여를 통해 정책을 결정했는데 문제가 생기면 책임은 고스란히 공무원들 몫이기 때문”이라면서 “참여를 협력으로 전환하고 건강한 공론장을 복원하려면, 일회성 참여가 아니라 학습과 토론이라는 공론화 과정을 통한 ‘숙성된’ 참여를 제도화해야 한다”며 ‘숙의 민주주의를 통한 갈등관리’를 해법으로 제시했다. 


 은 위원은 “숙의 민주주의는 단순히 투표나 여론조사 같은 일회성 이벤트로 의사결정을 내리는 방식이 아니라 능동적 참여와 열린 토론을 통해 공공의제를 제시하고 결정하는 방법”이라면서 “갈수록 극심해지는 진영갈등을 해소하는 방법을 숙의 민주주의에서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진영논리란 자신이 수용할 수 없는 정보를 체계적으로 배제해 버리는 건데, 그 이유는 새롭고 다른 정보를 공부하고 검증하는 것 자체가 일종의 비용이기 때문”이라면서 “프랑스가 2018년 ‘노란 조끼’ 시위로 심각한 혼란을 겪은 뒤 정부가 조세와 공공서비스, 생태전환, 민주주의 등 4개 주제로 ‘국가 미래비전 창출을 위한 국민대화’를 전국적으로 진행하는 방식을 참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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