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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세 인하가 국제적 추세'라는 억지 혹은 코미디

예산생각

by betulo 2012. 2. 28.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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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가 2월27일자에서 오바마도 법인세를 내리는 마당에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 등 야당이 법인세를 올리는 조세개편안을 내놓은 것은 시대착오라는 요지로 보도했다. 출처는 기획재정부다. 기획재정부는 26일 보도자료에서 최근 미국 행정부의 기업 감세 움직임을 소개한다면서 “최근 국내에서 제기되고 있는 법인세율 인상 주장은 국제적인 법인세율 인하 추세와 맞지 않음”이라고 주장했다. 
http://news.donga.com/Inter/America/3/0216/20120227/44346570/1 


http://www.mosf.go.kr/news/news01.jsp?boardType=general&hdnBulletRunno=60&cvbnPath=&sub_category=&hdnFlag=&cat=&hdnDiv=&&actionType=view&runno=4012545&hdnTopicDate=2012-02-26&hdnPage=1

미국이 법인세 인하에 나선 것 자체는 분명하다. 미 재무부는 최근 법인세 최고세율을 현행 35%에서 28%로 내리겠다고 했다. 야당인 공화당은 3%P 더 낮은 25%까지 내리자고 주장한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미국의 기업과세제도 개편안은 ‘넓은 세원, 낮은 세율’ 체계를 지향하고 있는 글로벌 스탠더드 및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권고와 부합한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이명박 정부나 기재부에서 얘기하는 '글로벌 스탠더드'는 통상 미국을 가리킨다. 미국을 예로 들며 글로벌 스탠다드가 이렇다 하는 식이다. 하지만 이날 기재부 보도자료는 미국 사례를 언급하면서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한다'고 한다. 도대체 이들이 말하는 글로벌 스탠더드는 어디일까? 이들이 귓속에서 '글로벌 스탠더드'의 속삭임을 들으며 사는게 아닌 이상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신격화된' 글로벌 스탠더드의 정체가 궁금할 뿐이다. (아울러, 넓고 넓은 기재부 오지랍에 경의를 표한다.)


심지어 대한상공회의소는 한 술 더 뜬다. 상공회의소는 이날 투자활성화와 고용 확대, 감세 기조 유지 등을 요구하는 정책 건의문을 각 정당에 전달했다고 한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상의는 “법인세 최고세율을 22%에서 20%로 낮춰야 한다”며 “소득세율 과세표준 구간 신설(8800만 원∼2억 원), 소득세 최고세율 인하(38%→35%)를 통해 개인사업자의 소득세 부담도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말이다. 여기서 한국 법인세가 얼마인지 얘길 해봐야겠다. 한국 법인세율은 22%다. 미국 공화당이 주장하는대로 법인세율을 내린들 한국보단 여전히 높다. 이거 뭔가 이상하지 않은가. 한마디로 그동안 한국이 법인세율을 너무 낮게 책정했던거다.

동아일보 역시 기사 옆 그래프를 통해 이 점을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기획재정부나 동아일보나 재계나 한국 법인세율이 글로벌스탠다드에 비해 너무 낮다는 말은 쏙 빼먹는다. 

국제적 추세를 한번 보자. 미국은 35%, 프랑스는 34.4%, 일본 30%, 영국 26%다. 동아일보는 한국 법인세가 이들 나라보다 낮다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으니까 캐나다(16.5%), 헝가리(19%), 그리스(20%)를 들먹인다.

(복지포퓰리즘 때문에 망했다며 반면교사로 삼자는 그리스까지 끌어다놓는걸 보니 논리가 궁하긴 했나보다.)

기획재정부나 대한상공회의소, 동아일보조차 말하지 않는게 하나 더 있다. 바로 한국은 각종 조세감면 덕분에 사실상 법인세율 감세 효과를 해마다 누린다는 점이다. 

<조세감면은 보이지 않는 부자감세라고 할 만한다. 특히 30년 가까이 임시로 깍아주는 임시투자세액공제를 짚지 않을 수 없다.  


법인세율을 내려주면 투자가 활성화될거라는 것도 역사적으로 보면 완전히 틀린 말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정부가 법인세율 낮춰주자 기업들은 투자가 아니라 접대비를 늘렸다. 거기다 법인세 감면 혜택은 일부 재벌들에게 집중되면서 양극화만 키웠다.  

부자감세를 주장하는 이들이 약방의 감초로 들먹이는게 '낙수효과'다. 쉽게 말해 부자들 세금 깎아주면 부자들 소비가 늘고 그러면 경제가 활성화된다는거다. 
이론적인 분석은 내 눈에는 '그럴 것이다'에 불과하다. 부자들이 소비를 늘려봐야 명품이나 고가품 소비가 늘어날텐데 그게 서민경제에 어떤 도움이 된다는 건지도 도대체가 이해가 안간다. 더 중요한건 낙수효과라는게 역사적으로 검증된 적도 없다. 낙수효과의 최대실험장으로 변한 지난 4년간 한국에서도 낙수효과는 없었다. 




우리나라 역대 법인세율 그래프를 살펴보면 한강의 기적을 이뤘다는 고도성장기에 법인세율이 지금보다 훨씬 더 높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법인세율이 높아서 경제성장이 더 잘된 건 아닐지 몰라도 최소한 법인세율과 경제성장은 별 상관이 없다는 게 한눈에 드러나지 않나 싶다. 거기다, 다른 선진국들의 법인세율 추이를 유심히 본다면, 법인세율 인하 등 전반적인 감세 기조가 소득재분배악화로 인한 양극화 심화와 흐름을 같이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결론적으로 법인세 인하 등 감세정책은 눈에 보이는 경제성장과 무관하고, 빈부격차를 심화시키고 정부재정을 고갈시키는 부작용만 일으킨다. 차라리 법인세와 소득세를 늘려서 그 돈으로 보편적 복지정책 펴는 게 빈부격차 줄이고 실업률 줄여 국민경제 발전에 이바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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