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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예산 챙겨주고 고향서 출마한 기획재정부 차관

예산생각

by betulo 2012. 4. 6.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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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획재정부 예산실을 관장하는 기획재정부 차관이 자기 고향과 관련한 예산을 적극 챙겨준 뒤 곧바로 고향에서 출마한 것을 어떻게 봐야 할까.  

  4월6일자 경향신문에 따르면 대구 동구갑 지역구에 출마한 한나라당(최근 간판을 새누리당으로 바꿨다) 후보 류성걸(54)이 그런 경우다. 보도에 따르면 그는 선거 홍보물에 "기획재정부에 있으면서 대구 예산은 물론 동구 예산을 각별히 챙겨온 사람"이라고 자신을 설명하고 있다. 
대구 지역일간지는 지난 1월3일자 기사에서 "이들 외에 류성걸 기획재정부 차관 등 지역 출신 재정부 관계자들의 막후 도움도 컸다."고 소개했다.  

  류성걸은 2010년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기획재정부 제2차관을 지냈다. 국가재정을 다루는 핵심 조직인 예산실을 관장하는 자리다. 그는 차관 전에는 기획재정부 예산실 예산총괄심의관과 예산실장 등을 거쳤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검사 출신 변호사는 이렇게 말했다. "일반 회사 임직원이 이런 식으로 회사 돈을 빼 썼다면 횡령이나 배임죄에 해당한다." 

정부부처 한 공무원은 "출마하지 않았다면 애향심이라고 봐줄 수도 있겠지만, 자기 스스로 고향 예산을 많이 챙겨왔다고 선거전에서 홍보하는 것을 보면 공직자로서 애국심은 커녕 최소한의 양심과 염치도 없어 보인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지방은 서울 식민지


  류성걸 사례는 공직자 도덕성 말고 한국 재정제도가 갖는 뿌리깊은 중앙집중을 보여준다. 지방자치제도에도 불구하고 모든 지방자치단체는 '중앙'에 목을 맬 수밖에 없다. 당장 각종 사업예산 배정을 위해 연말 예산심사 때가 되면 자치단체 담당 공무원이 서울에서 숙식을 해가며 예산 따내기 전쟁을 벌여야 한다. 행정안전부 장관이 관리하는 특별교부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 관리하는 특별교부금은 이런 구조를 강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류성걸처럼 재정부 힘있는 자리에 '고향 사람'이 있다는 건 엄청난 힘이 된다. 지방정부마다 자기 지방 출신으로 중앙부처에 근무하는 인사들 명단을 담은 수첩을 발간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정광모가 <또 파? 눈먼돈 대한민국 예산>에서 지적한 것처럼 이런 구조 속에서 지방은 서울에 의존하고 서울 눈치를 보며 떡고물 경쟁을 벌인다. 

  떡고물
을 지역에 가도록 힘을 써준 인사는 그야말로 '망극한 성은'을 내려준 분이 되는 구조다. 그런 분이 지역에서 출마하기 위해 고향에 '잠시' 내려온다. 그리고 당선되면 보좌관만 남겨놓고 다시 서울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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