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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04 01:07

"국제사회 '양극화'가 테러 부른다"

 

세계를 공포에 떨게 하는 테러. 테러는 누가 왜 저지르는 것일까. 테러를 막기 위한 해법은 없는 것일까. 주요 20개국(G20) 서울정상회의는 안전한 것일까. 국제안보분야 전문가들의 진단을 들어봤다.



누가 테러를 저질렀나

 서정민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는 송유관 폭파는 지방 부족세력 소행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그는 “사고지역은 오랫동안 중앙정부와 지방 부족이 대립해온 곳”이라면서 “최근에도 정부군을 상대로 한 폭탄테러와 교전이 끊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수 년 동안 대규모 테러를 성공시킨 적이 없어 자기 존재감을 알리려는 유인이 큰 알카에다 입장에서 예멘 남부 사막지대에 사람도 별로 없는 곳에 있는 송유관을 파괴하는 것이 무슨 정치적 이득이 되겠는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폭탄소포에 대해서는 서 교수도 알카에다와 연관됐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특히 프랑스와 스위스는 최근의 여러 반이슬람 정책 때문에 알카에다 입장에선 공격할만한 이유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국제안보문제를 전공한 한 교수는 익명을 전제로 “어느 조직 소행인지 목표가 무엇인지 아직 제대로 밝혀진게 없다. 함부로 단정해선 안된다.”고 신중한 자세를 주문했다. 그는 가장 자주 거론되지만 알카에다 연루설에 대해서도 “알카에다는 중앙집권 조직이 아니라는 점을 간과해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서 교수도 “알카에다를 만악의 근원으로 보는 것은 핵심을 놓치는 것”이라면서 “차분하고 명확한 근거와 준거를 갖고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상현 세종연구소 안보연구실장은 “이슬람 근본주의자들 소행이라고 본다.”면서 “이슬람 근본주의자가 원하는 것은 이슬람 가치 훼손에 대한 문제제기다. 그건 하루아침에 끝날 문제는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는 “송유관 폭파는 특정국을 겨냥했다기 보다는 G20 서울 정상회의에 대한 경고성 메시지라고 본다.”면서 “한국을 ‘서구 제국주의’와 동일한 선상에서 보는게 아닌가 싶다.”고 설명했다.

누가 그들을 테러로 이끄는가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책임연구위원은 테러가 빈발하는 예멘. 아프간, 파키스탄, 수단 등에서 젊은이들을 테러로 이끄는 공통분모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바로 “세계적인 양극화로 인한 소외”다.

그는 “냉전시절에는 강대국들이 아프리카나 중동의 취약국가 자기 편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경쟁적으로 원조를 했지만 지금은 그조차도 없다.”면서 “새로운 세계질서에서 소외되는 ‘실패국가’ ‘취약국가’가 발생하고 그 속에서도 소외되는 집단들의 불만이 극단적인 형태로 나타나는 것이 21세기 테러리즘의 근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테러집단은 취약국가의 부유층한테선 자금을 지원받고 빈곤층에선 인력을 공급받는다.”고 말했다. 

서 교수도 “이슬람이라는 종교적 맥락만으로 테러를 설명하려 하면 핵심을 놓친다.”면서 “테러는 사회·경제·정치적 요인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슬람운동가들 상당수가 대학 출신 실업자들”이라면서 “대부분 중동국가들이 독재 치하라는 점과 희망이 없는 젊은 세대의 저항이 맞물리면서 일부 극단주의자들이 이슬람이란 이름으로 테러를 저지르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팔레스타인을 박해하는 이스라엘과 미국의 이라크 침공 등 국제정치적 요인도 이들을 자극하는 요소”라고 덧붙였다.

 이 실장은 “테러집단의 온상이 되는 지역에는 공통점이 있다.”면서 “그것은 바로 과격하고 독선적인 이슬람 교리와 정부가 제 구실을 못하는 실패국가, 그리고 서구에 대한 반감”이라고 밝혔다.

테러 대응 해법은 무엇인가

이 실장(왼쪽 사진)은 “테러는 일국 차원의 대응으론 효과가 없다. 국제적인 정보공유와 항만·공항 검색 등 공조가 필수”라면서 “대량살상무기에 대응하는 국제기구가 있는 것처럼 테러 대응을 위한 국제기구 구성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근본적으로 테러라는게 사회 저층의 불만표출이기 때문에, 전세계적인 개발지원, 삶의 질 개선 위한 국제적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 연구위원은 “미국이 아프간에 집중하자 테러세력이 이젠 예멘으로 흘러간다. 일종의 ‘풍선효과’다.”면서 “세계 차원의 양극화를 해결하지 않으면 답이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국제사회가 ‘인간안보’ 개념에 기초한 범세계적인 빈곤퇴치 운동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서 교수도 “인터넷을 통해 누구나 폭탄제조법을 익힐 수 있는 상황에서 테러를 기존 방법으로 일망타진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결국 테러가 발생할 수 있는 환경을 없애는 예방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제공조가 서방에 치우쳐 있다. 중동 정보에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면서 “이번 기회에 대테러 시스템을 정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다문화사회에 진입한 한국도 이제는 소외계층이 일으키는 테러문제가 먼나라 얘기가 아니다.”면서 “국내에 거주하는 중동 출신들과 정서적 공감대를 확대하고 차별을 없애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G20 회의에 어떤 영향 미칠까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출입국관리 체계를 뚫고 한국에 입국하는 것 자체도 쉽지 않을 뿐더러 정보당국의 시야 안에 있다.”면서 “한국에서 테러가 발생할 가능성은 대단히 낮다.”고 덧붙였다. 조성렬 연구위원도 “송유관 폭파는 G20 개최 자체에 대한 것이라기보다는 강대국들에 정규하는 측면이 강하다고 본다.”면서 “서울회의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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