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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얘기

터키 퇴짜 놓던 유럽, 이젠 떠나는 터키를 아쉬워한다

by betulo 2010. 6.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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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초대 대통령으로 지금도 국부로 존경받는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가 “우리는 항상 서쪽 한 방향만 추구한다.”고 말한 이래 한세기 가까이 일관되게 친서방정책을 유지해 왔던 터키 외교가 변하고 있다. 서방을 향하던 시선을 점차 ‘동방’으로 돌리고 있는 것이다.

독일 주간 슈피겔 온라인판은 15일(현지시간) ‘서방은 어떻게 터키를 잃어가는가’라는 기사에서 터키가 최근 친서방정책에서 탈피해 독자외교노선을 추진하고 있는 현실을 조명했다. 슈피겔은 그 원인으로 “터키가 그토록 원했음에도 불구하고 유럽연합이 그동안 회원국에 가입하려는 터키를 번번이 퇴짜놓은 것이 적잖게 영향을 미쳤다.”는 로버트 게이츠 미국 국방장관 발언을 인용하며 “그의 지적은 반박하기 힘들다.”고 진단했다.

터키의 명물 성 소피아 성당


 터키는 한국전쟁부터 아프가니스탄전쟁까지 대규모 군대를 파병하는 등 미국과 나토의 충실한 동맹자였다. 1949년 이슬람 국가 중에서는 처음으로 이스라엘을 국가로 인정한 것도 터키였다. 수십년 동안 유럽연합(EU) 가입을 위해 노력해온 것도 유럽의 일원이 되려는 목표 때문이었지만 유럽연합은 그때마다 터키를 실망시켰다.

 특히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취임 이후에는 터키 정부의 열정도 시들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슈피겔은 “두 지도자가 서로 의견이 일치하는 단 한가지 현안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터키를 유럽연합에 가입시키는 것을 반대한다는 점”이라고 꼬집었다.

 슈피겔은 지난 9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 결의안을 통과시킬 때 터키가 반대표를 던진 것은 최근 변화를 가장 극명히 보여주는 사례로 꼽았다. 또 “심지어 러시아와 중국조차도 찬성표를 던졌다.”는 사실을 부각시키며 “미국과 유럽은 충격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친서방정책에서 멀어지면서 나타난 또 다른 변화는 60년 넘게 친선관계를 유지해 온 이스라엘과 갈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이스라엘 군인들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로 향하던 구호선을 무장군인들을 동원해 공격하자 에르도간 터키 총리는 “국가 테러리즘”이란 말로 이스라엘을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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